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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미국-러시아 대충돌, 미소짓는 중국 - 美 바이든-러 푸틴 우크라이나 두고 전화 담판, 의견충돌 - 中, 우크라이나 위기에도 미군 파견하지 않는다는데 주목 - 베이징올림픽 후 우크라이나-대만 군사행동 가능성 거론
  • 기사등록 2022-01-01 21:37:21
  • 수정 2022-01-02 19: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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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러 푸틴 전화 담판, 상당한 의견충돌]


우크라이나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긴급 전화회담을 가졌으나 의견 충돌로 마무리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원래 1월 10일에 미국과 러시아간 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측의 요구로 이에 앞서 양 정상간 대화를 하자고 요구하면서 이루어진 이날 회담은 50여분간 이루어졌지만 양측 정상 모두 서로의 주장만 거듭 내세우면서 별다른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날 회담은 지난 12월 7일 화상정상회담을 한 지 23일만에 또다시 이루어졌다.


[바이든 美 대통령; "우크라 침공시 단호 대응"]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 집결에 강한 우려를 표하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즉각적인 병력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의 대화 이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가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실질적인 대화의 진전은 긴장 고조보다는 긴장 완화 국면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러시아에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로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약 10만 명 규모 러시아 병력의 철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 후 AP통신은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주둔 중인 나토군 배치 조정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에게 두 강대국이 외교나 제재라는 ‘두 가지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제재하면 관계 파열"]


반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등 옛소련 국가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동맹인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 금지 등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보장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만약 미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다면) 미-러 관계가 완전한 단절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발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푸틴 대통령 외교·안보 담당 보좌관은 회담후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하면 러시아·서방 전체 관계에도 심각한 해가 가해질 것이라고 응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푸틴 대통령은 그러한 행보는 후손들에 의해 엄청난 실수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전개 방향은?]


일단 미국과 러시아 정상간 별 소득 없는 대화로 종결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양 정상이 새해에도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합의하면서 협상의 모멘텀을 살렸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의 우샤코프 보좌관도 “두 정상이 오는 10일 안전 보장 문제 실무 협상에 앞서 대화는 솔직하고 의미 있고 구체적이었으며 상당히 건설적이었다”면서 “양측 모두에 유익했고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중요한 것은 결과이며 러시아는 보장된 안보 확보와 같은 결과를 얻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그 같은 시각에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타협안과 관련해선 "무엇이 타협안으로 간주될 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타협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급하게 필요한 러시아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렘린 공보실은 "전반적으로 대화가 솔직하고 업무적인 성격을 띠었으며 양측 모두에 유익했다"고 평가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러) 공동 작업의 결과는 나토의 동진과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위협적 무기 배치를 금지하는 확고한 법적 보장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미 고위 당국자도 "두 정상의 통화는 심각하고 실질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러시아의 병력 증강과 이동을 매우 면밀하고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자는 이어 "두 정상은 이미 이전 통화에서 각자의 입장을 표명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결정에 따라 외교적 혹은 심각한 결과가 따를 억제책 등 두 가지 경로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두 정상은 유의미한 진전이 가능한 영역과 합의가 불가능한 영역을 확인했으며, (오늘) 통화 목적은 1월 회담의 '논조(tone and tenor)'를 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1월 10일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각각 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그리고 12일에는 러시아와 나토, 13일에는 러시아-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간의 연쇄 협상이 이어진다. 이러한 일련의 연쇄 협상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러시아, 과연 충돌할까?]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정면충돌한다면 두 나라 중 한 나라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러시아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무력점령을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제적 리더십은 추락하게 되면서 미국내 지지도 역시 심각하게 손상받을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에 침공을 한다든지 공격적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군사적 충돌로 인한 피해는 둘째치고 미국과 서방세계의 강력한 경제 제재가 이어진다면 러시아는 그야말로 과거 소련 붕괴 당시의 경제상황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내상을 입을 것임이 분명한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 점령이라는 이득보다 이로인한 손실이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뻔히 그러한 러시아의 전략적 한계를 읽고 구태여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고도 해결될 방법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 역시 군사적 충돌을 하지 않으면서도 러시아의 체면을 세우면서 이 사태를 외교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1월 10일의 실무회담에 앞서 긴급하게 양 정상이 먼저 전화통화를 통해 실무자 회담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양 정상간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러시아의 고위급들이 이번 회담 이면의 긍정적인 면을 평가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소 짓는 중국,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가 대충돌하는 양상으로 분위기가 흘러가자 가장 환호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과 러시아 양 정상간 통화가 끝난 직후 관영 신화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이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항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러 양국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계와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이유는 우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과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져가면 그때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대만 양쪽 모두에서 전선을 형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3일(현지시간)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기를 1월 10일경으로 내다봤지만 사실 미국과 일본내의 전문가들은 2월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가 적기일 것으로 보았다. 그때가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칠 수 있는 시기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 전례도 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침공한 것도 러시아의 소치 올림픽이 폐막한 직후였다. 2월 23일 올림픽이 끝나자 푸틴대통령은 26일 크림반도 침공을 명령했었다.


사실 러시아가 생각하는 우크라이나나 중국이 판단하는 대만 모두 생각하는 관점이 거의 같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한 민족이며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생각하는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것이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 양 정상은 똑같은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푸틴과 시진핑 모두 우크라이나와 대만 복속에 같은 생각을 두고 있으며 동시에 군사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더더욱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면서 중국이 숨길 수 없는 미소를 짓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됨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군병력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목 때문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유럽과 나토가 적극 지원하는 우크라이나 문제에도 군병력을 파견하지 않는 미국이 대만에 위기상황이 발발해도 당연히 군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특히 미 국방부에서도 대만에서의 전쟁 발발시 미군이 참여해도 승리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시뮬레이션 결과 때문에 미군의 대만 파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든 미군을 막 철수한 미군이 또다시 대만에서의 충돌에 군대를 파병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중국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을 적극 고려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했을 때, 미국에 의해 경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그러한 경제제재를 견딜 수 있는 방안들을 부단히 검토하고 있고 또 준비하고 있다. 중국내 식량안보 문제도 그러한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중국 CCTV는 지난 12월 31일, '헬리콥터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하이난함이 이번 훈련에서 수송용 Z-8C 헬기, 726식 에어쿠션 상륙정, 수륙양용 장갑차 운용을 포함한 종합적인 훈련과제를 소화했다고 보도했다. CCTV는 하이난함에 헬기와 장갑차 등을 탑재하는 훈련 모습과 901식 종합 보급선과 함께 항해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또한 지난 12월 28일,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대만에서 전쟁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일미군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은 미일 공동작전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장면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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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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