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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 편들자니...”, 곤혹스러운 시진핑 - SCMP,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낀 중국" - 우크라이나는 중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교역상대국 - 중국의 러시아 지지, 유럽도 완전히 등돌리게 만들어
  • 기사등록 2022-02-08 13:46:13
  • 수정 2022-02-09 07: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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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낀 중국"]


미 국방부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에 러시아 병력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면서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친구로 지내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친구로 지내는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중국의 중요한 무기·식량 수출국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그 어느 때보다 밀착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끼게 되었고 이는 시진핑 주석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SCMP는 이어 “중국은 그동안 ‘위기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어정쩡하게 대처해 왔고, 대신 비난의 화살을 미국에 돌리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와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지만 이젠 한계에 달했다”고 정리했다.


특히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회담을 하고 강력한 중러관계를 과시함과 아울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도 중국이 지원해 줄 듯한 냄새를 풍기면서 이것이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미 “우크라이나에서는 중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 우크라이나를 결코 버릴 수 없는 이유?]


그렇다면 중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어떠하길래 시진핑 주석이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일까?


SCMP는 “우크라이나는 1992년 중국과 수교한 이후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고 전했다. 사실 중국에게 있어서 우크라이나는 교역 상대국으로써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우선 옥수수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하고 있는데 전체 수입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식량 수입국이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서 옥수수는 매우 중요한 식량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에 차질이 생긴다면 당장 돼지 사육을 포함한 엄청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 우크라이나가 아주 중요한 교역국일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중요한 군사기술들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국이고 방위산업에 특출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히 의존을 해 왔었다.


실제로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만들어지게 된 것도 전적으로 우크라이나 덕이다. 1998년 중국의 사업가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옛 소련에서 제작하다가 미처 완성시키지 못한 선체를 그대로 들여오면서 중국이 비로소 항공모함에 눈을 뜨게 되었다.


또한 SCMP는 2014년 윌슨센터의 보고를 인용해 “우크라이나는 항공기용 터보팬 엔진, 탱크용 디젤 엔진, 구축함용 가스 터빈, J-11로 알려진 Su-27 모조품용 공대공 미사일 등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중국에게 있어서 우크라이나는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외교관계를 유지해 왔다. 중국의 일대일로 유럽거점지역으로 우크라이나를 삼은 것도 이러한 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중국은 2019년 러시아를 제치고 우크라이나의 최대 교역국이 됐으며, 2020년에는 양국 간 화물 철도망까지 개통했다.


이와 관련해 판셴룽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달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식품 가공, 항만 건설, 자동차 부품 제조, 백신 생산 등에 투자 기회를 모색하려는 구상들이 폭증하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한 것이다.


[중국에 분노한 우크라이나]


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까지 칭했던 우크라이나의 중국에 대한 민심이 급변하고 있다. 결정적 계기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지고,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놓고 논의를 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는 회의 중단을 요구했고 이 제안에 대해 유일하게 중국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부터다.


여기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간의 4일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의 중국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싱크탱크인 우크라이나프리즘의 세르게이 게라심츠크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은 지금껏 우크라이나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않는, 강력하고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로 인식돼 왔는데 유엔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중국은 중립적 태도를 취하며 기권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신 지정학 연구네트워크'의 유리 포이타 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그(중국의 유엔 반대표)에 대해 공식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더 많은 우크라이나 학자들이 중국을 '친 러시아'로 바라보고 있다”고 SCMP에 전했다.


[중국의 러시아 지지, 유럽도 완전히 등돌리게 만들어]


SCMP는 지난 1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에게 이득이 될 수도 있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이러한 행동을 지지함으로써 유럽연합(EU)은 완전히 중국에 등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SCMP는 이날 기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미국과 서방세계들 간에 장기적 충돌을 촉발하게 된다면 미국의 전략적 지원을 중국이 아닌 러시아로 전환하게 되면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면서 그렇게 지적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되면 당장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세계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러시아 국민들에게조차 푸틴은 지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SCMP는 “그러한 상황이 펼쳐지면 푸틴은 중국의 시진핑에게 더욱 더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는 이어 “그동안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아주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면서 “심지어 시진핑-푸틴의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대통령궁이 나토의 동쪽으로의 추가확장에 반대하면서 러시아의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푸틴의 주장에 시진핑 주석도 동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중국내 관영 신화통신은 이러한 사항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1월 27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전화회담을 가졌을 때도 중국 관영언론들은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해야 한다”는 아주 조심스러운 태도를 표명했다.


“이렇게 중국내 관영언론들조차 모호한 태도를 취했던 것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EU를 의식했기 때문인데 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시작하면서부터 러시아에 대해 적극적 지지 쪽으로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 SCMP의 분석이다. “러시아의 공격적 외교가 중국에게는 이익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교묘하게 우크라이나와 EU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음으로써 외교적 갈등을 회피하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중국의 러시아 지지태도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고 EU의 각 나라들에게도 중국의 본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연합에 EU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SCMP는 전망했다. 다시말해 “푸틴을 돕고 부추기려는 중국의 태도는 유럽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고, 이로인해 EU는 중국에 대한 기술 이전 제한 및 대만에 대한 외교적 지지확대로 이어지면서 중국이 대가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SCMP는 “특히 중국과 무역관계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러시아의 공격적 태도에 가장 위협을 받고 있는 EU의 동유럽 회원국들은 중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대만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유럽내 대국들과는 달리 아주 자유스럽게 그러한 입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제 발등 찍은 시진핑]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애써 잠재우려고 대대적으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띄우기에 나선 것이 중국으로서는 발등을 찍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 하더라도 당장 경제적 제재로 인해 러시아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 경우, 푸틴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요구할 터인데 이를 중국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도 없고 또한 푸틴의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려운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 나선다면 중국 또한 제2차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서방세계와의 디커플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징조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러시아를 편드는 중국에 경고장을 날렸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날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즉각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중러 정상회담 직후, 중국에 “중국의 국제적 이익을 침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젠 샤키 대변인은 “유럽의 불안정이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이 계속해서 러시아 편을 들면 중국의 국익에도 큰 손상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강조한 것이다.


또한 러시아의 푸틴이 미국과 서방세계의 강력한 압박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결국 포기한다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에게 ‘친 러시아 국가’라는 딱지를 받았기 때문에 외교적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그리안해도 유럽국가들의 반 중국 정서가 팽배한데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중국이 러시아 편을 들면서 EU와의 관계 회복은 더욱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으로 인해 제 발등을 찍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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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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