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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독일이 중국 로비스트", EU의원의 폭로! - EU의 친 중국 행보, 그 중심에 메르켈이 있었다 - "폭스바겐 등 독일 회사들이 친 중국 로비스트 역할" - "유럽사회, 앞으로 결코 친중국으로 흘러가지 않을 것"
  • 기사등록 2021-11-25 14:31:00
  • 수정 2021-11-25 15: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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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원 "독일, EU의 더 강력한 대중국 조치 막아“]


유럽연합(EU)이 대 중국 압박 정책을 펼치려 했지만 독일이 중국의 로비스트가 되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막았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 독일이 EU의 더 강력한 대중국 조치 막았다고 폭로한 글뤼크스만과의 인터뷰를 실은 악시오스 23일자 기사


이달 초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바 있는 라파엘 글뤼크스만(Raphaël Glucksmann) 의원은 23일, 미국의 유력한 인터넷신문인 악시오스(AXIOS)와의 인터뷰를 통해 “EU가 중국 정부의 위협에 서서히 눈을 뜨고 있지만, 일부 회사 특히 폭스바겐 등 독일 회사들이 로비스트 역할을 하고 이(EU의 대응)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이어 “중국에 대한 유럽의 더 강력한 조치를 막는 걸림돌 가운데 하나는 독일”이라면서 “독일 지도자들은 지난 1990년대부터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 과도하게 많은 것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그러면서 “이에 따라 폭스바겐과 같은 회사들은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사'와 같이 행동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더불어 “중국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는 EU가 미국으로부터 독립해 진정 성숙한 플레이어가 될지를 결정하는 테스트”라면서 “EU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강경해지지 못한다면 영원히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표적이 된 글뤼크스만 의원]


프랑스 인권운동가 출신이기도 한 글뤼크스만 의원은 지난 4일, 13명의 EU 의원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바 있는데 그는 특히 차이잉원 총통과의 회담에서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당시 그는 "우리는 매우 간단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면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유럽은 자유와 법치,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당신과 함께 한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유럽 의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목소리 중의 한 사람이기도 한 그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 도중에 “대만을 방문한 것은 한마디로 유럽사회의 금기를 깨기 위한 것”이라면서 “EU의 대만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결국 중국의 침략을 저지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사회가 펼치려는 정책에 대해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이 험하게 반응한다고 그것을 두려워하며 공포에 떨면서 정책 추진을 중단시켜서는 안된다”는 말도 했다.


그는 신장위구르 인권을 옹호한 이유로 4명의 유럽 의원과 함께 중국의 제재 목록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인권운동가로서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자(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것은 명예의 메달을 받은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글뤼크스만 의원은 또 “대만 문제와 관련해 EU 집행부가 '헛소리(chickenshit)'를 한다면 유럽의회는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뤼크스만 의원의 이러한 경고는 EU의 지도자들이 미국과 중국의 승산 없는 게임에 말려들기를 원하지 않고 중국과 원만한 관계가 유지되길 원하는 그들에 대해 분명한 경고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악시오스는 지난 9일자 “유럽의 중국에 대한 평가”라는 기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적극 선호하는 중국과의 투자협정 체결을 지도부들이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많은 EU의회 의원들이 중국의 강제노동 등의 심각한 인권 문제를 이유로 강력하게 반대했다”면서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EU와 중국간의 투자협정이 체결되었더라면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좌절감을 안겨다 주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중국이 먼저 EU의 의회의원들과 EU대사, 싱크탱크 연구진들 27명에 대해 제재를 함으로써 EU의회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으며, 이를 계기로 결국 EU와 중국간의 투자협정 체결은 동결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결국 중국과의 투자협정 체결 중심에 독일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었고, 특히 메르켈 총리가 앞장서서 중국을 옹호하고 지원하면서 EU가 親중국 분위기로 흘렀지만 글뤼크스만 의원이나 도빌레 샤칼리에네 의원(Dovilė Šakalienė, 리투아니아) 등 몇몇 깨어 있는 의회의원들의 노력으로 유럽사회의 분위기도 돌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글뤼크스만 의원은 악시오스에 “EU와 중국간의 투자협정 체결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면서 “EU는 오히려 대만과의 관계 증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리투아니아의 도빌레 샤칼리에네 의원도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연합이 점점 더 중화인민공화국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U의 친 중국 행보, 그 중심에 메르켈이 있었다]


