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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확산되는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당황하는 중국 - 펑솨이 실종사건 일파만파, 中당국 서둘러 진화나서 - 또다시 불붙은 중국의 인권 문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확산 - 정치 안정도 적극 도모하는 중국, 천안문광장도 출입통제
  • 기사등록 2021-11-22 21:13:25
  • 수정 2021-11-23 08: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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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넘어 유럽으로, 확산되는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보이콧 운동이 날로 확산되면서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문제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간의 화상정상회담이 있는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먼저 ‘외교적 보이콧’ 선언 가능성 보도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특종으로 나왔고, 곧이어 18일(현지시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이를 시인한 바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확산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2일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5·彭帥)의 장가오리(張高麗·75) 전 국무원 부총리에 대한 원치않는 성관계 미투(me-too) 사건이었다.


이러한 폭로 후에 펑솨이는 행방이 묘연해졌고, 그로부터 국제사회와 올림픽계가 발칵 뒤집혔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중국 당국이 펑솨이의 행방과 안전에 대해 검증 가능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며 “펑솨이의 주장에 대해 조사되어야 하고 여성의 말할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리즈 트로셀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도 19일 브리핑에서 “펑솨이에 관련한 완전히 투명한 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회도 20일 성명을 발표해 “펑솨이의 행방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고, 그의 무사 안전이 확인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 IOC 부회장을 역임한 캐나다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은 1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IOC가 이 문제를 추적하고 있다”며 “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이렇게 국제사회가 발칵 뒤집히고, 테니스계 등 국제사회가 펑솨이 가택연금설을 제기하면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압박이 커지자 중국 당국은 슬그머니 펑솨이에 대한 최근 동정들을 흘리기 시작했다.


2일 폭로후 잠적한 지 19일만인 21일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막식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며 환구시보 기자가 촬영했다는 동영상을 올렸다.


중국 관영 CGTN 방송의 선스웨이 기자도 이날 “펑솨이가 개인 미니 블로그(위챗 모멘트)에 올린 사진을 입수했다”며 고양이를 안은 펑솨이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촬영된 사진의 날짜가 불확실하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이 날짜를 명시하면서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동영상에도 불구하고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 스티브 사이먼 회장은 20일, “중국 관영 미디어가 공개한 펑솨이 동영상을 보게 돼 기쁘다”면서도 “여전히 그가 자유로운 상태인지, 압박과 외부 간섭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사이먼 회장은 이어 성폭력 주장이 검열되고 감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교차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먼 회장은 지난 18일 미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펑솨이에 대한 의혹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으면 우린 수억달러 상당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중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밝혀 주목을 끈 바 있다.


이렇게 펑솨이에 대한 의혹들이 동영상을 공개한 이후에도 더 확산되지자 급기야 중국 정부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펑솨이 간에 약 30분간 영상 통화를 하도록 주선했다.


▲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1일(현지시간) 실종설이 제기된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와 영상통화하는 모습. [사진=IOC 홈페이지]


IOC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가 직접 통화했으며, 펑솨이는 현재 베이징 집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자신의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영상 통화에는 엠마 테르호 IOC 선수위원장과 리링웨이 중국 IOC 위원이 배석했으며, 테르호 선수위원장은 “펑솨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돼 안심이 된다. 그녀는 여유로워 보였다”고 말했다.


IOC는 바흐 위원장이 내년 1월 베이징에 가면 펑솨이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기로 했으며, 펑솨이도 이를 기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IOC 바흐위원장과 펑솨이간에 화상 통화가 가능했던 것은 전날 바흐 위원장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펑솨이 문제와 관련, IOC가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바흐 위원장의 경고가 나오자 이대로 두다간 내년의 베이징 올림픽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 당국이 급하게 펑솨이와 바흐 위원장의 통화를 주선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다시 불붙은 중국의 인권 문제,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확산]


결국 바흐 IOC위원장과 펑솨이의 영상통화로 현재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것은 확인되었지만 그간 있었던 여러 의혹들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중국의 인권 문제가 다시 국제사회의 도마에 올랐다.


