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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돌변, 들통난 본색 - 일대일로 명분으로 '묻지마 퍼주기'했던 中, 태도 돌변 - 채무 상환 못하자 해당국 인프라 중국이 인수해 운영 - 이젠 IT일대일로 펼치며 해당국 정보까지 빼앗아
  • 기사등록 2022-02-01 22:19:20
  • 수정 2022-02-02 08: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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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대일로 빚의 함정' 빠진 우간다]


시진핑 체제의 국가전략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가 결국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서방세계는 저개발국에 돈을 빌려줄 때 인권 개선ㆍ자유민주주의 등 조건을 달고 대신 아주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 주지만 이른바 ’차이나머니‘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퍼주기식 대출을 해왔다.


물론 중국 정부는 그렇게 저개발국에 ’묻지마 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현지 부패 정권과 결탁함으로 인해 리베이트 스캔들이 터지기도 하고 개도국 정부의 부패와 독재를 돕는 역할도 함으로써 각종 오명으로 뒤집어썼지만 그럼에도 중국은 오직 실리를 앞세우면서 차이나머니를 아프리카 대륙을 비롯한 돈이 아쉬운 나라들로 거침없이 진군해 왔다.


그런데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뒤 보지 않고 직진하던 차이나머니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면서 “그동안 차이나머니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퍼주기를 해 왔지만 이제 위험선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그동안 일대일로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나 저개발국에 쏟아 부었던 차이나머니들이 허공으로 날아갈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라는 이름으로 돈을 퍼부어줄 때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담보를 다 잡아 두었기 때문이다.


FT는 이날 기사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규모가 상환 능력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앞으로 해당 국가들에 대한 대출 허가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는 퍼부어 줄만큼 줬으니 앞으로는 돈줄을 죄면서 중국이 진짜 원하는 것으로 회수하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그동안 베풀었던 돈줄을 갑자기 죄게 되면 당연히 일대일로 채무국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들 나라들은 추가로 돈을 빌리면서 그 돈으로 대출이자와 원금을 갚아 왔는데 중국이 대출을 더 이상 해 주지 않고 이를 봉쇄해 버리면 당연히 채무국들은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FT는 “중국의 빚 독촉으로 상환 여건이 악화된 일부 국가들에서 중국이 대출해 주면서 담보로 잡았던 현지 인프라에 대한 운영권을 중국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이러한 현지 인프라 압류방식은 이미 스리랑카에서 선보였던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그런데 FT는 “중국이 더 이상 대출해 주지 않겠다면서 돌변한 중국의 빚 독촉 때문에 지금 우간다가 당혹감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8일 마티아 카사이야 우간다 재무장관이 의원들 앞에서 ‘중국이 제시한 불공정한 대출 조항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고개를 숙였는데, 이유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져 중국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대출금으로 지은 공항이 중국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FT는 이어 “2015년 우간다 정부는 우간다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엔테베공항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고 수도 캄팔라와 연결하는 고속도로 사업을 하기 위해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중국 수출입은행에서 2억달러(약 2377억원)를 빌렸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면서 “우간다 재무장관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에 자산을 뺏길 일은 절대 없다’며 자신만만했었는데 그가 결국 ‘중국 은행에서 빌린 2억 달러 규모의 대출 조건에 대해 일부 조항이 국가 주권 침해 소지가 있다’면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고 했다.


이러한 반성에 대해 의원들이 추궁하자 그는 “우리는 중국측이 제시한 일부 대출 조항을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중국측은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여기서 우간다 재무장관이 말한 주권침해란 “의사결정을 자국의 국익 기준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는 말이다.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 등의 확장공사 사업은 지금 중국 국영 기업 ‘중국교통건설’이 진행 중인데, 우간다가 빚을 못 갚게 되면 결국 스리랑카처럼 자국의 핵심 인프라를 중국에 넘겨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의도적 돌변]


사실 중국은 공항이나 항만 등의 인프라가 부족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해당 국가의 재무상태와 관계없이 퍼주기식 대출을 해 줬다. 그렇게 앙골라 우간다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 아프리카 39여 개 국가가 일대일로 사업 명목으로 중국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당연히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있어서 차이나머니는 ‘일단 쓰고 보자’는 공짜 돈처럼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 중국의 대출금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에서 5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나머니의 뒤에는 중국의 음흉한 전략이 숨겨져 있었다. 차이나머니를 대대적으로 풀면서 그 계약서에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해당국의 주요 자산을 중국이 빼앗아간다는 조항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그러한 음흉한 속셈을 숨기기 위해 처음에는 원금과 이자낼 돈까지 또다시 대출을 해 주면서 그러한 염려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이나머니의 달콤함에 중독이 되어 갈 즈음 중국은 갑자기 돈줄을 죄고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 국가들이 당혹감에 빠지게 된 것이다.


존스홉스킨스대 중국·아프리카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아프리카 대출액은 2016년 295억달러(약 35조5000억원)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9년 76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만큼 대출금 규모를 조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빠졌고 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에 추가 대출을 원했지만 중국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대표적인 국가가 잠비아다. 잠비아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적 부채가 2010년 19%에서 2020년 120%로 급증했다. 이 중 3분의 1이 중국에 진 빚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잠비아는 중국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자 잠비아 정부는 결국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그렇게 디폴트를 선언하는 그 때가 차이나머니를 받는 동안 발목에 ‘일대일로의 덫’이 채워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일대일로 계약에 담긴 독소조항들]


