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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 "중국 덩치 이용해 깡패짓하지 않겠다" 말한 이유? - 중국의 두통거리가 된 오커스 출범 및 확대 - ‘오커스 확대 막아라!’, 중국 치열한 외교전 - 시진핑 반성과 왕이 외교전에도 오커스 더 확대될 듯
  • 기사등록 2021-11-25 21:01:07
  • 수정 2021-11-26 1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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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에게 ˝중국이 덩치를 이용해 더이상 깡패짓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오커스 확대’, 중국 최대 스트레스]


최근 들어 중국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이슈중의 하나가 바로 오커스(AUKUS)의 확대다. 사실상 중국의 최고위층들이 전면적으로 나서 오커스의 확대와 공식출범 저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오커스 확대에 대해 중국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미국-영국-호주 3국이 결성한 오커스 동맹은 한마디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들었다. 특히 미국이 호주에게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을 발칵 뒤집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 19일(현지시간)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한 발 더 나아가 “‘오커스(AUKUS)’ 참여국을 아시아와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 확대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중국은 그야말로 더욱 더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오커스 동맹을 심각하게 보는 것 중의 하나는 오커스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자 협의체)’와는 달리 출범 목적이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협의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반응은 캠벨 조정관이 이날 워싱턴의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오커스와 쿼드를 넘어―미국의 향후 인도태평양 전략’을 주제로 진행한 대담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하는 많은 일이 중국에 속 쓰림(heartburn)을 유발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캠벨 조정관은 이어 오커스와 쿼드 같은 다자 협의체와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과의 양자 안보 동맹 강화를 언급하며 “이런 것들이 (중국의 속 쓰림을 유발하는) 목록 가장 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중국을 둘러싼 미국과 동맹국들의 굳건한 군사적 결합 자체가 중국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캠벨 조정관은 오커스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기본적으로는 (중국의 도발로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을 선제적으로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라며 “더 효과적인 안보와 억지를 위해 적용 가능한 방법들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3개 회원국이 사이버 안보와 해저 역량, 군사 분야 인공지능(AI) 등에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혁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시아와 유럽 내 다른 나라의 참여를 예상한다”고 했다. 오커스가 ‘열린 구조물’로 권역내 다른 나라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캠벨 조정관은 오커스와 쿼드(QUAD)의 차이에 대해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의 쿼드는 인프라와 보건, 교육, 기후변화 대응 같은 공동 어젠다를 위한 비공식적 모임이라 했고, 대신 오커스는 분명하게 군사적 목적으로 발족한 것이라고 확실하게 정리했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지금의 3개국 오커스로도 중국에 주는 압박이 큰데 오커스가 그야말로 유럽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이 확대된다면 중국은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과 영국, 호주 세 나라는 22일 민감한 핵추진 잠수함 정보 교환을 규정한 정보공유합의문에 서명했다. ‘해상 핵추진정보합의’ 로 불리는 이 문서는 지난 9월 3개국이 역내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를 발족시키고,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새 핵 추진 잠수함 확보를 지원하기로 약속한데 따른 절차이다.


이번 합의로 미국과 영국은 처음으로 제 3국에 잠수함 관련 기밀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합의문 서명 발표 직후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이미 많은 나라들이 이번 합의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경고했다.


[오커스 동맹 확대 저지하려는 중국, 총력 외교전 펼쳐]


오커스 동맹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그동안의 대응과는 확실하게 차원이 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에게 "중국은 절대로 아세안에서 헤게모니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동남아시아의 비핵지대화를 지지할 것”이라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중국-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더 작은 역내 이웃 국가들에게 덩치를 이용해 깡패짓하지 않겠다"면서 "중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 발전을 도울 것이며 '간섭'을 배격하기 위해 아세안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중요한 대목 네 가지가 있다.


① 중국은 아세안에서 헤게모니 추구하지 않을 것

② 동남아시아의 비핵지대화

③ 중국의 덩치를 이용해 깡패짓하지 않겠다.