미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영국도 미국과 함께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더타임스는 20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이 (외교적 보이콧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보수당 정치인 5명도 존슨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베이징 올림픽에 공식 대표단을 보내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미 영국 하원은 지난 7월 신장과 티베트 등에서의 중국의 인권 탄압 의혹을 지적하며 외교적 보이콧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영국이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확정하게 되면 베이징 올림픽에 존슨 총리 등 대표단이 가는 대신 베이징 주재 영국대사만 참석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 프랑스 일간지 20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게재한 사설. [사진=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20일자 ‘베이징 올림픽: 불가피한 인권 문제’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정부 비판자를 침묵시키려는 중국이 국제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주장해선 안 된다”며 “프랑스 정부도 중국의 인권문제 대응 차원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르몽드는 “지난 2일 중국 지도급 인사에 대한 ‘미투’ 폭로 후 실종설이 제기된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사건이 서방국의 외교적 보이콧 논의에 촉매제가 됐다”면서 “공산당 편에 서지 않거나 이익을 해치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중국 당국의 고전적 관행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이어 “펑솨이의 폭로는 즉각적인 검열을 받았고, 중국 언론은 침묵했다”면서 “펑솨이처럼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되던 선수일지라도 중국 고위 인사를 공격하는 행위는 최악의 문제에 직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가뜩이나 중국의 인권 문제로 인해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국제사회의 흐름에 펑솨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스포츠계까지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이렇게 되면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르 몽드는 특히 “(국제 사회가) 베이징 올림픽에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여전히 선택사항으로 남아있다”며 “구시대적 발상으로 선수들을 침묵시키는 중국이 국제 대회 개최를 주장해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르 몽드는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배신감도 드러냈다. 다시말해 “이번 상황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의 분위기와 다르다”는 것이다. 르 몽드는 “13년 전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발전 속도를 낙관적으로 평가했고, 정치적 개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었다”면서 “하지만 현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주도의 권위주의 정권에 서구의 환상은 산산이 부서졌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은 이제 아시아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일본 대사를 지낸 윌리엄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이 18일 일본에 베이징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할 것을 촉구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9일 총리관저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지금 단계에선 정해진 것이 없다. 일본의 국익 등을 확실히 생각하면서 판단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당황하면서도 반발하는 중국]


국제사회의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확산과 관련해 중국은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적으로 중국 당국은 IOC를 비롯한 스포츠계로까지 올림픽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지 않도록 초조해 하면서도 부산하게 대응을 하고 있다. 스포츠계까지 올림픽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의 외교적 보이콧을 넘어 올림픽 자체에 대한 보이콧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올림픽 보이콧 운동의 확산을 적극 저지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중국은 일단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의 선봉에 선 미국을 거칠게 비판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사설을 통해 “가식적인 미국 당국자들을 올림픽에 초대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중국이 미국 고위 관리를 초청하는 것을 중단할 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의 이러한 주장은 미국의 외교사절단이 중국에 올 것 같지 않다면 아예 초청장도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한 조치를 통해 중국의 위신을 챙기자는 말일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초대장은 상대방이 초청을 수락할 의사가 있을 때 보내는 것”이라며 “그들이 오지 않는다면 올림픽은 오히려 순수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타임스의 주장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된다면 미중간의 외교적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고 또한 올림픽 보이콧은 방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더욱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타임스의 이러한 주장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정부 당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천안문 출입도 통제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천안문 충입위한 예약시스템 회면


[중국내 정치 안정도 적극 도모하는 공산당정권]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중국은 벌써부터 중국내 정치적 분위기 안정을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당 수뇌부 월례 회의 격인 중앙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정치안정을 최우선 순위로 삼으라”는 내용이 담긴 ‘국가안전전략(2021~2025)’을 심의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프랑스 자유아시아방송(RFI)은 “‘시진핑 사상’의 공산당 내 핵심 지위를 확립했다는 세 번째 ‘역사결의’를 통과시킨 뒤에도 정치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그러면서 아예 오는 12월 15일부터 사전 예약 없이는 베이징 천안문광장에 들어갈 수 없게 조치했다.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던 천안문광장이 이제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그만큼 중국내 정세도 불안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중국의 이러한 과잉 조치들이 앞으로의 베이징 올림픽 진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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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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