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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두개의 전선’ 본격 가동, 러시아-중국 동시 견제 -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쿼드회의 연 미국 - 중국의 대만 점유 섬들에 대한 점령작전 우려한 듯 - 북한 미사일 도발에도 강력 대응뜻 밝혀 주목
  • 기사등록 2022-02-14 13:55:26
  • 수정 2022-02-14 15: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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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쿼드회의 연 미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임박설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미군의 증파까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호주로 날아가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의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 외무장관회담을 열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위협 요인에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 대응의지를 다져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과 함께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호주 멜버른에서 대면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쿼드 4개국 외교장관들이 직접 만나 대면 회동을 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선 본격 가동한 이유?]


중요한 것은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심지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나기 전에도 러시아의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예상하는 등의 엄중한 상황 가운데 쿼드를 가동하고 인도·태평양 이슈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경우, 동시에 중국이 대만이 점유하고 있는 일부 섬들에 대해 부분적 공격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여기에 북한의 김정은이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동시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미국의 우려와 의지를 동시에 표출한 것이라 분석된다.


결국 미국이 유럽과 인도·태평양이라는 이른바 두 개의 '전선'(戰線)을 동시에 다루면서 어떤 것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대응은 나토와 적극 협력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쿼드가 중심이 되어 중국에 대한 대응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는 것이어서 앞으로의 구체적 행동이 주목된다.


이런 관점에서 이날 쿼드 외교장관회의의 공동성명은 중국이라는 구체적 표현은 없었지만 내용은 완전히 대중(對中) 경고를 확연하게 담고 있었다. 중국을 견제할 때 쓰는 '규칙에 근거한 질서'라는 표현이 곳곳에 들어갔다는 점이 바로 이를 말해 준다.


이날 발표된 성명을 보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포함하는 해양의 규칙에 근거한 질서에 대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남중국해의 분쟁지역들에 대해 일방적 선언을 하면서 지배하려는 태도를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중국의 그러한 영토야욕을 국제법을 어기는 행위라고 규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면서 성명은 "국제법에 뿌리를 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규칙 기초 질서를 옹호한다"며 "이는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다른 국가의 영토를 넘보는 일에 대해 쿼드 국가들이 주시하겠다는 일종의 경고를 중국에 날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날 성명에서는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규칙에 기초한 다자무역시스템의 유지와 강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도 했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규모를 배경으로 근육질 자랑을 하며 강압적 경제 정책과 무역보복 등을 일삼는 중국의 행태에 쿼드 국가들이 공동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이날 성명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에 중국이 가세한 것에 대해 “복수 국가의 지지는 국제규범이 도전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직격탄을 날렸는데, 이는 최근 시진핑 주석과 푸틴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안전보장 등에 대해 미국과 서방세계를 비난하는 일에 동참한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블링컨 장관은 쿼드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이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중국의 위협과 세력확장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위협을 강조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미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또한 러시아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면 당연히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미국 우방국들에게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미국의 지역안보 약속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미국이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위협과 중국에 의한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위협을 동일선상에 놓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위협도 같은 선상에서 다뤄진 것이다. 쿼드 외교장관 성명은 북한의 최근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규탄하면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준수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재확인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안은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인도태평양 전략 검토 결과 문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문건의 핵심은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중국 견제에 찍혀 있지만, 북핵과 한미동맹 등 한반도 문제 역시 중요한 검토 대상으로 다뤄졌다.


이 문건에서는 특히 "우리는 동시에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한국, 일본과 확장 억지력 및 조율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공격도 저지하고 필요할 경우 격퇴(defeat)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적시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격퇴’라는 용어는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적으로 쓰지 않았던 것인데 이번 문건에서는 삽입이 되었다. 그만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예고한 셈이다.


