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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미녀 인플루언서, 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유? - 중국의 실종공식, “中당국에 찍히면 사라진다” - 시진핑 전체주의 구축 위해 걸림돌 되는 인물 숙청 - 시진핑판 문화대혁명 지금도 진행중, 전 세계 이목은 안중에도 없어
  • 기사등록 2021-12-16 13:58:09
  • 수정 2021-12-16 17: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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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돌련 흔적이 지워진 유명 인플루엔서이자 쇼호스트 2명. 좌로부터 주진후이와 린샨샨 [사진=웨이보]


[中 쇼호스트 2명, 또 흔적도 없이 사라져]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이자 쇼호스트 2명이 또 온라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지난달 인기 쇼호스트인 주전후이(朱宸慧)와 린산산(林珊珊)이 탈세 혐의를 받은 후 이들의 웨이보 계정도 사라졌고 온라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의 회사 홈페이지도 닫혔으며 포털에서 운영하던 쇼핑 계정도 모두 사라졌다.


아울러 SCMP는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서버 오류’라는 안내만 나오고 타오바오·샤우훙수 등에서 운영하던 쇼핑 계정에서도 두 사람의 이름이 검색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현재 두 쇼호스트가 온라인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아무런 곳에서도 공식 입장이나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주전후이와 린산산은 웨이보에서 각각 1500만명, 96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유명 인플루언서로 특히 주전후이는 ‘쉐리’(雪梨)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웨이야(薇娅)·리자치(李佳琦)와 함께 3대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지난 11월 22일 “두 사람의 개인소득세 탈루 행위를 적발했다”며 “주전후이에게 6555만위안(약 122억원), 린산산 2767만 위안(약 51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들은 각자 웨이보를 통해 “세무당국의 결정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며 라이브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이들의 사례가 중국 당국이 세금·규제와 관련해 라이브 스트리밍·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보내는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범법행위 적발 후 유명인들이 온라인상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SCMP는 또한 “중국에서 새롭게 돈을 버는 직업으로 등장한 라이브 스트리밍 부문에 대해 철퇴를 가하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정책 강행 발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실종공식, “中당국에 찍히면 사라진다”]


중국에서 또 유명 인플루엔서 두 명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중국이 ‘실종인민공화국’이라는 말을 다시한번 실감케 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실종은 이미 여러차례 드러난 바 있는데 보통 길게는 3∼5년 동안 실종되며, 끝내 나타나지 않거나 죽어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특이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이런 일이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스포츠 스타, 관료, 연예인, 기업가, 변호사, 출판인 등 실종된 사람들의 직업군도 다양하다.


그런데 중국에서의 이러한 실종에는 몇 가지 공식이 존재한다. 우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데 그 이후에는 이들에 대한 기록들이 모조리 사라진다. 그리고 이들의 실종 사항은 중국내 어느 언론에서도, 심지어 웨이보 같은 SNS에서도 거론되지 않는다.


또한 실종된 이들은 중국 특유의 재판 없는 구금 제도, 즉 ‘지정 장소 주거 감시(RSDL·Residential Surveillance at a Designated Location)’에 처해진다. 사실상 언제 어느 때나 법적 절차 없이 인신감금이 가능한 이 제도는 지난 2012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정기회의 때 형사소송법 개정안 73조를 통과시키면서 법적으로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국가안보 위협, 테러 활동, 심각한 뇌물 범죄 등으로 의심받는 자는 언제든지 사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차별 감금할 수 있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지금 중국에서의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실종 사건들이 바로 이 법조항에 의거하여 이뤄지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 대상자들은 감옥이 아닌 특정 비밀 장소의 독방에 감금된 후 반복적인 신문 및 고문을 당한다. 당연히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으며 변호인의 접견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또한 용변을 볼 때도 공안 혹은 국가안전부 담당자가 지켜본다. 샤워도 거의 할 수 없으며, 감금 장소의 창문이 커튼으로 가려져 이들은 외부를 볼 수 없고, 일부는 알 수 없는 약을 먹도록 강요받는 등 24시간 감시 체제에 놓인다.


그래서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등 국제 인권단체는 이를 ‘국가 차원의 납치’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시진핑 주석 집권기의 유명인 실종 사례와 중국의 국호 ‘중화인민공화국’을 합한 저서 ‘실종인민공화국(The People’s Republic of the Disappeared)’을 출간한 미국 인권운동가 마이클 캐스터는 이러한 무단 감금과 관련해 “가족에게 생사라도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담당자가 “우선 TV에 나가서 공개적으로 당신의 과오를 고백하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실종 공식은 이들이 풀려난 이후에도 실종된 그날 이후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중국 당국에 찍히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실종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결코 입밖으로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협박과 위협을 받았다는 의미다.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


중국에서의 실종사건은 서방세계에 알려진 것만 해도 수두룩하다. 가장 최근의 예로 펑솨이(彭帥)를 들 수 있다. 이 문제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 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중국 정부당국이 황급하게 개입해 일단 실종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 등은 아직도 펑솨이의 상태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도 지난해 10월 공개석상에서 당국의 낙후된 금융 규제를 ‘전당포 영업’이란 표현으로 비판한 후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졌고 한때 실종상태를 유지했었다.