④ 아세안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간섭을 배격하도록 할 것


(1) 중국은 아세안에서 헤게모니 추구하지 않을 것


첫 번째, 중국이 아세안에서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한 대목은 역설적으로 그동안 중국이 이 지역에서 절대자로 군림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 주석이 과거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신형대국관계’를 요구한 것도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서 그에 걸맞는 대우를 요구할 때 바로 아시아지역에서의 패권 인정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중국은 지금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절대적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무리한 영토 분쟁을 일으켰고, 아직도 불법으로 점유하고 그러면서도 힘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은 그대로 두고 아세안에서 헤게모니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미국이 오커스 동맹을 발족하면서 그로인해 아세안 국가들까지도 중국의 헤게모니에 진저리를 치면서 오커스 아래로 뭉칠 것을 두려워해 그러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2) 동남아시아의 비핵지대화


두 번째, 시진핑 주석은 아시아의 비핵지대화를 천명했다. 이는 그야말로 헛웃음만 나온다. 시진핑 주석이 아시아지역의 비핵지대화를 말한 것은 호주가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된 것을 경계하며 더 이상 핵물질이 아시아지역에 확산되어서는 안된다는 관점에서 강조했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 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지금 중국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핵무기의 전면 폐기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는 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요구하는 핵무기 통제 협의에라도 응해야 옳다. 더불어 북한의 비핵화에 중국이 적극 앞장서야 한다. 그러한 일들은 하지 않고 아시아의 비핵지대화를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3) 중국의 덩치를 이용해 깡패짓하지 않겠다.


세 번째,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덩치를 이용해 깡패짓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역시 역설적으로 중국이 그동안 아세아지역에서 깡패짓을 해 왔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고 한국에 대한 사드보복도 그렇고 불과 며칠전의 필리핀 선박에 대한 물대포 사건도 중국의 깡패짓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필리핀의 EEZ내 섬을 자신들의 영토라고 마음대로 주장하면서 강제 점유하는 것 자체가 바로 깡패짓 아니겠는가?


(4) 아세안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간섭을 배격하도록 할 것


네 번째, 시진핑 주석은 “아세안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간섭을 배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간섭’이란, 아시아에 속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주도권을 두고 아세안 국가들이 위치한 남중국해에서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아시아 지역이 아닌 미국이 아세안 국가들에게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그러려면 중국 스스로 아세안 지역에 대해 바로 시진핑 주석이 말한 시시콜콜한 간섭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시진핑 주석이 아세안 정상들에게 하는 말 자체가 ‘간섭’이다. 이것이야말로 시진핑식 내로남불 아닌가?


[오커스가 두려운 중국]


왜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저렇게 주저리주저리 쏟아 내는가? 한마디로 오커스가 두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커스가 확대되어 아시아판 나토가 형성되기라도 한다면 중국이 꿈꾸는 제왕적 중국은 감히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중국몽의 몰락이 곧바로 눈에 닥쳐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아시아 지역에서라도 맹주 노릇을 해야 하는데 이를 할 수 없게 만드는 오커스의 출현을 중국이 그만큼 두려워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왕이 외교부장도 오커스 동맹에 대한 경계심을 표출하며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인도네시아의 싱크탱크인 외교공동체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미국은 제3자에 대해 편을 들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이 아시아지역에서 오커스 동맹의 확대와 아세안 국가들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왕이 부장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집단세력을 형성하는 것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라면서 “아시아 지역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독자적으로 미래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아세안 국가들을 달래기라도 하려는 듯 “중국은 아세안 4개국과의 영토 분쟁도 적절하게 관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현상유지를 전제로 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왕이 부장의 이러한 발언 역시 참으로 반성도 전혀 없는 뻔뻔한 발언이다. 미국은 아세안 국가들을 관여해서는 안되고 중국은 해도 된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4개 나라와 분쟁을 관리하겠다는 것도 헤이그재판소의 판결대로 스스로 물러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중국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다. 이미 자신들이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마무리짓자는 것이다. 그러한 ‘깡패짓’에 대해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인데 왕이부장의 발언도 역시 ‘중국의 덩치’만 믿고 힘이 약한 아세안 국가들을 닦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본 모습이 이러니 아세안 국가들에 대해 중국이 오커스 동맹에 반대하도록 꾸준히 설득을 해 왔지만 오히려 아세안 국가들도 오커스 동맹에 대해 사실상 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다. SCMP의 지난 10월 24일자 보도가 그렇다.


중국은 이렇게 주변국은 물론이고 멀리 영국까지 협박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오커스 동맹이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오히려 중국의 뜻과는 달리 오커스 동맹은 22일 공식 출범했고, 앞으로 미국의 동맹국과 우호국을 중심으로 더 늘려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그 시점은 우리나라의 대선이 끝나는 3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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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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