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美, ‘中에 넘어가서는 안될 5가지 기술’ 경고 - 인공 지능, 양자 컴퓨팅, 생명 과학, 반도체 및 자율 시스템 -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막기 위한 목 조르기’ 앞으로 더 강력해진다 - 11일에도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 미국 반입 제한 법안 서명
  • 기사등록 2021-11-14 22:57:46
  • 수정 2021-11-15 08:24:10
기사수정


▲ ˝중국으로 절대 넘어가서는 안될 미국의 5가지 핵심 기술˝을 보도한 미 CNBC


[美정보당국, 中에 넘어가서는 안될 5가지 기술 엄중 경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패권전쟁을 치루는 와중에 미국 정보당국이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최소 5가지 핵심 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면서 “이 기술들이 결코 중국으로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CNBC는 “미국의 라이벌들이 이 5가지 기술들을 모두 훔치려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한 것이다.


최근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 방첩안보센터(NCSC)가 선정했다는 5가지 핵심 기술은 인공 지능, 양자 컴퓨팅, 생명 과학, 반도체 및 자율 시스템 등이다.


첨단기술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바라보는 미국은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서 절대 중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렇게 “핵심 첨단 기술을 주도해야 앞으로도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내용이다.


NCSC는 미국의 핵심 첨단기술을 빼가려 하는 위험한 국가로 중국과 러시아를 지목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인재 빼가기와 인수 합병, 해킹 및 스파이 활동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미국 기술을 훔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NCSC는 “적대국의 행동은 미국의 주요 분야 경제 리더십을 빼앗고 산업 전반에서 미국의 역량을 위협할 수 있다”며 “자칫하면 미국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잃는 것을 넘어 미국의 기술력이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기술 1: 인공지능(AI)]


NCSC가 중국이나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빼앗아가려는 핵심 기술 그 첫 번째로 지목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분야에 대해 NCSC의 보고서는 “현재 추세대로면 10년 안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인공지능(AI) 분야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미국의 핵심 기술을 훔쳐 가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그 일례로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중국인 해커 2명이 10년간 영국에 기반을 둔 AI 기업 등 서방 기관을 상대로 해킹을 해오다 지난해 미국 정보당국에 체포돼 기소”된 사례를 들었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기술 탈취는 러시아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러시아 스콜로보 과학기술연구원(Skolkovo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및 스콜코보 재단(Skolkovo Foundation)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정보당국자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그 이유는 “스콜코보 재단의 운영자가 러시아 재벌 빅토르 벡셀베르크(Viktor Vekselberg)인데, 문제는 벡셀베르크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 불법적으로 일한다는 의혹으로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라는 데 있다.


이렇게 미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중국 기술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상당한 수준을 넘어 미국의 기술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이 전기처럼 모든 산업과 기술에 활용되는 범용 기술이고,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는 점에서 미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국방부에서 AI 기술 도입을 담당했던 니컬러스 차일란 전(前)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AI와 머신러닝(기계학습), 사이버 기술 발전 덕분에 세계 지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중국의 우위는) 기정사실이며 향후 15~20년 동안 중국과의 싸움에서 (이길) 가망이 없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NCSC도 중국으로 넘어가서는 안될 첫 번째 기술로 인공지능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기세를 보이자 미국이 중국과 거래하는 자국 테크기업을 단속하고, AI 필수 부품인 반도체 공급망을 통제하는 등 견제에 들어간 것이다.


[핵심기술 2: 양자컴퓨터]


美정보당국이 선정한 두 번째 핵심기술은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ing)다. 양자컴퓨터란 기존 컴퓨터를 뛰어넘는 연산 능력을 갖춘 컴퓨터로, 양자역학 이론에 기반을 둬 계산한다.


NCSC는 “양자컴퓨터의 핵심기술은 경제적 이점을 넘어 안보 차원에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 유출되면 절대 안되는 치명적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NCSC는 그 이유에 대해 “대규모 양자 컴퓨터는 사이버 안보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프로토콜의 암호 해독까지 가능한 만큼, 국가 안보 및 경제 커뮤니케이션을 보호하는 인프라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이 만약 양자컴퓨팅 기술의 우위에 선다면) 양자 컴퓨터를 통해 미국이 가진 모든 암호화 시스템을 깰 수 있고, 양자 레이더로 미국의 스텔스 항공기와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등의 해외 경쟁자들이 자국의 양자 컴퓨터 기술 발전을 위해 미국의 전문가들을 빼앗아 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양자컴퓨터 기술에서의 승자가 엄청난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술의 절대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 NCSC의 판단이다.


