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좌절된 푸틴의 꿈, 미국 강력 경고 나선다! - 獨 메르켈 적극 추진했던 러시아發 가스관 승인 중단 - 메르켈의 공백이 가져온 결과, 당황하는 러시아 - 미국도 압박 나서, “정상회담 열어 푸틴에게 직접 경고할 것”
  • 기사등록 2021-11-21 22:46:07
  • 수정 2021-11-22 08:31:25
기사수정



[좌절된 푸틴의 꿈, 獨, 러시아發 가스관 승인 중단]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이 러시아와 유럽사회를 온통 뒤흔들고 있다.


지난 10월 27일(현지시간),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통한 에너지 무기화를 시도했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과 서방세계의 강력한 비판 때문에 급기야 중단한 바 있었다.


이후 이번에는 미국의 반대에도 가스관 공사에 가장 앞장섰던 독일이 태도를 바꿔 러시아에서 연결되는 해저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 절차를 지난 16일(현지시간) 전격 중단시켜 버린 것이다.


이미 공사가 완료된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 북서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길이 1225km 해저 천연가스관이다.


이 가스관은 탈원전을 선언했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부족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도입하려 했고, 반대로 러시아는 독일을 통한 에너지 수출을 늘리고자 하는 마음이 맞아 떨어지면서 2018년 공사가 시작돼 올해 9월 완공됐다.


이 가스관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양은 연간 550억m³로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25%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독일은 왜 가스관 승인을 중단했나?]


독일 당국은 일단 “절차적 문제에 따른 일시적 중단”이라고 밝혔지만 에너지 자원을 앞세워 유럽을 흔들려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당국이 가스관에 대한 승인 절차를 전격 중단한 이유는 일단 “노르트스트림2가 합법적인 형태로 운영돼야만 승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가스관 운영회사인 ‘노르트스트림2 AG’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채 독일 내 자회사를 두는 형태로 운영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중단의 사유로 설명했다. 따라서 “AG의 주요 자산과 인적 자원이 독일로 이전될 때까지 인증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적 요인은 핑계일 뿐이고, 실제로는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것이 외신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에너지 대란 속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을 압박하는 지정학적 무기로 천연가스관을 사용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승인 절차가 중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번 독일의 가스관 승인 절차 중단에는 벨라루스도 한몫했다는 점이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11일,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푸틴 대통령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벨라루스의 루카셴코의 이러한 도발적 움직임에 푸틴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전화를 걸어 설득했지만 최종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안해도 벨라루스가 난민들을 의도적으로 폴란드 국경 등을 통해 유럽사회로 밀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벨라루스와 벨라루스를 지원하는 러시아에 대해 극한적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메르켈의 공백이 가져온 결과, 당황하는 러시아]


사실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계획 초기부터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반대했었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노르트스트림2는 유럽을 분열시키고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약화시키려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프로젝트”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반대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끝까지 설득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과의 결속 강화 차원에서 올해 7월 결국 완공에 찬성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4일 가스 충전이 시작되면서 연말경에는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상황은 독일 총선에서 메르켈의 집권당이 패배하고 사민당이 승리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러시아의 푸틴이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화하려 시도하자 유럽사회는 물론이고 서방진영의 러시아에 대한 분위기는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이 우려해 왔던 그대로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푸틴의 발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너무나 성급했던 푸틴의 그러한 시도는 결국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 절차를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승인 절차 중단을 환영한다”면서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로 쓰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일 새 연정의 한 축인 녹색당 아나레나 베어보크 대표도 “러시아가 ‘포커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협박당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르트스트림2’의 승인 중단 여파로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네덜란드TTF 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MWh(메가와트시)당 15.2% 오른 94유로(약 12만5500원)에 거래됐다. 영국 천연가스 가격도 17.2% 오른 2.40파운드(약 3810원)를 기록해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는 EU]


이에 따라 유럽연합(EU)는 러시아를 압박하기로 했다. 일단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친러시아 독재정권을 지원하며 잔혹 행위를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을 제재하기로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림자 친위부대’로도 유명한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은 현재 약 6000명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리아, 수단, 말리, 모잠비크, 리비아, 우크라이나 등 세계 곳곳에서 사실상 러시아군을 대리해 활동해 왔다.


바그너그룹을 제재한다는 것은 사실상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바그너그룹은 푸틴의 최측근인 요식업계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재정 후원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는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혐의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기도 하다.


[미국도 압박 나서, “정상회담 열자!”]


그리안해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러시아군 10만여명이 증강되면서 충돌 우려가 커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무기화 문제까지 겹치자 미국은 즉각 바이든-푸틴간 정상회담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미국 정치·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8일(현지시간) “양국 안보사령탑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정상회담 준비로 통화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간의 화상 정상회담이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화상 회담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FP는 전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면 회담에 이어 두 번째로 마주하게 된다. 정확한 2차 회담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이 이렇게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요구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나 유럽사회에 대한 에너지 무기화 등 갖가지 문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자제를 요구하고 이러한 문제들이 비극적 사태로 진전할 경우 미국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다양한 채널로 러시아 측에게 미국의 우려를 전했으나 이젠 푸틴에게 직접 경고를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백악관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 국가안보회의 러시아 선임국장을 지낸 안드레아 켄들-테일러 '새로운 미국 안보 센터' 대서양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도 "그런 논의는 최고위에서 다뤄져야 하고 푸틴 대통령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정상회담에서 푸틴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면 노선을 바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1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룸버그 신경제 포럼에서 “러시아는 시리아에서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작전을 펼치는 대규모 용병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커들을 고용해 상상할 수 없는 사이버작전을 펼치고 있다”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지금 미국내에서의 푸틴대통령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인지를 보여준다. 클린턴 전 장관이 이렇게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요구했다는 것 자체가 푸틴 대통령에게는 경종을 울릴 수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에게 회담을 통해 어떠한 경고를 할 것이며, 그 이후 푸틴의 대응이 어떠한가에 따라 진짜 제2의 냉전이 올 수도 있고 아니면 미국과 러시아간에 데탕트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세계는 격변하고 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05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