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대만-美 외교밀착에 열 받은 중국 - 온두라스 변심에 이어 미-대만 2인자간 만남까지... - 미-대만 최고위급 대면 만남, 양국 단교 이후 처음 - 중국의 긴장 조성에 항모외에 강습상륙함 남중국해 진입
  • 기사등록 2022-01-31 22:55:28
  • 수정 2022-02-01 08:42:12
기사수정



[온두라스의 변심에 열불난 중국]


중국이 열 받았다. 그리 안해도 새롭게 선출된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이 애초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에 대해서도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에서 대통령 취임식에 미국과 대만의 최고위급 사절단을 초청했기 때문이다. 더더욱 중국 입장에서는 정말 거북스러운 일들이 줄줄이 일어나면서 중국은 잔뜩 열불이 나 있다.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 미국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했고 대만은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참석했는데 이 두 사람이 중국의 극력 반대에도 무릅쓰고 대화를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


대만 중앙통신사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취임식 단상에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칭더 부총통이 바로 옆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해리스 미 부통령과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만나 중미 지역의 공통 관심사, 그리고 불법이민을 막기 위해 '근본 원인'에 집중하는 미국 정부의 전략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둘의 접촉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은 미국과 중국, 중국과 대만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이 1979년 단교 이후 최고위급 인사가 직접 접촉했다는 점만으로도 정치적, 외교적으로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중국은 이 두 사람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극력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나 기타 중국과 수교한 국가가 대만과 접촉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고, 미국과 대만 간 어떠한 형식의 공식 왕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연합공보(미중 수교 공동성명 등 양국 관계의 3대 문서) 규정을 엄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만과 어떠한 형식의 공식 접촉을 하지 말고, 대만 독립세력에 어떠한 잘못된 신호도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어 “세계에는 하나의 중국만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준칙이며 세계 절대다수 국가가 받아들이는 보편적인 공감대”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또한 해리스 미 부통령과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또다시 강한 불만을 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부통령과 대만 부총통의 회동에 관해 평론을 요구받자 “대만은 중국의 한 성(省)일 뿐”이라며 “(대만에) 부총통이 어디 있느냐”고 강경한 어조로 반박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어떤 형태든 관급 교류를 하는 것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라이칭더는 대만 독립을 위한 실무자”라며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대만 독립에 관한 발언을 해왔고, 대만 독립 강경론을 완고하게 고집한다”고 비판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또한 “미국은 대만과 어떤 형태의 관급 접촉이든 즉시 중단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또다시 촉구했다.


이로써 중국은 온두라스 때문에 두 번째 연이어 뒷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한때 중국과의 수교 가능성을 거론했던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정작 당선되고 난 후 미국과의 조율 끝에 대만과 단교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친중’ 성향으로 알려진 카스트로 대통령은 후보 신분이었던 지난 해 9월 "선거에 승리하면 즉시 중국 본토에 외교 및 상업 관계를 개방할 것"이라고 말해 대만과 미국을 긴장시켰다. 미국의 앞마당인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온두라스는 대만과 수교한 전 세계 14개국 중 하나다.


▲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귀국 길에 오른 라이 부총통이 28일 오후(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펠로시 의장과 화상 회의를 했다.


[美 하원의장과도 회담한 대만 부총통]


이렇게 온두라스를 둘러싸고 중국이 연거푸 물을 먹고 또 열까지 받은 상황에서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화상 회의까지 진행해 중국은 더더욱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귀국 길에 오른 라이 부총통이 28일 오후(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펠로시 의장과 화상 회의를 했다.


