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남중국해 추락 F-35C, 인양작전 시작 - 證 美와의 충돌 우려, F-35C 인양작업 애써 외면 - 잇따른 F-35 사고에 미군도 원인 규면 나서 - 추락 F-35C 스텔스기, 인양하는데 120여일 정도 소요될 듯
  • 기사등록 2022-02-04 15:11:54
기사수정



[남중국해 빠진 美 최첨단 스텔스기]


유명한 손 코네리가 주연을 했고 존 맥티어난 감독이 제작을 한 ‘붉은 10월(레드 옥토버, The Hunt for Red October)’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지난 1968년에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화한 것이다.


▲ 영화 붉은 10월 포스터


1968년 4월 미 해군정보국은 하와이 주변 해역에서 전략핵미사일을 장착한 K-129 디젤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소련 해군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다. 그런데 이 잠수함의 종적이 묘연했고, 침몰로 추정된 상태였다. 당연히 소련 해군은 수색작업을 했지만 포기했다. 그러나 미국은 소련의 핵미사일 기술과 암호체계를 파악하기 위해 인양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 해군은 은밀한 작전 끝에 1974년 해저 4900m에 가라앉은 K-129 잠수함에서 핵어뢰 2기와 6구의 시신, 핵심 잠수함 부품, 암호 체계를 인양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 영화같은 일이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1월 24일 남중국해에서 훈련중 칼 빈슨 항모(航母)에 착륙하다가 비행갑판과 충돌하고 바다로 추락했던 미 해군의 최첨단 스텔스기인 F-35C에 대해 미 해군이 인양에 필요한 조치에 돌입했다.


미 해군의 USNI News는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지난 24일 남중국해로 추락한 F-35C 기체에 대한 인양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일본 해양경비대도 남중국해의 F-35C 추락 해역에서 인양작업이 시작된다고 공식적으로 항해경보( navigation warning)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USNI News는 “미 해군은 7함대에 USNS 살보(Salvor, ARS-52)라는 구조선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이 F-35C 인양작업에 어떤 부대를 투입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 “상업용 구조선이나 근해의 다른 지원 선박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예상으로는 해당 전투기가 최대 3만 피트의 수심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SCS Probing Initiative도 27일, 위성 이미지를 인용하여 “미 해군이 추락한 F-35C 회수를 위해 최소 4대의 항공기를 F-35C 인양지점으로 보이는 곳으로 보냈다”면서 “곧 인양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지난 1월 24일 남중국해에 추락한 F-35C 스텔스기 [사진=SNS 갈무리]


한편 미 해군 7함대 대변인은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 추락한 미 해군 최신예 전투기의 모습’이라며 SNS에서 떠돌고 있는 사진이 추락 당시 칼빈슨함에서 촬영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사진에는 F-35 전투기가 추락해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F-35C는 왜 추락했을까?]


미 해군용으로 개조한 F-35C 스텔스 전투기는 대당 1억달러(약 1천197억원)에 달할 정도로 초고가의 전투기다. 그런데 이렇게 최첨단의 전투기가 왜 항공모함에 제대로 착륙하지 못하고 추락하게 된 것일까?


물론 이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단서는 찾을 수 있었다.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방부의 내부보고서를 인용해 “스텔스 전투기 F-35 성능 유지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사전점검을 거치지 않은 채 기체에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국방부 자체 감사 결과 해당 기체의 새로운 소프트웨어에서 통신, 내비게이션, 사이버보안, 목표물 겨냥 기능 등이 결점을 지적받았다”면서 “최근 잇따른 F-35기 사고의 원인이 무리한 업그레이드 작업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미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F-35 전투기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75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컴퓨터 코드 800만개 이상이 내장된 최첨단 기체이지만, 소프트웨어 결함으로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래서 “미 국방부 F-35 프로그램 사무국은 최상의 전투기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F-35 소프트웨어 코드를 조금씩 개량해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또한 “미 국방부는 F-35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블록 4' 버전으로 개량, 연산 능력과 메모리 용량을 높이고, AIM-9X 블록2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ARGM-ER 미사일, B-61 핵탄두 등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였다”면서 “미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블록 4 업그레이드 비용은 최대 144억달러(약 17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런데 “미 국방부 작전시험평가국은 F-35 사무국이 애초 블록-4를 민간의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념의 업그레이드를 구상했지만 기존에 제시했던 지침을 따르지 않았고 기본 일정 계획에 포함된 성능을 일관되게 구현하는 데에도 계속해서 실패했다고 판단했다”면서 “소프트웨어 성능 개선 프로그램에 예산 지원이 충분치 않았던 탓에 결함 점검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이번 보고서에는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정보'와 '기밀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통제가 필요한 정보'가 섞여 있으며, 현재 미 국방부 내에서 보고서를 회람 중”이라고 전했다.


[연이은 F-35 스텔스기의 사고]


F-35 스텔스 전투기는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이면서 현존하는 최상의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2019년 실전 배치된 F-35 스텔스 전투기는 공군(A)‧해병대(B)‧해군(C) 목적에 따라 적재중량‧날개 길이‧작전 반경 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는 다목적 전투기로, 대당 1억~1억1150만 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이렇게 최고가이면서 최신예인 F-35 스텔스의 사고가 지난 2019년 실전배치된 이래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26일의 남중국해 추락사고 말고도 몇 건이 있다.


