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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전운 감도는 동유럽, 최악 상황 갈 수도... -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동시다발 무력대치 - 동유럽 독재자 벨라루스 루카센코의 ‘난민 밀어내기’가 원인 - 북유럽까지 확대되는 러시아-서방진영 무력대치
  • 기사등록 2021-11-16 12:48:16
  • 수정 2021-11-16 15: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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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동시다발 무력대치]


동유럽이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각각 대규모 군사력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는 EU(유럽연합)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강력하게 맞대응을 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런 상황이라면 언제 어디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사태의 한 중심에 벨라루스가 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독재자 루카센코 대통령은 심지어 14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벨라루스 남부와 서부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배치해달라”는 요청까지 할 정도로 곧바로 전쟁을 일으킬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옛 소련국가인 벨라루스의 루카센코는 최근 중동 출신 난민이 폴란드 등 EU 국가로 월경하는 걸 일부로 조장하면서 유럽사회의 혼란을 부추겼다. 유럽사회는 즉각 반발하면서 러시아가 배후에서 벨라루스를 조종하면서 유럽사회를 흔들려한다면서 반발했다.


이 사태는 급기야 벨라루스를 지원하는 러시아와 폴란드를 비롯한 서방의 무력 대치로 비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곧바로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서남부 국경 지역인 브랸스키와 쿠르시키로 러시아군 제4전차사단이 이동하면서 9만여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 지난 4월 군사 훈련을 빌미로 10만명의 병력을 투입해 NATO와 긴장을 고조시킨 지 6개월 만이다. 사실상 언제든지 우크라이나로 진격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자와 정부군의 내전이 격화되면서 러시아의 개입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러시아는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또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도 또다른 군사력을 투입하고 있다. 군사 전문 분석 기관 제인스는 “러시아 제1근위 전차군이 중심이 된 보병과 자주포 부대, 기갑 부대가 벨라루스 국경 인근 러시아 옐냐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또 전략 폭격기 TU-22와 TU-160을 벨라루스 영공으로 보내 초계 비행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군사력 추가 배치에 대해 영국 일간 타임스 등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양쪽으로 전선을 분산시켜 서방을 압박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군사훈련으로 맞서는 양 진영]


사태가 이렇게 심각하게 돌아가자 미국을 비롯한 유럽진영은 군사훈련으로 맞섰다. 12일(현지시간)에는 미국, 터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4개국 군함 7척이 흑해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벌였다. 우크라이나 외에는 모두 NATO 소속 국가다.


훈련에는 미 해군 6함대 기함(旗艦) 마운트 휘트니와 구축함 포터, 터키 호위함 야부즈, 루마니아 호위함 마라세스티, 우크라이나 상륙함 유리 올레피렌코와 경비함 슬라뱐스크 등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흑해 북서부의 미군 함정 훈련 해역에서 이탈리아에서 발진한 미 해군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 3대가 초계비행을 벌였고, 키프로스에서 발진한 미 공군 고공정찰기 U-2S(드래건 레이디)도 흑해 북서부 상공과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비행했다.


러시아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이번 훈련에 대해 루마니아 국방부는 나토를 대표해 “이번 훈련의 목적이 흑해 해역 위기 상황에서 나토군의 대응능력을 향상하고, 나토 회원국 해군 간 공조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훈련에 대해 러시아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이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 공군과 흑해함대 전력은 나토군 훈련 상황을 면밀히 추적, 감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공격적인 흑해 해역 군사활동과 흑해 연안 국가들의 (훈련) 참여는 지역 안보와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특히 이번 훈련이 주목을 끈 것은 흑해 해상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의 훈련에 나토 가입을 추진중인 우크라이나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우크라이나가 나토군의 연합훈련에 참여한 적은 있었으나 이번 훈련의 시점이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난민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 진영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루어져 주목을 끈 것이다.


13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가 노르웨이해 등에 투폴례프(Tu)-160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띄우면서 나토군연합의 군사훈련에 맞섰다. 그러자 영국이 전투기를 맞출격시켜 러시아 공군의 도발에 대응했고,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유럽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11일에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EU 회원국들을 비공개로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의 미 공군 기지에서 고공 정찰기 U-2S를 띄워 흑해 북서부 상공과 우크라이나 영공 감시를 시작했다.


영국도 지난 11일 약 10명의 군인을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파견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에 600여명의 특수부대 파견을 준비 중이다. 이는 벨라루스와 러시아군의 동태를 감시하고, 돌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임무로 알려졌다.