이번에 발표된 인도태평양 전략 검토 결과 문건에 대해 중국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백악관은 여러 지정학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지도체제를 바꾸려 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을 아주 힘들게 만드는 전략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내다봤다. 당연히 그렇게 되면 “중국은 아주 어려운 처지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민감한 시기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려]


그런데 이렇게 민감한 시기에 한미일 3국의 외교장관 회의도 열려 그 배경이 주목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부장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 등의 한미일 3국 외교장관들은 12일 오후(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아태안보연구소에서 만나 한반도 및 동북아 현안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블링컨 장관이 쿼드 회담을 마친 직후 곧바로 하와이로 날아와 또다시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현안에 대해 한미일 공조를 다진 것이다. 이미 한미일 3국 북핵 대표들은 10일 하와이에서 만나 현 상황을 공유하면서 외교장관회담 사전조율을 마친 상태여서 커다란 이견이나 돌발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번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핵심 안건은 일단 북한의 연쇄 미사일 도발과 앞으로의 예상 도발에 대한 대응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북한 감싸기로 일관했던 정의용 외교부장관이 모두 발언에서 "현재 한반도 상황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 상황을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 한미일 3국이 공동의 상황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깊숙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 준다.


더불어 이미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고 대북압박의 강도도 더 높일 것이라는 점도 이번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의 논의 내용을 짐작케 한다. 이는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 왔던대로 북한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강경 기조에 한국 정부도 어느 정도 동참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미국 당국의 브리핑과 이와 동시에 대만의 일부 섬들에 대한 중국의 위협 사안들도 공유하면서 공동 대응 전략도 협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마쭈열도 상공에 나타난 항공기(아래)와 중국 해감 소속 Y-12 프로펠러기의 모습 [사진=대만 국방부]


[중국의 대만 마쭈섬 상공 비행, 무슨 의도일까?]


이렇게 쿼드 국가장관들이 모이고 곧이어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긴급하게 회의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중국의 대만 일부 섬들에 대한 점령 의지가 강력하게 돌출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대만 연합보(聯合報) 등이 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2시 40분경에 중국 푸젠성에 가깝게 붙은 대만 관할 마쭈(馬祖)열도에 속한 섬인 둥인다오(東引島) 상공에 중국 측 것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항공기가 진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대만 군 당국은 6일 밤 “민간용 쌍발 프로펠러기로 확인된 항공기가 당시 둥인다오 상공에 잠시 진입한 뒤 이탈하는 동안 대응 수칙에 따라 면밀히 감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연합보는 “둥인다오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 포착된 쌍발 프로펠러기가 중국 해경인 해감(海監) 소속 프로펠러기인 Y-12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주목을 받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감행될 경우 거의 동시에 중국도 대만에 대한 위협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어났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 본토를 직접 공격하기는 많은 어려운 점들도 있고 또 중국에게 엄청난 위험부담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이 실질 소유하면서 중국 본토와 아주 가까운 섬들, 곧 마쭈섬이나 우추섬. 진먼섬, 펑후현 등에 대한 점령작전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었다.


마쭈열도는 샤먼(廈門)시와 마주 보고 있는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찬가지로 대만 본섬과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중국 푸젠성 해안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만의 최전선이다.


그런데 중국이 진짜로 마쭈섬 상공 위를 정찰하듯 비행한 것이어서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SCMP도 11일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국의 항공기가 마쭈섬 상공을 비행한 것은 대만의 자위적 능력을 시험해 보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대만군 분석가의 말을 전했다.


중국군 소속으로 보이는 비행체가 마쭈섬 상공에 뜨자 대만 공군은 즉각 출동해 대응했다고 대만 국방부는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군 항공기의 마쭈섬 상공 출몰에 대해 대만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확인 비행체가 중국인민해방군이 퇴역한 J-6전투기를 개조한 무인항공기일 가능성도 있는데, 대만의 마쭈섬을 점령하기 위한 일종의 ‘간보기’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SCMP의 진단이다.


▲ 2월 7일 현재 미국 주요 항공모함급 배치 현황 [사진=USNI]


이렇게 중국이 대만의 일부 섬들에 대한 점령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 미국도 눈여겨보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도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에이브러험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에섹스 강습상륙함을 상주시키고 있으며 오키나와 인근에 아메리카 강습상륙함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도 집중 경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편, 칼빈슨함은 일단 괌 인근의 중태평양(Middle Pacific)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모항인 미 본토의 샌디에이고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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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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