그리고 실종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화상연설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고, 그로부터 넉달 후에야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것이 확인되었다. 마윈은 아직까지도 자신이 사라졌던 그때의 일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2018년 6월 실종되었던 유명한 여배우 판빙빙(范氷氷)도 탈세혐의를 이유로 갑자기 실종되었다가 3개월후에 그녀가 쓴 반성문이 공개되면서 살아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8개월 후에야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그녀는 아직까지도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 ‘황제의 딸’, 영화 ‘적벽대전’ 등에 출연한 톱 여배우 자오웨이(趙薇) 역시 탈세 의혹이 지난 8월 나돌더니 돌연 잠적했다. 자오웨이와 남편은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가까운 사이인데,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그가 프랑스로 도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종된 사람들은 기업인과 반체제 인사들도 수두룩하다. 밍톈그룹 회장이었던 샤오젠화(肖建華)는 2017년 1월 홍콩의 숙소인 포시즌스호텔에서 중국 공안으로 추정되는 건장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갑자기 실종되었는데 아직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그는 실종 전 시 주석 누나 부부의 재산 증식에 관여했다는 설에 휩싸였다.


또 안방보험회장이면서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는 2017년 6월 실종되었는데 7개월이 지난 2018년 2월에서야 사기와 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얼굴을 드러냈다. 해외에서도 큰손으로 많이 알려졌던 그는 18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그가 소유하던 안방보험 또한 해체 후모든 재산은 공산당에 귀속됐다. 우샤오후이의 인신구속은 시진핑의 덩샤오핑 잔재를 치우려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제기구 수장이었던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멍훙웨이(孟宏偉) 총재도 실종됐다. 공안부 부부장(차관급) 출신인 그는 지난 2018년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중국 당국은 실종 11일 후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멍훙웨이를 프랑스에서 중국으로 어떻게 데려왔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지난 2020년 초 1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아직까지도 가족과 서신교환조차도 안되고 있다.


더불어 소수민족 인권 보호 활동으로 잘 알려진 왕취안장(王全璋) 변호사를 포함한 인권운동가 250여 명이 2015년 7월 무더기로 실종된 사례도 있었다. 중국 정부 당국은 실종후 7개월여가 지난 2016년 1월에야 왕취안장을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실종 3년 만인 2018년 7월 처음으로 변호사를 접견할 수 있었다.


[왜 실종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가?]


중국은 철저한 여론 통제국가다. 당국이 원하는 뉴스만 전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 체계인 ‘만리방화벽’이 바로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물론 중국에서의 실종사건은 과거에는 권력 투쟁에서 패한 거물 정치인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시진핑 집권 시기 들어서면서부터는 대상이 연예인, 운동선수, 기업가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렇게 실종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는 시진핑 장기집권으로 가는 길목에서 걸림돌이 되는 자들을 모조리 없애 버리겠다는 의도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시진핑의 정적과 관련된 인물이거나 공산당 일당독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중국내에서 흔적을 지워버리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들을 포함한 인플루엔서들이 더 이상 중국 공산당에 대적하는 여론을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리방화벽을 활용해 그들의 인터넷 흔적들을 말소하고 인터넷을 통해 그들 이름조차 돌아다니지 않도록 막아버리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에서의 실종사건은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그 폭도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시진핑의 3연임 당대회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만리방화벽으로 제재를 받지 않은 해외의 중국인들마저도 중국내 인플루엔서 실종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이다.


펑솨이 사건만해도 중국내에서는 당연히 만리방화벽으로 철저하게 봉쇄를 하고 있어서 펑솨이 관련 글들을 게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중국밖에 거주하는 지식인들이나 유학생들까지도 이들 사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당국이 해외 거주 중국인들까지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의 압박 때문에 홍콩을 탈출했던 이들이 유럽의 나라들로 도피를 했지만 그곳의 또다른 중국인들로부터 지속적으로 협박과 위협을 받으면서 자유로운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해외 거주 중국인들 역시 중국 정부의 감시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증언들도 나온다.


[지금도 진행되는 시진핑판 문화대혁명]


지금 중국은 시진핑판 문화대혁명이 진행중이다. 중국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유가 허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상통제와 인권이 제약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 정부는 “국가안전”이라는 명분으로 사상, 교육, 지식, 문화, 연예, 방송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표현의 자유가 더욱 위축되고, 국가 주도의 이념 교육의 강도는 마오쩌둥 시대 이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은 법률은 있지만 법치는 없고, 헌법은 있지만 헌정은 없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오직 공산당의 지침만 유효할 뿐이요, 인민이 중심이 아닌 시진핑 주석이 당의 중심으로써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의 중국”으로 만들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 사실상 사회주의도 아니고 ‘시진핑의 전체주의’라 해야 옳을 것이다. 오직 그의 집권을 위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고 있는데 그 숙청의 현대적 모습이 바로 실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세계가 쳐다보는데도 왜 저렇게 무식하게 실종이라는 숙청을 단행할까? 바로 국가 이미지보다 중국내 정치적 안정이 더 중요하고 더불어 시진핑 체제 안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외 이미지보다는 공산당에 대한 ‘인민들의 충성심’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제기하는 인권 문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중국 공산당 체제에 걸림돌이 된다면 누구라도 인신을 구금하고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시켜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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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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