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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이 B-52폭격기를 괌에 전진배치한 이유? - 미국인이 가장 위협으로 느끼는 북한의 도발 억제에 초점 - 중국의 대만 점유 섬들에 대한 점령작전 방지도 목적 - 북한 및 남중국해 정찰활동도 강화한 미국
  • 기사등록 2022-02-17 22:00:58
  • 수정 2022-02-18 08: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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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략폭격기 B-52 4대 괌에 전개]


미군이 미 본토에 있던 전략폭격기 B-52H 4대를 최근 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15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미 루이지애나 바크스데일 공군기지 소속 B-52H 4대와 미군 220여 명이 폭격기 기동부대(Bomber Task Force) 임무 수행을 위해 괌 앤더슨 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장거리 핵 폭격기인 B-52H 괌 배치 사실을 미군이 공개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1월에 이어 4월에 괌에 전진배치된 바 있으며 8월 31일에는 우리 독도함과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합동 훈련때 동해로 B-52H 1대를 투입한 바 있다. 그리고 12월에도 미국이 대북제재 발표 전에 동해로 B-52H를 보내 북한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었다.


▲ 미 태평양공군은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있는 바크스데일 공군기지 소속 B-52H 4대와 병력 220여명이 폭격기 기동부대 임무 수행을 위해 괌 앤더슨 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진=미 태평양공군]


[B-52H를 괌에 전진배치한 이유?]


그런데 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밝힌 사진 설명 내용을 보면 B-52H 폭격기가 괌에 도착한 것은 9일 전후로 보인다. 그런데 이제야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는 것은 분명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


일단 북한은 올해들어 무려 7번에 걸쳐 크고 작은 미사일 도발을 해 왔었다. 또 김정은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미정보 당국이 파악한 바로는 김정은의 원산별장 해안가에서 시설·장비의 점검 및 정비가 이뤄지는 동향을 포착했으며 특히 김정은이 보유한 ‘수상 놀이공원’ 호화 요트가 지난주 원산 앞바다에 등장한 사실도 확인했다.


15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김정은이 자신의 별장이 있는 원산 부근에서 호화 요트를 타고 휴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보도했다. 플래닛랩스 상업위성에 따르면 이 요트는 지난 8일과 9일 원산 해변 앞바다에 떠 있다가 지난 11일 원래 정박지로 돌아갔다.


만약 김정은이 원산을 방문했다면 SLBM 시험발사와 관련된 모종의 조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바로 원산 별장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잠수함 건조와 정박이 이뤄지는 신포조선소가 있기 때문이다.


한미정보당국이 김정은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한 것은 16일이 김정은 아버지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을 기념해 SLBM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군의 군사적 대응을 의식한 김정은이 SLBM 등의 도발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원산을 떠나 잠적하면서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던 김정은은 이날 평양이 아닌 삼지연시에서 보낸 것으로 보인다. 양강도 삼지연시는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를 지칭하는 '백두혈통의 뿌리'로 여겨지는 곳이다. 일단 북한이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은 날로 보았던 16일은 별다른 도발 없이 조용히 넘겼다.


이렇게 북한이 잠시 도발을 주춤거리고 있는 것은 일단 중국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진행중인데다가 북한에 대한 감시가 워낙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미정보당국은 김정은이 이미 공언한대로 미사일 추가 도발이나 SLBM 또는 ICBM이나 인공위성 발사 등의 조치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추가 핵실험 등의 도발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미국 내에서 강력하게 제기된 바 있다. 지난 1월 10일 미국외교협회(CFR)이 발표한 '2022년 예방 우선순위 조사'(Preventive Priorities Survey 2022)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에 가장 우려되는 위협으로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지목했다. CFR은 “북한이 올해 핵무기를 추가로 개발하거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위협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 센터도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년에 무엇을 볼 것인가'(On the Horizon: What to Watch in 2022) 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 하반기에 '화성-16형'과 같은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감행해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윌슨 센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2019년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국면을 맞은 미·북 협상과 3월 한국의 대선 결과가 북한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협상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며, 한국 대선에서 보수 야당 측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북한에 대립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은 무력도발을 통해 미국과 외교에서 지렛대를 확보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의 단기적 목표는 대북제재 완화이고, 장기적 목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북한의 도발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미국도 이에 대한 분명한 대응조치를 해야 할 필요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해 줄 생각이 전혀 없다. 지난 8일(현지시간)에도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렇게 제재 완화를 할 생각이 전혀 없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을 더욱 더 압박해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한다는 강력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비핵화의 길로 나오든지 아니면 미국과 정면 대응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김정은이 비핵화의 길로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력한 도발을 통해 미국을 압박해 선 제재해제를 요구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을 미국의 싱크탱크들이나 미국 행정부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이 크고 작은 도발을 하게 된다면 이는 곧바로 바이든의 대북정책 실패라는 여론을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국 시사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와 데이터 분석 회사 유고브(YouGov)가 지난해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8%가 북한을 미국의 가장 큰 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해 미국인들이 지극히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이란의 44%, 그리고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의 33%를 압도했다.


