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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과 푸틴의 브로맨스, "속빈 강정이었다!" - 포린폴리시, “시진핑-푸틴회담, 아무 성과없었다” - 中 우크라이나 분쟁시 러시아 지원하게 되면 함께 제재당할 수도 - 중러관계의 실상,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 결정에 장애요인
  • 기사등록 2022-02-12 21:12:39
  • 수정 2022-02-13 08: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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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부에서 번지는 러시아-우크라 분쟁 거리두기 요구]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한 러시아의 푸틴대통령과 브로맨스를 한껏 과시하면서 우의를 돈독히 다졌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 너무 깊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요구들이 내부에서 분출하면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중국 내부에서 중국이 모스크바와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도발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는 국제적인 경제 제재를 받게 될 것이고 그러한 제재는 중국에게도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면서 “중국 내부에서 중국이 모스크바와 너무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SCMP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는 미국의 위협에 대해 단합된 전선을 보여주고 있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될 경우 준동맹이 경제적 후과(後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간의 정상회담 이후 일부 중국 분석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와 연합의 위험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하며, 세계 강대국들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회담을 통해 “양국이 지속 가능한 발전의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이 회담을 통해 미국의 경제위협에 맞불을 놓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들 하지만 이에 대해 푸단대학교 러시아어 및 중앙아시아 연구센터의 펑위쥔 소장은 “중국은 자국의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것을 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이며 얼마나 손해를 볼 것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우리(중국과 러시아)가 뭉쳐야 하는지, 러시아는 우리(중국)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SCMP는 이어 “중국과 구소련은 냉전시대 초기에는 동맹이었지만 1950년대 후반 들어서면서 관계가 경색되었고, 1969년에는 국경 교전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후 “이렇게 중러관계가 최악의 길로 치달으면서 그 여파는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베이징 방문과 7년 후 수교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4~15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에 따른 제재,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등으로 차질을 빚기는 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교역은 활발했다”면서 “2021년 양국 교역은 전년 대비 35.8% 급증한 1469억 달러로 2013년 892억 달러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중국 세관 자료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양국은 2025년까지 무역을 25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러시아의 경우 여전히 최대 교역국은 유럽연합(EU)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제재를 받게 된다면 러시아의 경제는 심각하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지난 2014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일부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결정적으로 러시아 경제를 옥죄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진짜 러시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시진핑과 푸틴의 브로맨스처럼 정말로 가까워질 수 있을까? SCMP는 우선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둘 다 중국에게는 중요한 무역대상국인데 그 중 하나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푸단대학교의 펑위쥔 교수는 “러시아가 달러화를 통해 무역결제를 하고 있는데 미국이 주도하는 SWIFT 서비스에서 제외되게 된다면 중국과 러시아간의 무역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이번에 새로 개설된 중국과 러시아간 천연가스 관련 협정도 유로화로 결제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역시 러시아가 제재를 받게 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펑 교수는 진단했다.


펑 교수는 이어 “중국은 미국 달러 시스템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면서 “미중간 디커플링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2021년 대미수출은 전년에 비해 27.5% 증가한 5,76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러시아에 대한 수출액의 8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대의 왕이웨이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 모두 자국 통화를 무역 결제에 사용하고 통화 스와프를 실시하는 등 미국 달러에 대한 노출 정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중-러 연합이 양국을 위협하는 미국의 경제 제재와 금융제재에 대한 완충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고민이 많다. 미국과의 디커플링을 생각하면 러시아와 완전한 한 편이 되어 미국과 대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그러한 중국과 러시아간의 결합이 중국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 시진핑 3연임을 앞둔 중국 입장에서 미국과 완전히 등을 돌리는 선택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미중관계가 악화되더라도 미국이 중국을 글로벌 금융체계에서 퇴출시키지는 않겠지만 만약 러시아가 국제금융시스템에서 퇴출된다면 중국도 즉각적으로 부정적 영향권에 진입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결코 중국이 러시아와 끝까지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거의 2년여만에 대면회담은 실상 아무런 상과도 없는 회담이었다”고 평가


[포린폴리시, “시진핑-푸틴회담, 아무 성과없었다”]


이런 관점에서 주목을 받는 것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거의 2년여만에 대면회담을 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아주 깊은 관계로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아무런 성과도 없는 회담이었다”고 평가한 대목이다.


