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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호주-중국 또 충돌, 이번엔 레이저빔 논란 - 中 군함, 호주 EEZ내에서 공군정찰기에 레이저 빔 발사 - 중국, 외교적 차원의 설명은 회피하며 선전선동만... - 뿔난 호주, 반중정서는 더 확대될 듯
  • 기사등록 2022-02-23 13:49:07
  • 수정 2022-02-23 15: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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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군함, 호주 공군기에 레이저 빔 발사]


호주와 중국이 또 강하게 충돌했다. 중국 군함이 호주의 공군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일 CNN과 호주의 디오스트레일리언(The Australian)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군함이 호주의 정찰기에 대해 레이저빔을 발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이런 일이 호주의 배타적경제수역내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 중국 해군 O52D형 미사일 구축함 허페이함 [사진=호주 국방부]


호주 국방부는 지난 17일 “중국 해군 함정 1척이 호주 공군 P-8A 대잠 초계기를 향해 레이저 빔을 발사했다”면서 “이런 행동은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비전문적이고 불안전한 군사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호주 국방부의 브리핑 내용을 보면 “중국 남해함대 소속 052D형 미사일 구축함 허페이(合肥)함이 지난 17일 호주 북부와 파푸아뉴기니 남부 사이의 해역을 통과하고 있어서 호주의 P-8A 초계기가 이를 정찰하는 와중에 중국 군함에서 갑자기 레이저빔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호주 국방부는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는 심각한 안전 위협 사건"이라고 밝혔다.


호주 국방부에 따르면, 허페이함은 강습상륙함 징강산(井岡山)함과 함께 호주 북부 아라푸라해와 토러스해협을 지나 퀸즐랜드주 인근 산호해로 항행 중이었다.


[강력하게 반발하는 호주]


중국 해군의 이러한 돌발 행동에 대해 호주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이에 대해 “(중국의) 협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부적절하며 정당하지 않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모리슨 총리는 그러면서 “중국해군의 그러한 공격이 비행기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면서 “호주 조종사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행위’를 중국이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모리슨 총리는 또한 "그것(레이저 빔)은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외교와 국방부 경로를 통해 중국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피터 더튼(Peter Dutton) 국방장관도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행동은 매우 공격적”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더튼 장관은 “중국 정부는 중국이 저지른 공격적인 괴롭힘(bully)을 아무도 알지 못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레이저 빔 공격의 표적이 된 조종사들은 통증과 경련, 시력 저하, 심지어 일시적인 실명을 경험할 수도 있다. 미 연방항공청(FDA)도 "조종사가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없는 비행 단계에서 레이저 빔 공격을 받으면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 함정이 호주 공군기를 향해 레어저 빔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18년 5월, 미 국방부도 아프리카 동북부 지부티의 중국 기지에서 레이저빔이 발사돼 미군 항공기에 탑승한 일부 요원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호주 조종사들은 지난 2019년 5월 남중국해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레이저 빔을 여러 번 맞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2018년 6월 발간된 보고서에서 미군 관계자들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동 태평양에서 최소 20건의 중국 레이저 빔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침묵하던 中, 오히려 호주를 비난]


중국 해군의 호주 정찰기에 대한 레이저빔 발사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호주 당국의 강력한 반발에 대해 중국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자국 군함과 호주 공군기의 조우 사실을 소개한 뒤 군사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도발적인 근접 정찰'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글로벌타임스에 “호주 초계기가 먼저 중국 군함을 근접 정찰한 게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정부는 항공기가 중국 군함에 얼마나 근접 비행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쑹중핑의 이러한 평가는 호주 정찰기와 중국해군의 조우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 국방부가 발표한 구체적 비행 사실 자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는 대부분 군함에는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설치돼 있고, 민간용으로도 사용해도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호주가 중국을 비방할 목적으로 과장했다"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의 이러한 주장 역시 이번 사태를 호도하기 위한 부정확한 설명으로 보인다. 레이저빔 발사로 인해 인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이미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1일 “호주 정부가 공개한 중국 해군의 레이저빔 발사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호주 정부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이어 “중국 해군은 공해상에서 국제법을 준수한다”면서 “국제법에 따라 중국 선박이 관련 해역에서 누리는 합법적인 권리를 존중하고 중국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일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의 탄커베이(譚克非) 대변인도 “호주의 성명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군함이 안전하게 항해를 하고 있는데 돌연 호주의 정찰기가 4km 이내 범위로 근접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함정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호주 초계기는 우리 군함에 가까이 다가와 함정 주변에 소나 부표(부표형 음파 탐지기)를 투하했다"며 "이런 악의적인 도발은 오판을 낳아 양측 군함과 항공기, 인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탄 대변인은 또 "호주는 고의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중국을 비난했다"면서 "우리는 호주 측의 이러한 행동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싱크탱크인 SCSPI의 후보 연구원은 “호주의 P-8A가 중국 군함에 매우 근접하면서 이번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해군이 실제로 레이저 빔을 쏘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중국과 호주간 상황이 급박하다보니 호주가 중국 군함에서 나온 불빛을 레이저빔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중국 해군이 비행체와의 거리 측정을 위해 레이저를 발사했을 수도 있다”고 SCMP에 전했다.


[중국, 외교적 차원의 설명은 회피]


그러나 중국측의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약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호주정부가 중국에 공식적으로 외교적인 차원에서 설명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답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대외적인 홍보들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1일, 시드니 2GB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중국정부로부터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서 "이는 위험하고도 무모한 행동이다. 협박과 괴롭힘의 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리슨 총리는 “중국 군함은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있었고 분명히 중국 해군 함정은 항공기에 레이저를 겨누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주 국방부도 중국측의 이러한 해명에 대해 “중국 해군이 레이저빔을 작동했을 때 호주군의 정찰기는 중국 해군 함정과 7700m정도 떨어진 고도 457m에서 비행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호주 정찰기가 중국 해군함정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것은 3900m이기는 하지만 그때 중국 해군이 레이저빔을 발사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 디오스트레일리언은 21일, 외신에디터인 그렉쉐리던(GREG SHERIDAN)의 논평을 통해 “중국해군의 호주 정찰기에 대한 레이저빔 발사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뿔난 호주, 반중정서는 더 확대될 듯]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호주의 반중정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디오스트레일리언은 21일, 외신에디터인 그렉쉐리던(GREG SHERIDAN)의 논평을 통해 “중국해군의 호주 정찰기에 대한 레이저빔 발사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라면서 “호주는 자국의 영해를 장악할 힘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당장 국방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호주의 취약한 국방력 강화를 위해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면서 “중국의 공격적 행동에 대해 우리는 분명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오스트레일리언의 이러한 논평은 한마디로 호주인들의 분노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호주가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를 너무나 소홀히 여겨왔으며 특히 중국의 도발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해 왔다는 것을 반성하면서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다가오는 5월의 호주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호주 총선에 중국이 적극 개입하면서 친중성향의 노동당 당선자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는데 이번에 또다시 호주 정찰기에 대한 중국 해군의 레이저빔 발사 사건까지 터지면서 반중정서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이것이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호주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정세분석은 지난 2월 17일자 Why Times 기사(호주 선거 개입하다 딱 걸린 중국, 유튜브 1296회)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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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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