[핵심기술 3: 생명과학]


美정보당국이 선정한 세 번째 핵심기술은 ‘생명과학’(Bioscience)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명과학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생명과학 기술 탈취는 그만큼 강력해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생명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독일 바이엘 공장과 화이자의 중국 공장, 위탁제조사 씨맵(CMAB) 바이오파마 중국 공장을 중국 우시 바이올로직스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미국 델라웨어와 매사추세츠, 아일랜드에도 제조 공장을 지으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미국의 안방까지 쳐들어와 생명과학 기술의 진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생명과학 분야의 경우 미국이 생산과 관련해 중국의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제조 규모를 늘리려면 지식재산권(IP)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NCSC의 지적이다.


[핵심기술 4: 반도체]


美정보당국이 선정한 네 번째 핵심기술은 반도체(Semiconductors)다. NCSC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매우 취약하다”면서 “미국의 반도체 공급이 대만 TSMC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다 보면 “중국과 같은 적대국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접근해 칩을 심는 방식으로 미국의 상업·방위 시스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 정부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한 것이다.


NCSC가 경고한 대표적 사례는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이 한국 매그나칩반도체를 14억 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한 일”로 “이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야망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매그나칩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사물인터넷(IoT),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분야에서 특허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결국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장악해야 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미국은 우선 안보상 이유를 들어 중국 반도체 회사를 견제하는 한편 자국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착수했다. ‘반도체 진흥법’ ‘미국 파운드리법’ 등을 잇달아 제정했고, 올 4월엔 인프라 개선에 52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로 정부 정책에 화답했다. 지난 3월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규모 공장 두 개를 신설하는 등의 200억달러(약 23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미국의 반도체 분야 집중 투자로 조만간 인텔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압도적 1위인 대만 TSMC, 2위 삼성전자와 함께 조만간 3강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 7월 세계 최대 통신 반도체 제조사 퀄컴, 온라인 유통 공룡 아마존과 차세대 칩 생산을 계약하며 파운드리 재진입을 결정했고, 이어 파운드리 분야 3~4위를 오가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도 가세했다.


미국이 이렇게 반도체 산업의 전폭적인 육성과 지원에 나선 것도 결국 일단 미국내 반도체 생산 비율을 높이겠다는 것이고, 더불어 반도체 핵심 기술의 중국 유출을 차단함으로써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핵심기술 5: 자율시스템]


美정보당국이 선정한 다섯 번째 핵심기술은 챠량 자율주행을 비롯한 이른바 ‘자율 시스템’(AS, Autonomous systems)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국이 해커를 고용해 미국의 운전자 관련 데이터를 빼가게 되면 국가안보 차원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중국이 국영기업인 홍콩업체를 내세워 이탈리아 군용드론업체를 인수해 AS 기술을 확보하려 한 적이 있었다.


또한 2018년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자율주행차 기술 등 애플의 영업기밀을 몰래 빼내 중국 자동차업체로 이직하려 한 전직 애플 직원 엔지니어 장샤오랑을 체포한 적도 있었다.


[‘중국 목 조르기’ 앞으로 더 강력해진다]


미국의 첨단기술에 대한 중국 유출 경계심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 같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의 미국 반입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압박 관련 문건에 서명한 이날은 시진핑 주석이 6중전회를 통해 사실상의 장기독재 발판을 마련한 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다.


백악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금지목록에 올린 회사의 제품을 승인 혹은 검토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보안장비법(Secure Equipment Act of 2021)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에 대해 중국 공산당과 연계 및 스파이 행위 가능성을 들어 국가안보 위협으로 분류한 바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0월에도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의 미국 영업허가를 취소했다. 미국의 중소 통신사가 화웨이 등 기존 장비를 다른 장비로 교체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19억 달러의 기금도 마련해 운용에 나섰다. 철통 방어에 나선 셈이다.


미국은 이러한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는 경제번영 네트워크(EPN)와 함께 중국의 첨단기술 획득 및 발전정책을 제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갈수록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중국에 대한 압박은 날로 강해질 전망이다. 중국이 이러한 미국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까?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000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