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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홍콩 이어 마카오까지, 중국 욕심은 끝이 없다! - 중국, ‘일국양제’ 마카오 자치권 박탈 - 국민소득 5만불 마카오, 1만달러로 추락할 위기 - 중국, 전 세계인에 약속했던 50년 일국양제 허물어버려
  • 기사등록 2021-12-19 13: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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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국양제’ 마카오 자치권 박탈]


중국이 1999년부터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를 시행 중인 마카오도 홍콩과 같이 사실상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직접 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4일 “마카오의 안보 및 치안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안전위원회에 ‘국가안보사무고문’과 ‘국가안보기술고문’ 등 2개 직책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면서 “두 자리에 앉을 사람은 모두 중국 정부가 직접 임명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마카오 특구 주재 중앙정부 연락판공실 대변인은 “국가안보 수호는 중앙정부의 권한”이라며 “중앙정부는 마카오 국가안보에 대해 근본적인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국양제의 근간인 ‘고도의 자치권 부여’를 사실상 무효화하는 시도여서 마카오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통제와 감독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일보의 보도 직후 마카오 정부도 웹사이트에 “새로운 직책이 수행해야 할 업무를 적극 지원하고 국가 안보를 위한 헌법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마카오의 일국양제를 성공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란 글을 올렸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홍콩 이어 마카오까지, 중국 욕심은 끝이 없다!]


‘카지노 천국’인 마카오는 과거 포르투갈이 통치했던 나라로 1999년 중국에 반환됐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은 홍콩과 함께 마카오에 대해서도 ‘일국양제’를 적용해 표면적으로는 “향후 50년 동안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중국은 국제사회에 대한 이러한 약속을 깨고 홍콩부터 자치권을 박탈했고 이제 마카오까지 사실상 일국양제를 포기하는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사실상 마카오는 홍콩보다 친중 성향이 훨씬 강했기 때문에 이미 오래전부터 사실상 중국의 직접 통치를 받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직접 임명하는 안보 관련 직책이 신설되면 형식적으로나마 유지됐던 일국양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아직까지 홍콩 행정부 내에는 중국 정부가 직접 임명하는 자리가 없기는 하지만 이미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을 제정해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이미 박탈했으며 심지어 홍콩에 존재하던 야당까지 존재할 수 없도록 만들면서 완전한 경찰국가로 탈바꿈했다.


아마도 마카오에 대해 ‘국가안보사무고문’과 ‘국가안보기술고문’ 등 2개 직책을 만들면서 사실상의 직접 지배 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홍콩에 대해서도 같은 개념으로 자리를 만들어 완전한 중국 직접 지배체제로 전환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형식적으로나마 치안과 안보 등도 홍콩 당국이 맡고 있지만 이마저도 아예 중국이 임명하는 체제로 전환시킨다는 의미다. 이미 홍콩의 정치는 중국 당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 공직선거 후보자의 출마 자격을 심사하는 자격심사위원회가 신설됐기 때문이다.


자격심사위원회는 선거인단뿐만 아니라 행정장관, 입법회와 구의회 의원 후보자의 자격을 모두 심사한다. 후보자는 반드시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愛國者治港)’에 부합되어야 한다. 그야말로 중국 체제에 반대하는 이의 공직 진출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이미 반 중국인사들이 홍콩에서 발붙일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앞으로는 중국 공산당과 같은 정당이 아예 홍콩의 정치도 맡게 하고 중국 중앙에서 임명한 대리인이 홍콩을 통치하도록 바꿀 것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홍콩인들의 특별한 저항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보안법 시행 후 반중 인사 대부분이 해외로 떠났거나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마카오는 어떤 나라?]


한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관광지이기도 한 마카오는 면적이 불과 30㎢에 불과해 한국과 비교하자면 울릉도 절반 면적에도 못 미친다. 인구도 65만명밖에 안되지만 주 수입원이 관광이라 호텔 객실만 4만 2000개 정도가 있을 정도이고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도 30개 있다.


특히 도박천국이라 해도 좋을 정도인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6배에 달하고 카지노와 연계된 관광산업이 마카오 세수의 80%를 차지한다.


포르투갈과 16세기부터 오랜 교류를 해 온 탓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25개 있을 정도로 유적지도 많다. 특히 카지노 수입으로 인해 1인당 국민소득이 5만8000달러에 이를 정도였지만 최근들어 모든 수입들이 급락하면서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다.


마카오의 수입이 급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이라기보다 중국 정부의 과도한 간섭 때문이다. 지난 9월에는 카지노 기업들의 이사회에 현지 정부 대표를 참가하게 하고 배당금 지급도 승인을 받도록 했다. 한마디로 카지노 산업에 국가가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이뿐 아니라 11월 26일에는 개인 제트기와 호텔 스위트룸, 편리한 금융서비스 등을 앞세워 자산가들을 불러 모으는 이른바 '정킷(Junket)' 영업의 대가인 앨빈 차우 선시티그룹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당국에 긴급 체포됐다.


