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수렁에 빠진 러시아 푸틴 대통령 - 푸틴, 자신이 만든 우크라이나 수렁에 빠져 - 푸틴은 결코 우크라이나를 손에 쥘 수 없다 - 푸틴, 중국의 지원 기대하지만 쉽지 않을 것
  • 기사등록 2022-02-07 22:05:38
  • 수정 2022-02-08 07:43:09
기사수정



[우크라이나 수렁에 빠진 러시아 푸틴]


러시아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렁에 빠졌으며 스스로 만든 위기상황은 러시아의 미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리차드 하스(Richard Haass) 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푸틴의 우크라이나 수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R; 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리차드 하스(Richard Haass)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푸틴의 우크라이나 수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푸틴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명 이상의 러시아군을 투입하면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의 균형을 잃게 하려 했다”면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협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세력권 복귀를 받아들이게 하려 했지만 뜻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을 세운 이유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수를 감행했고 중국 시진핑 주석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도발적 행동을 했음에도 미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바이든의 미국은 분열되어 있으며 힘도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내정치에만 몰두하는 바이든의 약점을 노리고 푸틴이 대뜸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점령하려고 마음먹었다”는 의미다.


특히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사회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유럽국가들과 미국이 그렇게 관계가 썩 좋지 않다는 점도 푸틴의 결정을 어렵지 않게 만들었다”면서 “유럽국가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독일이 러시아산 가스에 더 깊이 의존하면서 러시아에게 감히 맞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봤다.


여기에다 “겨울이 본격 시작되면서 러시아산 가스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푸틴은 더욱 힘을 얻게 됐고 반면 영국은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고 더불어 브렉시트 이후 정신이 없는데다가 프랑스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단을 강화하는데 한몫했다”고 판단했다.


푸틴의 야망을 부추긴 가장 핵심적 요소는 외환보유고의 급상승이었다. “지난해 12월의 외환보유고는 고유가 덕에 사상 최대인 6300억 달러에 달했고, 여기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가 위기에 처할 경우 재정적 지원도 해 줄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해도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리차드 하스는 “이러한 푸틴의 판단은 엄청난 오판이고 착각이었다”고 진단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애초에 우크라이나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지상군을 파병하지 않겠다면서 대신 무기지원만 해 줄 것이라고 했다고 이를 러시아가 독주하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오판이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한 것은 미국이 나토군을 지원하면 러시아의 침공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방관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인 제재를 준비하고 있어서 유럽에 보내는 천연가스 수입을 통한 경제적 여유마저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도발하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푸틴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리차드 하스는 봤다.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으로 10만여명의 군대를 보낸 이후 미국과 나토의 대응은 러시아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고 특히 미국이 그동안 보류해왔던 지상군까지 파견함으로써 오히려 푸틴 대통령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 리차드 하스의 진단이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푸틴에게 외교적 해결을 통해 조용히 물러날 수 있는 기회를 몇 번이나 제공했지만 푸틴이 오히려 강공으로 몰아붙이면서 되려 점점 더 빠져 나오기 힘든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은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재안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합병하려고 마음먹었던 푸틴에게는 미국의 중재안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강공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러시아의 위협에 미국이나 나토동맹국들이 움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급기야 미국도 지상군을 파병하기에 이르고 나토국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하는데 전력을 더욱 강화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위협에 미국과 나토국들이 더욱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푸틴은 외교적 해결기회조차 놓쳐 버렸다.


오히려 푸틴은 과거 소련연방에 속했던 국가들까지 탐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미국과 나토국들의 대응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고, 이제는 푸틴 대통령이 모든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해결책 자체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푸틴은 결코 우크라이나를 손에 쥘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지난 3일 “러시아가 아무리 원해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다”는 기사를 통해 “푸틴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현 정부를 전복시키고 괴뢰정부를 세워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손 안에 넣기를 원하지만 그러한 꿈은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분석했다.