이렇게 러시아와 서방진영이 우크라이나 주변 군사 활동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9만여명의 병력을 집중시킨 것에 대해서도 러시아측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획하고 있다는 일부의 언론 보도는 근거없는 긴장 고조 행위”라면서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오히려 "흑해에서 미국을 포함한 나토 국가 공군기들과 정찰기들의 활동이 강화됐다"면서 "이는 러시아 억제와 대응을 자신들의 기본 목적으로 설정한 국가 공군기들의 비행으로 러시아는 이러한 위험에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벨라루스의 ‘난민 밀어내기’란?]


이번 동유럽의 긴장 사태를 촉발한 ‘난민 밀어내기’는 한마디로 벨라루스의 의도된 장난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8일 벨라루스에 체류해오던 중동 지역 출신 난민 수천 명이 유럽국가들로 가기 위해 폴란드 국경을 넘으려 하자 국경 지역에 군병력과 장비 등을 증강 배치해 난민들의 폴란드 진입을 막았다. 현재 이 지역에 약 5000여명의 난민이 모여든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서방의 언론들은 “폴란드 국경으로 난민을 밀어 넣고 있는 벨라루스의 배후에 러시아의 사주가 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이들 난민의 진입을 막기 위해 1만5천 명의 군인과 탱크, 방공무기 등을 국경에 증강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벨라루스의 루카센코 대통령은 “난민 사태에 대한 폴란드 측의 대응이 과도한 것이며 벨라루스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도발적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군사적 대응에 나섰다.


벨라루스군은 12일(현지시간) EU 회원국인 폴란드· 및 리투아니아와 접경한 벨라루스 서부 그로드노주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연합 공수 훈련을 벌였다.


그리고 난민 사태에서 벨라루스를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있는 러시아는 “벨라루스의 난민사태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고 반발하면서 전략 폭격기 Tu-22M3 2대와 Tu-160 2대를 10일과 11일 연이어 벨라루스 영공으로 파견해 초계비행을 펼치며 EU를 겨냥한 무력 시위를 벌였다.


EU는 15일 긴급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난민 사태에 책임 있는 벨라루스 내 인물과 단체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키로 했다.


[북유럽까지 확대되는 러시아-서방진영 무력대치]


이렇게 벨라루스로부터 시작된 러시아와 서방진영의 나토군간 대치는 이제 북유럽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 공군과 영국 공군간의 긴박한 상황이 조성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영국 전투기들이 바렌츠해, 노르웨이해, 북해 등의 공해 상공에서 정례 비행을 하던 러시아 Tu-160 장거리 전략폭격기들에 초근접 비행을 펼쳤다”고 비난했다.


“영국 공군 소속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들이 러시아 전략폭격기에 수십m 거리까지 접근해 위험한 비행을 펼쳤다”는 것이다. 당시 Tu-160 폭격기는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러시아 미그(MiG)-31 요격 전투기들의 엄호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 엄중 경고한 나토]


상황이 이렇게 갈수록 긴박감을 더해가자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러시아 병력 집결이 목격됐다"며 “러시아는 어떤 공격도 시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기 전에 이러한 형태의 군사력을 사용했던 것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의 어떤 추가적인 도발이나 공격적인 행동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토는 러시아의 이례적인 군사력 증강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도 러시아에 대해 엄중 경고]


동유럽에서 펼쳐지고 있는 긴장상황에 대해 미국도 러시아에 대해 공식 경고하고 나섰다. 앤소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안보 및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이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접경지대에서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미-우크라이나 전략대화를 마치면서 "우크라이나 인근 지역 러시아의 이례적 군사활동에 대한 보도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악화하는 공격적 행동은 미국의 심각한 우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상황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미국의 CNN이 지난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도발 의사 철회 않는다면 충돌 불가피]


지금 동유럽 상황은 엄중하다. 결국 러시아가 어떠한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지금 펼쳐지는 위기가 종결될 수도 있고 확전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미국과 EU의 지원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혔다. 물론 아직 나토 내부에서 우크라이나에게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 지위는 부여하지 않았지만 심도 있는 양자 관계를 의미하는 '확대된 기회의 파트너'(EOP) 지위는 인정한 상태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가로막는 요인은 러시아와의 영토 분쟁 때문이다. 영토 분쟁을 겪는 국가가 회원국이 되면 나토 전체가 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번에 또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위협을 가하면서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위협 자체가 유럽국가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국경분쟁에도 불구하고 나토 가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갈수록 위기 국면으로 빠져드는 동유럽. 과연 러시아는 또다시 군사력 철수 결단을 내릴지 아니면 정면 충돌로 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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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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