FT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이라면서 마치 시혜를 베풀 듯 아프리카 등의 저개발 국가에 대출을 해 주면서 그 대출계약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요 인프라 운영권이 중국에 넘어간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니까 중국이 일대일로를 명분으로 투자한 주요 인프라가 항만, 공항, 에너지 시설, 광산 등 부가가치가 큰 자산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채무국이 제대로 돈을 갚지 못해도 전혀 문제가 안될만큼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봤기 때문에 오히려 채무국들이 디폴트를 선언하도록 방치했다는 의혹이 그래서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FT는 “우간다의 경우 엔테베공항 관련 예산과 계획을 세울 때 중국 수출입은행의 승인을 받아야 하도록 했고, 여기에 전체 계약은 중국 법의 적용을 받으며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 법원에서 재판이 열린다고 명시한 점, 그리고 중국이 공항 수익 중 일부를 부채 상환 준비금으로 직접 징수하는 조항 등이 해당 국가의 주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들”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으로서는 일단 대출을 해 준 다음 사실상 그 인프라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려는 생각을 애초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미 사실상 주권을 넘겨 준 스리랑카]


아프리카에 대해 가해지는 중국의 냉혹한 계약으로 인해 이미 엄청난 피해를 본 국가가 바로 스리랑카이다. 스리랑카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특히 해상 실크로드 인프라 사업에서 핵심 국가로 꼽힌다.


스리랑카는 중국 차관을 통해 남부 해안가 함반토타에 대형 항구를 건설했지만 사업 부진으로 빚더미에 올랐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으로 인해 스리랑카는 눈물을 머금고 2017년 연간 11억 달러를 받는 임대 형식으로 99년간의 항구 운영권을 중국 기업에 넘겼다.


일대일로의 빚의 덫에 빠진 스리랑카는 함반토타항뿐 아니라 주변 60만㎢(약 1800만평)의 땅도 중국 회사에 내줬다. 마치 19세기 제국주의 침탈로 99년간 홍콩을 영국의 식민지로 내줬듯이 중국도 함반토타항과 배후의 땅을 '식민지'로 삼은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엔 이 나라가 중국에 상환해야 하는 빚이 33억8000만달러(약 4조500억원)을 넘는다”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까지 악화된 스리랑카의 경제 상황 때문에 최근 스리랑카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스리랑카 총리는 채무 재조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드러난 중국의 본심]


사실 중국의 시진핑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대일로 사업을 처음 시작하던 당시만 하더라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인한 과실들이 중국에 넘쳐 났었다. 돈이 넘쳐흘렀고 공장 야적장에는 재고가 쌓여갔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의 돌파구로 계획한 것이 바로 일대일로였다.


대외적으로는 '공동운명체', '공존공영' 등 화려한 수사로 포장되고 있지만 실체는 중국에 넘쳐나는 물자들을 활용해 중국이 원하는 지역에 중국이 요구하는 인프라를 건설해 주는 건설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의 세계화를 위해 필수적 거점지역에 중국이 원하는 인프라를 해당국가에 대출해 주면서 짓도록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실속을 다 챙겼다. 그렇게 저개발국에 대출을 해 주면서 인프라를 건설할 때 해당국가가 아닌 중국의 건설기업이 직접 주도함으로써 빌려준 돈의 상당액수를 다시 중국이 고스란히 회수해 갔다. 그렇게 중국은 꿩 먹고 알도 먹는 장사를 한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그러한 인프라를 건설해 주면 그러한 시설들이 현지의 경제와 연계해 시너지가 일어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지의 경제 요건을 고려하지 않고 수익성도 없는 사업을 지원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도록 한 것이고 그렇게 되면 중국은 이를 빌미로 중국이 군사거점으로 확보하려 했던 것이다.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항만 해도 이미 배후 시설과 인프라와 연결돼 잘 나가던 콜롬보항이 있기 때문에 별 효용 가치가 없었다. 그런데도 중국은 그곳에 항만을 짓자고 한 것이고 결국 사업이 안되니 빚만 쌓여간 것이다. 그렇게 빚을 못갚게 되자 중국은 함반토타항을 사실상 중국 소유로 돌렸고 그곳에 중국의 거점을 마련했다.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중국은 아프리카 여러 곳의 인프라들을 실질적으로 중국 영토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 2018년 여름 당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대일로를 두고 “대단히 모욕적인 프로젝트”라고 했던 것이다. 해당 국가의 자주권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중국의 지정학적 요충지 확보로 이어지면서 중국에게 사실상 영토의 일부를 넘겨주는 일로 확대되고 있기에 그런 것이다.


그런 중국이 이젠 좀 더 일대일로 프로젝트 사업 전개를 대규모 인프라 투자보다는 중소 규모 투자로, 또 퍼주기가 아닌 깐깐한 대출로 방향을 틀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노동력과 물류가 묶이면서 중국 기업들이 해외로 나갈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다. 녹색금융개발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일대일로 투자는 2019년 1035억 달러에서 2020년 470억달러로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 중국은 대신 저개발국에 IT 인프라를 도입시키는 디지털 실크로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이집트, 알제리 등 아프리카 23개국의 LTE(4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70%를 화웨이와 같은 중국 IT 기업이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집트 등에 세워진 스마트 시티에 중국의 얼굴 인식 기술과 감시카메라, 인터넷 통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이 모든 정보들은 고스란히 중국의 메인센터로 모두 이전하게 될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5월 23일, “중국이 아프리카에 새로운 정부 시설을 건설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이 약 2억 달러 정도의 자금을 지원하고 건설해 준 아디스아바바의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 도청 시설들이 심어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프랑스 신문 르몽드도 익명의 AU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년 동안 건물 내 컴퓨터에서 중국 서버로 데이터가 매일 밤 전송되었으며, 숨겨진 도청 마이크도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그렇게 이제는 개발도상국에 IT 인프라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제는 그 국가들의 모든 정보까지 독점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이것이 중국의 일대일로가 가지고 있는 본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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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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