우선 “지금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배치된 13만 여명의 러시아군으로는 우크라이나 점령 작전을 결코 감당해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재의 러시아 경제력으로 미군과 나토군의 동맹국들과 대결하여 승리할 가능성은 절대적으로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포린폴리시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복 욕심은 한마디로 망상에 불과한 희망사항”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러시아의 푸틴이 믿는 구석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러시아의 경제 맷집이 상당히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3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가해진 서방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 러시아는 이를 교훈 삼아 향후 또다시 있을지 모를 서방의 경제 압박에 대응한다는 목적에서 수년 동안 경제구조 재편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선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서 미국이 경제적 제재를 가해도 경제활동과 정부 서비스가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를 마쳤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미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달러 중심이던 것을 유로화, 중국 위안화, 금 등으로 다변화했다는 점이다. 현재 러시아 전체 보유외환 가운데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출을 줄여 전체 부채 규모를 외환보유고의 3분의 2 이하로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미 컬럼비아대 애덤 투즈 교수는 "이러한 재정적 균형은 푸틴의 러시아가 포괄적인 재정·정치적 위기를 겪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가부에프 카네기모스크바센터 선임연구원도 "러시아 경제 관리들은 자국 경제가 (서방의) 제재에 더욱더 잘 견딜 수 있게 한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푸틴의 계산이 척척 맞아 들어갈지는 의문이다. 미국이 지금 러시아를 향한 대응책 가운데는 러시아 은행의 전면적인 거래 차단,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의 카드가 있는데 이러한 조치들은 러시아의 존립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달러에 기반한 국제거래에서 러시아 은행을 완전히 차단하게 된다면 은행의 해외 사업 능력을 완전히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지속가능성은 현저하게 추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구상한 두 번째 카드가 바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손을 잡고 공동 대응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푸틴의 구상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진단했다.


포핀폴리시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은 러시아 경제를 지탱해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중국이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미국과 나토의 러시아에 대한 압력이 중국과 러시아를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했지만 “중국은 러시아가 경제적 위기에 처할 경우 이를 구조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서방세계의 직접적 제재에 직면하게 될 터인데 우선적으로 러시아의 무역이 전면 중단될 것이며 이러한 피해를 러시아는 중국과의 교역확대를 통해 보충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천연가스만 하더라도 유럽에 대한 판매를 줄이면서 중국에 수출량을 늘리는 것도 그러한 대안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간의 무역거래를 통해 미국 및 유럽 등의 서방세계와의 무역을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난제이다. 또한 중국의 현재 경제상황이 ‘제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무작정 러시아를 지원할 수도 없다.


더불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중국이 회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이젠 중국마저 제2차 제재 대상이 되면서 자칫 그리안해도 고립상황으로 몰리는 중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침체 상황에 접어든 중국 경제를 의지하려는 러시아의 구상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푸틴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까?]


그렇다면 이런 위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어떠한 방법으로 해법을 찾으려 할까? CFR의 리차드 하스는 일단 푸틴대통령이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라 소위 ‘작은 침공’으로 제한적인 개입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어떻게든 자신의 체면을 세우면서도 미국이나 서방세계를 크게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 수렁에서 빠져 나가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미 친러시아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돈바스 지역을 사실상 점유하는 방식으로 진전시킬 수도 있고, 또다른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일부 지역만 점령하면서 미국과 나토군의 커다란 저항을 회피하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푸틴의 구상을 펼치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미국이나 나토국들이 우크라이나에 한 발짝만 러시아가 들여놓아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 천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던 푸틴 대통령의 욕심으로 말미암아 反러시아 정서는 더욱 확산되게 되었고, 푸틴의 야망이 온 천하에 들통나면서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만 더욱 커지게 되었다.


이렇게 심각하게 체면이 구겨진 푸틴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수렁에서 벗어나려 할까? 푸틴의 그 다음 수가 궁금하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7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