그러니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크고 작은 도발에 분명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B-52H 4대의 괌 전진배치는 우선적으로 이러한 북한의 동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하나의 이유도 있다. 바로 중국의 도발 가능성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위협과 맞물려 중국도 대만에 대한 위협이 한층 강화되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이를 막지 못한 미국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만약 그런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중국도 대만이 실질 점유를 하고 있는 작은 섬들에 대해 점령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실제로 중국은 올림픽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대한 침범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중국 인민해방군의 해군과 공군도 동시다발적인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중국 동부전구는 지난 10일 KJ-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을 투입해 비상 작전 능력을 시험했다고 인민해방군 공군이 14일 밝혔다. 또한 남부전구와 서부전구도 최근 중국 공군의 주력인 젠(殲·J)-10 전투기와 다목적 전투기 젠-16 전투기 등을 투입해 조종사들의 전투 능력을 검증했다.


서부전구는 지난 7일에도 방공 미사일 부대가 추운 날씨와 산소 부족 등 극한의 환경에서 전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군도 최근 들어 활발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11일 중국 중앙(CC)TV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동부전구 소속 052C형 미사일 구축함 창춘함과 052D형 미사일 구축함 샤먼함, 054A형 프리깃함 이양함 등이 동중국해에서 방공, 기동, 실탄사격 훈련을 하는 등 동부·남부·북부전구가 각각 동중국해, 남중국해, 황해(서해)에서 최근 실탄사격 훈련 등을 진행했다.


남중국해서는 903형 보급선 웨이산후호와 병원선 여우아이호가 수색, 구조와 함께 실탄사격 훈련을 했다. 북부전구도 서해에서 해상·항공 종합훈련을 통해 기뢰 제거 및 탐색, 수색·구조 훈련을 했다.


이와 관련해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해군과 공군의 훈련이 미국 해군과 일본 자위대가 지난 2∼7일 대만 동쪽 일대에서 실시한 군사 훈련에 따른 대응 조치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의 잇따른 군사훈련과 대만에 대한 위협이 실제 대만의 일부 섬들에 대한 공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집중적인 감시와 견제를 하고 있다. 더불어 남중국해 해상에 에이브러험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에섹스 강습상륙함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항상 일본 본토 사세보항에 머물러 있던 아메리카 강습상륙함도 오키나와 남쪽에 대기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이 도발이 있게 되면 언제든지 이에 대응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B-52H 폭격기가 괌으로 전진배치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홈페이지에 B-52H가 수행할 폭격기 기동부대 임무에 대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적 표적에 대한) 치명성과 상호 운용성을 보여준다”고 밝힌 것이다. 분명히 중국을 의식해 B-52H가 괌에 왔다고 말한 것이다.


[북한 및 남중국해 정찰활동도 강화한 미국]


이렇게 B-52H가 괌에 전진배치한 것과 동시에 미군은 중국과 북한을 향한 정찰도 강화하고 있다. 미군은 우선 대잠초계기와 통신감청 정찰기 등을 대만 주변에 보내 집중적인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말에는 초계기 한 대가 대만 본섬 주변을 도는 이례적인 항적을 보이며 고강도 정찰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대학의 싱크탱크인 ASCS Probing Initiative는 “미군의 정찰활동이 2월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면서 “한국의 오산 공항과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2대의 RC-135V(리벳 조인트)가 대만 인근을 정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RC-135V(리벳 조인트)는 미 공군 주력 통신감청 정찰기다.


미군은 중국의 도발을 우려한 대만 인근만 정찰한 것이 아니라 북한을 향한 정찰도 대폭 강화했다.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만 해도 김정일의 생일인 16일 역시 RC-135V(리벳 조인트)가 수도권 상공에서 대북 정찰 비행을 했다.


여기에 지난 1월 24일엔 핵탐지 특수정찰기 WC-135W '콘스턴트 피닉스' 1대를 주일미군기지인 오키나와(沖繩)현 소재 가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전격 재배치했다. '콘스턴트 피닉스'는 대기 중 방사성 물질을 수집해 핵활동 여부를 식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정찰기로서 '핵 탐지견'(Nuke Sniffer)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이 기체는 최근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핵활동을 감시하는 임무에도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미군 동행도 심상치가 않다. 우리 신문은 지난 11일 ”연이어 빅카드 내놓은 주한미군, 심상치 않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1286회)을 통해 사실상의 김정은 참수작전 훈련 사진을 주한미군특수전사령부가 지난 7일 공개했다는 점,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PACAF)가 북한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는 점 등을 예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김정은도, 시진핑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바이든 대통령의 목적은 딱 하나인 듯 보인다. 바로 중국이 대만을 향한 공격을 감행하는 일이 결코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더불어 북한이 더 이상의 추가도발, 특히 ICBM이나 SLBM 등을 도발해 미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북중 양국의 도발 방지를 위해 B-52H 4대가 괌에 전진배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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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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