지난 2019년 4월에는 일본 북부의 미사와 공군기지를 이륙한 일본의 F-35A가 태평양에 급추락했고, 이 사고로 조종사도 숨졌다. 사고 직후 꼬리날개를 비롯한 잔해가 발견돼, 미‧일 전함과 전투기들이 사고 해역에서 일부 잔해를 수거했지만 추락 시 충격으로 기체의 상당 부분은 소실됐다.


또한 지난해 11월 17일에는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F-35B 전투기가 함상 활주로를 지나자마자 바로 지중해로 빠졌다. 영국 정부는 정확한 인양 시점을 밝히지 않고 지난 1월 21일에야 “12월에 인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1월 4일에는 한국에서도 F-35A기 한 대가 전자장비 이상과 랜딩기어(착륙장치) 미작동으로 동체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에 대해 한미 공동조사팀은 “사고기가 당시 좌측 엔진 흡입구 쪽에 '조류 충돌'(Bird Strike)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F-35C의 추락지점 [사진=듀안당 트위터]


[미 해군이 인양을 서두르는 이유?]


중요한 것은 이번에 F-35C가 추락한 지점이 남중국해라는 점이다. 이 해역은 국제법상으로는 공해지만 중국은 이 해역이 자국 영해(領海)라고 주장한다. 물론 미국은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어찌되었던 해당 해역이 공해이기 때문에 누구든지 인양할 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인양 후 소유권은 인양한 측이 갖는다.


이에 대해 CNN은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미 해군의 F-35C 전투기 인양은 매우 복잡한 작전으로, 중국 역시 이를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면서 “중국 측이 당연히 F-35C를 보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 태평양사령부의 합동정보센터 전 작전국장인 칼 슈스터의 견해를 인용해 “중국은 잠수함과 심해잠수정들을 동원해 사고 해역을 훑으면서 철저하게 파악하고 조사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근거로 인양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슈스터는 이어 “중국이 민간, 해안경비대 자산으로 F-35를 인양하면 (남중국해에서) 자국 영해의 잠재적인 환경 위험요소나 외국 군사 장비를 회수한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러한 움직임에는 정치적 위험이 따를 것이므로, 중국이 섣불리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싱가포르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콜린 고 연구원도 "이런 행동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미국과의 긴장을 악화할 위험이 있다"며 "중국이 그럴 의지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콜린 고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의 인양·수습 작업을 계속 감시하고 그림자처럼 배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것은 만약 중국이 추락한 F-35C 스텔스기를 인양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은 이미 사이버 해킹을 통해 F-35의 설계 도면과 내부, 기능을 다 알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해킹을 통해 ‘짝퉁’인 J-31 함재기도 제작을 마친 것이다. 그러나 해킹을 통한 정보가 아닌 실제 전투기를 눈으로 직접 본다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중국은 지난 2001년 4월 미 해군의 EP-3 정찰기가 중국 전투기와 충돌하고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불시착했을 때에도, 미 공군 승무원은 열흘 뒤 풀어줬으나 정찰기 자체는 분해해 분석한 뒤 부품으로 석 달 뒤 미국에 반환한 적이 있다. 당연히 그 기간 동안에 미군 정찰기를 속속들이 파헤쳤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의 최신예전투기인 F-35C를 직접 확보할 수만 있다면 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중국에게는 엄청난 이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엄청난 정치적 후과가 생겨날 수 있다. 자칫 무리하게 F-35C 스텔스기를 확보하려다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일단 미 해군의 F-35C 인양작업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해군이 중국보다 먼저 F-35C를 수습하기 위해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그들의 비행기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 전함들의 인양 작업을 밀착 관찰할 것으로 보인다.


[F-35C 인양작업, 얼마나 걸릴까?]


그렇다면 남중국해에 추락한 F-35C의 기체를 인양하는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까?


인양에 걸리는 시간을 추정하려면 추락한 F-35C가 어느 정도의 수심까지 내려가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만 한다. 일단 미군은 F-35C의 추락지점을 확실하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F-35가 추락했을 때 이 기체의 블랙박스 배터리에서 보내는 신호를 미군이 포착을 했고 바로 그 역할을 하는데 SCS Proving Initiative가 관측했던 정찰기들이 해냈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인양선들이 도착하는 대로 추락 전투기 동체에 공기 주머니를 설치하고, 공기를 주입해 위로 떠오르게 하는 방식으로 인양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추락시 해수면과의 충돌로 동체가 이미 여러 조각으로 부러졌으면 인양 작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또 여러 기의 미사일이 전투기에 적재돼 있어, 위험성도 따른다.


남중국해의 평균 수심은 1212m이지만, 가장 깊은 곳은 5559m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인양작업에 120일 여 정도는 걸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슈스터 전 작전국장도 CNN에 “F-35 추락 지점의 수심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습까지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기간 미 해군이 해당 해역에 머물며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어뢰나 폭발물을 동원해 잔해를 그냥 파괴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67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