포린폴리시는 이 글에서 “중국과 러시아간에 러시아 극동에서 중국 동북부까지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30년 약정의 에너지 계약을 체결했지만 여기서 합의된 송유관이 완전 가동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면서 “비록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러시아의 안전보장 문제를 간략하게 언급하기는 했지만 푸틴이 원하는 것은 그런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포린폴리시는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급속하게 진전시킴으로써 유럽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유럽연합(EU)과 영국을 합친 수출은 러시아 수출의 10배에 달한다는 점을 시진핑은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린폴리시는 이어 “미국과의 디커플링으로 인해 기술 이전과 공급망 이전, 중국 투자에 대한 제약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푸틴에 대한 지지가 너무 노골적이면 중국 경제가 제재로 인해 심각한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러시아와의 거리두기를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관점에서 포린폴리시는 “중국이 러시아의 호전적 태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아니하면 중국 역시 경제적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중국은 결코 러시아를 지원할 수 없을 것이며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에 제약조건이 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중국 역시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은 향후 몇 주간 러시아 정부와 접촉할 때 이 점을 계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NBC 시사 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중국이 러시아가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제재는 러시아 금융 체제를 겨냥할 것이며 중국 경제와도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은 제재 준수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만약 준수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ABC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서도 “나는 중국이 우리의 제재로 인한 러시아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현재의 중국 능력으로는 러시아에 가해지는 제재를 도와줄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포린폴리시 또한 “중국과 러시아 양국간 협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면서 “양국이 유엔안보리의 의제를 조율하고 연합군사훈련도 하며 주요 무기거래도 성사시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경제적-사회적 연결고리는 결코 깊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서구의 동맹들과는 달리 그들의 협력은 거래적이고 기회주의적”이라면서 “양국간의 관계도 균등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가 중국에 훨씬 더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이 러시아를 너무 중시하다보면 유럽의 엄청난 사업파트너들과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푸틴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결과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원하는 만큼 중국이 가까이 다가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은 지난 11일, SCMP에서도 지적됐다. SCMP는 이날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따뜻하지만 그렇다고 천생연분의 관계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게 되면 중국은 정말 중요한 무역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잃어버릴 수 있고 더불어 유럽시장에서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 것이다.


SCMP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중앙아시아까지 흔들리게 만들 수 있다”면서 이 지역에서의 정치적 불안정은 중국에게도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관점에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 1월 중앙아시아 지도자들과 화상회담을 하면서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면서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주권과 독립, 영토 보존을 위해 단호히 행동할 것“이라고 약속을 했던 것이다.


사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게 되면 그 다음 차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과거의 동구권 국가들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무작정 러시아를 지지해 줄 수 없다는 것이 SCMP의 지적이다.


[중러관계의 실상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영향 미칠까?]


결국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과의 관계 실체를 깨달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푸틴의 입장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경제제재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울타리로 중국을 생각했지만 그 기반이 사실상 기대난망이라는 점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리기가 망설여지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뿐만 아니라 경제적 제재 강도가 러시아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가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선 중국이 움츠리고 있고 더 이상 러시아를 지지해 줄 국가들도 사라진다는 점에서 푸틴의 결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에 있어서 경제가 무너지면 심지어 푸틴의 체제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심각한 고려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과 금융업에 불리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피치는 "기본 시나리오는 새로운 제재가 부정적인 신용등급 조치로 이어질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었지만 이 위험이 최근 몇주간 더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을까? 중국이라는 울타리가 작동하지 않을 것임을 아는데도 과연 푸틴이 그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그건 푸틴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러한 결정을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관련하여 푸틴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있는데 그렇게 흐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 중국을 바라보며 푸틴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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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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