여파는 컸다. 매주 금요일 밤, 각지에서 전용제트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속속 마카오의 VIP룸으로 몰려들었는데 앨빈 차우 체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스톱됐다. VIP룸이 텅텅 빈 것이다.


앨빈 차우의 체포영장도 마카오 당국이 아닌 중국 저장성 윈저우시 인민검찰원이 발급했다. 마카오 당국은 그 영장대로 집행했을 뿐이다.


중국 당국이 앨빈 차우를 체포한 것은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 세탁, 중국 본토 국부 유출 등이 마카오에서 이뤄진다고 판단한 중국 당국이 중국내의 카지노 산업 옥죄기에 이어 이젠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에 까지 손을 대고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인 아이게이믹스(IGamiX)의 벤 리 매니지먼트 파트너는 "마카오 도박산업이 본토 자본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고 판단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 의지를 엿볼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마카오에 카지노가 아닌 다른 관광산업으로 손님을 유치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마카오에 대한 개입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마카오 경제는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까지 직접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마카오 전체 세금수입의 80%,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마카오의 봄날도 이미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카지노 매출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 8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마카오 VIP 게임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선시티 오너 앨빈 차우가 체포되었기 때문에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이젠 더 이상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의 영업허가권(20년 기한)은 내년 6월 만료된다. 중국 정부 승인이 없으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


여기에 뱃길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홍콩과 마찬가지로 광둥어를 쓰고 글자도 본토의 간체자가 아니라 번자체를 쓰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이들 지역의 언어까지 표준어(푸퉁화)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결국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으며 동양의 진주라고 불렸던 홍콩도 중국이 직접 관리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는데, 이젠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넘던 마카오도 중국 수준인 1만 달러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 당국이 전 세계에 약속했던 ‘50년 자치권’이 공염불이 되면서 불과 20여 년 만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은 왜 일국양제를 포기했을까?]


그나마 홍콩이나 마카오가 중국 본토와는 다른 부(富)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일국양제 때문이었다. 홍콩의 경우 일국양제의 정치 핵심은 ‘홍콩인의 홍콩 통치(港人港治)’였다. 여기에다 홍콩인은 중국인과 달리 방임에 가까운 자유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 때문에 홍콩의 그 모든 자유들이 다 사라졌다. 홍콩인의 인신구속과 재판을 중국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길거리에서 마음대로 ‘자유’를 외칠 수도 없다. 중국을 비방하면 곧바로 체포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홍콩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홍콩의 자유가 중국 본토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에서 듣고 배운 것들을 본토에 전파하게 되면 중국의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중국의 당국자들이 홍콩과의 일국양제 틀을 허물면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손실이 온다는 것을 왜 몰랐겠는가?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넘어 장기 집권 체제를 만들어야 하고 더불어 공산당 일당 체제를 강력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본토인들의 사상을 철저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마음이 급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인들에게 약속했던 ‘50년 일국양제’ 약속마저 헌신짝처럼 버려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마카오는 왜 중국 당국이 손을 댔을까? 마찬가지다. 중국이 통제할 수 없는 자금들이 오고가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카오에서 카지노를 통한 돈 세탁은 이미 중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이 모르는 자금들이 중국내에서 오고가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 시진핑 주석에게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자금의 흐름을 중국 공산당이 가만 둘 리가 없다. 아무리 카지노를 통해 들어오는 수입이 많은들 그 자금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마카오 경제가 다 무너진다 해도 중국 정부 당국은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를 통해 홍콩이나 마카오의 경제는 몰락하고 주민들의 삶도 피폐해지겠지만 그거야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은 알 바 아니다. ‘그게 뭐 대수냐?’라고 그들은 생각할 것이다.


홍콩영화가 그러했듯 홍콩은 이미 석양이 졌다. 중국의 개입이 본격화되면서 창의성도 사라졌고 인간다운 삶을 희구하는 욕구마저도 빛을 잃었다.


그리고 마카오. 화려했던 야경도 이젠 어두워 질 것이고 포르투갈의 맛을 느꼈던 에그타르트도 이젠 그 맛을 잃게 될 것이다.


중국 본토 출신 남녀의 10년에 걸친 운명적인 사랑과 그들의 꿈을 그린 ‘첨밀밀(甜蜜蜜)’이라는 영화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여명과 장만옥은 홍콩을 떠나 미국으로 넘어간 뒤 등려군의 노래에 이끌려 조우하며 미래를 예고했지만 그러한 낭만적 사랑은 이제 홍콩과 마카오의 현실에서는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중국의 횡포에 가녀린 소녀 같았던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추억마저도 이젠 다 접어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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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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