인터넷신문인 악시오스도 지적한 바 있지만 그동안 EU의 친 중국 행보의 한 중심에 독일이 있었고 더불어 그러한 행보의 총 지휘자가 메르켈 총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퇴임을 앞둔 메르켈 총리는 “아직도 중국과의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유럽연합이 중국과 디커플링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독일이 중국에 접근하는 방식이 일부 분야에서 너무 순진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부터 배워야 하고 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SCMP는 이어 “메르켈 총리는 집권 16년 동안 내내 중국과의 교류를 모색했으며 EU와 중국간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SCMP는 “독일이 그동안 중국에 너무 의존하는 체제가 형성됨으로써 중국의 인권 침해와 같은 난처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고, 결국 중국에 대해 너무 연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메르켈에 대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월 22일자 기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우선주의’를 제창하자 메르켈의 중국 사랑은 도를 더해갔다”면서 “재임기간 중 13번이나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중국에 대해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WSJ은 “메르켈이 이렇게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순전히 중국의 경제력 때문”이라면서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서 중국을 그에 걸맞게 대우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이런 보도들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중국은 독일의 메르켈이 있었기 때문에 EU와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투자협정 체결 직전까지 갔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영국 BBC의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등이 불거지고 리투아니아를 중심으로 유럽의회 내에서 강력한 반 중국 정서들이 생겨나면서 천하의 메르켈조차 반 중국 흐름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다.


더더욱 메르켈 총리의 기만당이 독일 총선에서 패배함으로써 메르켈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점이 중국에게는 비빌 언덕마저 사라져 버린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이는 중국과 EU와의 관계 회복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게 된다.


특히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독일의 집권연립 정당에 녹색당이 참여하게 됨으로써 독일이 중국에 대해 보다 강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의 유럽-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Noah Barkin)도 “메르켈 총리의 정당인 기민당이 야당이 됨으로써 새롭게 집권하게 될 정당의 일원인 녹색당과 자유민주당이 대 중국 정책을 강경하고도 아주 원칙적인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 진단했다.


[비빌 언덕이 사라진 중국, 앞으로의 행보는?]


중국의 ‘수호천사’와 같았던 메르켈 총리가 퇴진함으로써 중국은 유럽을 취하는데 있어서 베이스캠프나 다름없었던 독일을 잃어버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절대적 중요성을 가진 외교파트너였던 유럽을 이젠 끌어안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EU가 결정적으로 중국의 손을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던 유럽연합(EU)과의 투자협정(CAI) 체결이 전면 보류된 상황에서 이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독일의 메르켈 리더십이 절실한데 이젠 그러한 꿈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말 유럽연합과의 투자협정이 성사되자 시진핑 주석이 이를 “국제정치 분야에서의 엄청난 승리”라면서 “단순한 경제적 이익보다 더 큰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었는데 이젠 그 큰소리가 역전되어 “국제정치에서의 큰 패배”로 유럽이 다가오게 되었다.


유럽사회의 흐름이 중국에 대해 비판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은 이미 여기저기서 표출되고 있다. 지난 10월 18일에는 옌스 스톨텐버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이 ‘중국의 안보위협에 맞서는 것이 나토의 주요 미래 전략’이라고 선언해 중국에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1949년 설립 후 줄곧 러시아 견제에 집중했던 나토가 이제는 중국을 새 견제 대상에 포함시킬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및 유럽과 중국의 대립 구도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21일(현지시간)에는 남중국해의 필리핀 해역에서 벌어진 중국선박의 필리핀 수송선에 대한 물대포 사건에 대해 유럽연합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며 국제 규칙 기반 질서를 위험에 빠뜨리는 중국의 처사를 강력히 비판한다”면서 “스플래틀리군도에 대한 헤이그 상설 재판소의 판결을 중국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으로서는 제일 듣기 싫은 소리를 다른데도 아닌 EU가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유럽 분위기라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되는 일이 없다. 동서남북 모두 넘어지면서 코깨지고 턱 다치고 이마에도 상처가 나는 일들을 호되게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현재이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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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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