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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日, 대만 인근에 미사일기지... “中, 군사행동 불사” 반발 - 동중국해 이시가키지마에 美중거리미사일 배치 가능성 - 中환구시보, "중국안보에 잠재적 위험, 군사행동 불사" - 美, 일본 열도에 중거리미사일 배치 계획 분명히 해
  • 기사등록 2021-12-29 23:09:29
  • 수정 2021-12-30 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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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근 이시가키에 건설중인 자위대 미사일 기지]


대만에서 동쪽으로 불과 23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사실상 중국 코 앞이라 할 수 있는 동중국해의 오키나와(沖繩)현 이시가키지마(石垣島)에 건설중인 일본 육상자위대 미사일 기지에 중국이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은 2022년 3월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하에 이제 마무리 작업과 함께 구체적 미사일 배치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시카키의 미사일부대에는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운용 부대뿐 아니라 대규모 재난 시 초동 대응을 담당하는 500∼600명 규모의 경비 부대를 이 섬에 배치될 계획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상 중국의 대만 침공이나 센카쿠 열도 도발 등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부대를 배치한다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부대원 숙소, 탄약고, 훈련장 등의 시설도 설치될 예정이다.


이시가키에 미사일부대가 배치되면 규슈(九州)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섬들인 난세이(南西)제도의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 오키나와 본섬,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宮古島)에 이어 4번째 대 중국 견제용 미사일 거점이 된다.


이렇게 일본의 난세이제도는 사실상 중국이 주장하는 제1열도선과 맞닿아 있어서 대 중국 방어의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1열도선은 냉전 시기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경계선이며 중국 군사력을 전개하는 목표선이다.


또한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길목이기도 할 정도로 중요한 곳이어서 난세이제도를 철저하게 봉쇄한다면 중국의 산둥성 칭다오를 모항으로 하는 북해함대는 사실상 발이 묶이게 된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 양국이 난세이제도 방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의 난세이제도를 포함해 대만-필리핀-인도네시아까지 미국 동맹국들이 대 중국 방어망을 촘촘히 구축할 수만 있다면 중국은 결코 대만은 물론이고 대양을 넘보는데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일본 열도 전체의 길이와 비슷한 1200km나 되는 난세이제도에 미사일 기지를 배치한다는 것은 중국 전역을 목표지점으로 타격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중국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난세이 제도 미사일기지, 중국 군사행동 불사 주장]


물론 난세이제도의 미사일 기지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은 따갑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중국의 해양 진출 봉쇄는 물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는 통로까지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시가키지마의 미사일 기지 완공이 다가오면서 중국이 일부 관영매체와 온라인 논객 등이 앞장서서 이 기지가 중국 안보에 잠재적으로 위험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2월 20일 소셜미디어 계정인 '부이다오'(補壹刀)에 실은 글에서 “이시가키 기지 건설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한 손은 댜오위다오(釣魚島·센카쿠열도)에 뻗고, 다른 한 손으로는 대만해협을 교란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썼다.


온라인 논객인 환추탄커(環球探客)도 12월 26일 "일본이 이시가키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몇 분 안에 상하이와 같은 해안 도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더더욱 중국이 난세이제도의 이시가키지마 미사일기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이 기지에 미국의 중거리미사일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과거 소련과 체결한 미·소중거리핵전력(INF)협정을 파기해 중거리 미사일 개발의 족쇄를 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이시가키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이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군사 전문가 견해를 인용해 “이곳에서 도발이나 변화가 있으면 연성이든 강성이든 중국이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환구시보의 특히 12월 21일자 사설


