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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2-31 2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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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관련한 미·러 정상 회담은 '강 대 강'으로 맞부딪히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해결 여지를 남겨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 사태와 관련해 전화 통화를 했다. 이달 들어 두 번째다. 이들은 지난 7일에도 우크라 문제와 관련해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50여분 간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단호한 대응'', "관계 단절' 등 거리낌 없는 설전을 주고 받았다. 통화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3시35분, 러시아 모스크바 시간으론 오후 11시35분부터 자정 넘어까지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상당한 비용과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비용엔 경제 제재 뿐만 아니라 군사 제재도 포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우선 요구했다.


'억지력'과 '외교적 해법'을 동시에 모색하겠다는 미국 측의 입장과 부합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회담에서도 '전례 없는 제재'를 언급하는 동시에 협상의 문을 열어놨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는 양국 관계에 "완전한 단절(complete severance)"을 초래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타스 통신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국이 전례 없는 제재를 가할 경우 양국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고 그 심각한 피해는 러시아와 서방 관계 전반에 미칠 것이라고 즉각 대응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완전한 단절'까지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이 '전례 없는 제재'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도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것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단절은 과거 냉전 시대로 되돌아 가는 것으로, 후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수'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실제 우샤코프는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래 세대가 이것은 '실수'로 여길 것이라고 경고했다"면서 "지난 30년 동안 이런 실수가 많았다. 더 이상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담 후 양측의 평가도 비슷하다.


서로에 대한 경고를 분명히 했다면서도 대화는 의미 있고 건설적이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사안이 있는 반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들도 있음을 인정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 협력국들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도 "대화의 실질적인 진전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보다는 완화하는 환경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대화는 솔직하고 의미 있고 구체적이었으며 상당히 건설적이었다"면서 "양측 모두에 유익했고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 측 우려의 타당성과 본질을 이해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타협안과 관련해선 "무엇이 타협안으로 간주될 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타협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급하게 필요한 러시아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는 양측이 협상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내년 초에 잇따라 예정된 회담에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러시아는 내년 1월 9~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 안보 회의를 개최한다. 이 날짜는 러시아 새해 연휴가 끝난(1월9일) 직후로, 그만큼 러시아가 이 사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읽을 수 있다. 미국 측 대표단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러시아 측 대표단은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이끈다.


이어 1월12일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간의 나토·러시아위원회(NRC) 회담, 1월13일엔 러시아와 미국이 포함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담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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