회의에 참석한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처 대표는 화상회의가 화기애애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30분간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회의와 관련해 샤오메이친 대표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한다”면서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코로나19 방역의 성과를 들어 대만의 WHO 참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 오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만 해협의 안보와 중국 내 인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두 사람은 미국과 대만 간의 안보, 경제, 공동의 가치, 우크라이나 정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을 나눴으며 라이 부총통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대한 결연한 지지를 보여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하고 전 세계의 자유, 민주,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계속해서 수호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라이 부총통은 회의가 끝난 후 트위터에 "인권의 수호자이자 대만의 진정한 친구인 펠로시를 만나 기뻤다"면서 "우리는 미국과 대만의 파트너십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라이 부총통과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화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오후,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어떠한 형식의 공식 왕래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양측의 화상회의에 대해 미국 측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더 손상시키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미국 고위층 접촉이 의미하는 것]


분명 미국은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은 대만과의 현상 유지를 지켜야 하고 현재의 평화를 깨뜨린다면 미국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침공 빌미를 줄 수 있는 일종의 레드라인은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예를 들면 리투아니아 등이 대만과의 연락소를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완을 직접 명칭에 넣는 방식으로 외교 관계를 격상하지만 미국은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대만을 더 이상 넘볼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고, 대만을 향해 공격할 명분조차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만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 역시 대만의 현상유지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이 온두라스에서 만난 일과 관련해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페이스북에서는 라이 부총통의 손만 나오는 사진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는 대만이 해리스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과대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중국측의 해석 자체가 오판이다. 미국의 의도는 대만과의 관계 결속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쓸데없이 중국을 자극해 대만을 공격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과 만남도 별도의 자리가 아닌 취임식장에서 이루어졌고 관련한 사진도 편집한 것이다. 그럼에도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화상대화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공개했다. 또한 미국의 상하원 의원단의 대만 방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양동작전을 미국이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대만 상황이 그리 평화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군 장성과 외교·안보 전문가 등이 2022년 미중관계의 최우선 우려 사안으로 대만 문제를 꼽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가 이날 주최한 연례 포럼에서 양이 중국 해군 소장은 "우리가 중미 간에 위험한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를 꼽는다면 대만 문제가 먼저고, 그다음이 남중국해, 동중국해라고 하겠다"고 밝혔다.


양 소장은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과 미국 모두 계획과 역량 면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전략적인 사고(事故)가 충돌로 연결되면 강대국인 두 나라는 국가적 자존심 때문에 쉽게 타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단(復旦)대 국제문제연구소 우신보 소장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대만에 대한 관여를 포괄적으로 업그레이드한 가운데, 2022년 나의 주된 우려는 대만 해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소장은 이어 "최근 미국과 대만의 관계는 외교, 군사, 경제 등 여러 영역에서 진전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만의 대 중국 억지력을 강화하는 흐름을 거론한 뒤 "그런 억지력은 미국과 중국 군대가 미래에 충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친강 주미 중국 대사가 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당국이 미국의 힘을 업고 독립으로의 길을 계속 가면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이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도 현재의 대만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해 준다.


이러한 친강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29일 온라인판에 올린 사설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한 말이 당연히 아니다"며 "미국 정치 엘리트들에게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계속하지 말 것과, 불장난을 계속할 경우 엄중한 결과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하는 명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썼다.


환구시보는 또 '대만 카드'로 중국을 제어하려 하는 시도의 결과가 엄중할 것임을 미국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알도록 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부연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친강 대사의 말에 대해 미국인들이 '이례적'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주로 대만 해협 정세와 중국의 대(對) 대만 정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중시하지도 않기 때문"이라며 "중국인들이 듣기에 친 대사는 중국의 대만 해협 정책을 좀 더 직설적으로 말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대만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간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어찌보면 중국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부추긴다면서 뭔가 도발을 할 핑계를 찾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더 해리스 부통령과 라이 부총통간의 만남, 라이 부총통과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화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엄청나게 열을 받으면서 격렬하게 반발하는지도 모른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지극히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필리핀 해역 등에서 두 척의 항공모함과 두 척의 강습상륙함 등이 함께한 초 대규모의 해상훈련을 실시했으며 현재도 에이브러험 링컨 항모가 남중국해에 자리잡으면서 자체 군사훈련을 시행하고 있고, 대만 남부와 필리핀의 동쪽에 있던 아메리카 강습상륙함도 필리핀 남쪽의 술루해협을 통해 남중국해로 진입시키면서 중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먼저 열받고 도발하는 자가 전쟁에서는 패배한다는 사실이다. 과연 중국이 대만을 향해 레드라인을 넘게 될까?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64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