환구시보는 특히 12월 21일자 사설에서 “주권 국가 일본은 영토에 미사일을 배치할 권리가 있지만 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은 방어적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면서 “방어 기능만 있는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크게 비난할 수 없지만 일단 기지가 건설되면 언제든 미사일의 성격이 바뀔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사설은 이어 “이곳의 미사일 기지는 중국 해군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대만해협 문제에 개입할 의도가 분명하다”면서 “최근들어 일본이 다른 나라들과의 군사훈련 빈도도 많아졌다는 점은 중국을 향한 군사적 의도가 분명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미국은 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쟁의 불가피성 때문에 쉽게 동참하지 못했으나 일본은 최근들어 이 계획에 동참할 가능성이 많아졌고 바로 그 중거리미사일을 이시가키지마에 배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일본이 미국의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게 된다면 이는 오만한 불장난”이라면서 “중국의 확고한 국가 의지와 강력한 반격 능력에 비하면 중국을 노리는 미사일 기지는 종이호랑이일 뿐이라는 사실이 결국 증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또다른 기사에서 “일본이 ‘제2의 쿠바 미사일 사태’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상하이를 5분 만에 타격할 수 있는 거리”라고 비판했다. 다시말해 1962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배치를 시도하자 미국이 해상 봉쇄로 맞서면서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은 상황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셈이다.


관영매체이고 중국 공산당의 복심을 말해주는 환구시보가 이시가키지마의 미사일기지를 두고 쿠바 사태까지 언급했다는 점은 이곳에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배치가 확인될 경우 일본에 대해 군사행동까지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한 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美중거리미사일 배치 현실화 가능성은?]


그렇다면 미국은 과연 이시가키지마의 미사일 기지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정리할 수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진즉부터 일본 규슈(九州)와 오키나와(沖繩), 대만, 필리핀을 잇는 이른바 '제1열도선'에 대(對)중국 미사일 망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위해 2022회계연도 국방부 예산에 세계 패권을 지향하는 중국을 억제할 목적으로 신설된 기금인 '태평양 억지 이니셔티브'(PDI)항목으로 51억 달러(약 5조8천억원)를 반영했다.


이 예산 요구 목록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제1열도선(도련선)을 따라 사거리 500㎞ 이상의 지상 발사형 미사일 망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미국이 중국을 향한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하면서 사거리 500㎞ 이상 미사일 배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양국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지만 중국을 향한 중거리 미사일을 난세이제도 등에만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본토를 포함해 일본 전역에 분산 배치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이를) 표적으로 공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일본과 필리핀에 배치하려는 미사일은 지상배치형이라 인구 밀집 지역보다는 산간 지역 등에 땅굴을 파고 숨기는 형식으로 배치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탐지하기도 어렵고 표적도 분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렇게 대 중국 포위용 미사일을 제1열도선을 따라 배치하려는 이유에 대해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중국 억제를 향한 중요한 군사 능력에 (재정) 자원을 집중시킨다”며 “(중국의) 선제공격은 너무도 타격이 커서 실패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예산안 설명을 통해 밝혔다.


또 제1열도선에 대한 정밀 공격 네트워크의 구축’을 명기해 유사시 지상 배치형 미사일 등을 활용해 중국을 타격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일본도 중장거리미사일 개발 가속화]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일본내 배치 계획과 함께 일본 역시 중장거리미사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사실상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을 뛰어넘는 것으로 일본은 헌법 개정 강행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중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 중인 순항미사일 ‘12식 지대함유도탄’ 사거리를 1000km 이상으로 늘려 2020년대 후반까지 배치할 방침이다.


일본이 내세우는 논리는 북한, 중국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 강화다. 그런데 이러한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미국도 적극 지원하고 있어서 이들 미사일의 실전배치는 시간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중국-일본간 충돌 일어날까?]


이렇게 지금 센카쿠열도와 이시가키지마의 미사일기지 건설을 두고 일본과 중국이 마치 황야의 결투 장면처럼 서로를 향해 언제든지 총을 꺼내들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물론 시진핑의 3연임을 앞두고 미국과 정면충돌할 수 있는 계기를 피하고 싶을 것이지만 중국내 분란이나 외부의 자극으로 3연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안이 돌출된다면 불씨는 과연 어디로 번져나갈지 모르는 것이 지금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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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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