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생필품 비축하라” 공지에 난리 난 중국 - 中상무부 "생필품 비축" 공지, 대만과의 전쟁설 퍼저 -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 목숨건 中, 지역봉쇄 염두 -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전면 지역봉쇄, 인민들만 죽을 판
  • 기사등록 2021-11-04 11:40:20
  • 수정 2021-11-04 16:36:21
기사수정



[중국 정부, 갑자기 ‘생필품 비축하라!’ 공지]


중국 정부가 갑자기 “돌발상황에 대비해 채소 등 생필품을 비축하라”는 공지를 발표하자 중국 인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일 밤 홈페이지에 ‘올겨울과 내년 봄 채소 등 생필품 공급 및 가정 안정에 관한 통지’를 올리면서 각 가정에 “일상생활과 돌발 상황을 대비해 일정량의 생필품을 비축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 지방정부에 육류 등 생필품 비축 규모와 채소 공급 계획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리 안해도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가 다시 번지고 있고 식료품 가격까지 폭등한 상황에서 갑자기 ‘생필품 비축’이라는 지시까지 내려오자 중국인들은 당황하면서 그러한 지시를 정부당국이 내린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 당국의 이러한 공지에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관련 고시를 캡처한 화면과 함께 이를 대만 문제와 연계시키는 글들이 쏟아졌다.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에 대비하라는 것 아니냐”는 글들이 확산된 것이다. #대만전쟁과 관련된 키워드는 2일 하루동안 웨이보의 검색 트렌드 1위를 차지했고, 1800만 건 이상이 유통될 정도로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이미 한달 여전 장쑤성과 산둥성 지역 당국이 ‘가정 비상 용품 권장 목록’으로 “라면, 생수, 통조림햄 등을 사두라”고 권고한 내용까지 SNS에 올라오면서 대만과의 전쟁 소문은 거의 기정사실화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확대됐다.


이 여파로 일부 도시의 수퍼마켓에는 생필품을 사려는 ‘패닉 바잉’ 현상도 빚어졌다. 한 웨이보 유저는 “이 소식이 나오자마자 내 주변 모든 노인들이 수퍼마켓으로 미친듯이 물건을 사러갔다”고 올렸고, 홍콩 명보는 2일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의 한 수퍼마켓에 손님이 몰리며 채소 판매대가 텅 비기도 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불안 확산에 긴급 진화 나선 중국]


논란이 커지자 곧바로 중국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주샤오량 상무부 소비촉진국장은 2일 중국 관영 CCTV에 출연해 “현재 생필품은 충분하다”며 “(비축) 통지를 발표한 것은 지방정부가 수요를 예측해 저장 채소를 미리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사실 지금 중국은 지난 여름의 폭우와 저온 현상 등의 영향으로 일부 채소 가격이 작년 대비 20% 가까이 오를 정도로 가격이 폭등했다. 14억 인민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식량 위기가 닥치자 중국 당국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중국의 최대 채소 재배지인 산둥지역의 농작물들이 냉해를 입으면서 오이ㆍ시금치ㆍ브로콜리 등 야채 가격이 10월 초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특히 “시금치는 ㎏당 최대 16.67위안(약 3000원)으로 돼지고기 일부 품목보다 비싸졌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러한 여파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것이 가디언의 보도 내용이다.


중국은 그래서 이미 ‘식량 안보’를 내세우면서 철저한 식량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시진핑 주석까지 직접 나서 음식 낭비를 줄이자는 ‘잔반 없애기’ 운동을 펼칠 정도다.


이렇게 해명을 했음에도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자 중국 당국은 CCTV·경제일보 등 관영매체들을 통해 “고시의 원래 의도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라는 의미”라며 “지나친 상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또한 상무부가 직접 나서서 “현재 식료품의 공급량은 충분하다. 정부의 야채 비축량도 풀 것”이라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당국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생필품 비축 지시와 관련한 논란은 3일에도 중국의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등에는 한 시(市)급 인민무장부 명의로 “대만 문제가 엄중하다”면서 “예비역들은 언제든 소집에 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메시지가 퍼지자 인민무장부는 “관련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긴급 해명에 나서는 해프닝까지 일어났다.


[中 생필품 비축 공지는 왜 나왔을까?]


사실 중국에서 이렇게 비상상황을 가정한 생필품 비축 공지가 뜬 것은 아주 이례적이기는 하다. 지난 2010년 1월, 중국 정부 당국은 악천후로 인해 식료품의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생필품 비축 공지를 낸 바는 있다.


그런데 이 당시에는 악천후로 인한 식료품 공급 비상이라는 분명한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는 중국 상무부가 이번 공지를 띄우면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아 이렇게 엄청난 여론의 소용돌이를 몰고 온 것이다. 물론 지금도 야채 등의 식료품 공급 비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TV에 출연한 상무부 시장운영 및 소비촉진사 사장인 주샤오량도 음식 공급이 당장 문제 될 상황은 아니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식료품 공급에 비상상황이라 할 정도의 위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도대체 중국 정부 당국은 왜 생필품 비축이라는 긴급 공지를 내린 것일까?


일단 중국의 경제일보는 “공지의 의도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조치 대비를 위한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상 상황에 대한 가정의 인식 개선을 촉진하고 국가 비상 시스템을 위해 생필품 비축을 늘리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쉬 인스티튜트의 광칭유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상무부 공지가 팬데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AFP통신은 “중국이 내년 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방역 고삐를 점차 조이고 있는 만큼, 방역 강화를 앞두고 발표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자국내 코로나19 발생을 근절시킨다며 봉쇄와 장기 격리 등 엄격한 규제를 계속해온 중국은 ‘코로나 0(Zero Corona)’를 내세우면서 내년 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점점 더 강력한 규제 조치들을 채택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2주간 전체 31개 성·시 가운데 절반인 16개 성·시에서 코로나가 재발했다. 중국 대표적 놀이공원인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1~2일까지 이틀간 문을 닫았다. 중국 매체는 폐쇄 이틀 전 10만명 가까운 사람이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0월 30일 디즈니랜드를 다녀간 잔(佔)모씨가 3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자 중국 방역 당국은 잔(佔)모씨와 직접 접촉도 없었던 이날 디즈니랜드 안에 있던 3만4000여 모든 관람객의 퇴장을 중단시키고 전원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결국 관광객들은 이날 밤이 돼서야 디즈니랜드를 떠날 수 있었다. 완전 감금 상태에서 코로나 검사를 강행한 것이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디즈니타운 관련 인원 3만3863명에 대한 코로나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해프닝에 대해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초현실적인(surreal) 장면이었다”면서 “중국 정부의 강력한 ‘무관용’ 정책을 실감케 한 최신 사례”라고 평했다.


일간 가디언도 “3만4000명 전수조사를 촉발시킨 여성 확진자가 실제 디즈니랜드에 갔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런 일은 또 있었다. 3일 중국중앙방송(CCTV) 보도를 보면 보통의 나라들에서는 역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사태가 벌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일, 베이징 관내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각 1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씩 발생했다. 그러자 베이징 차오양구 보건당국은 교사와 학생 전원을 사실상 학교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막은 채 감염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결국 모든 학생들이 이튿날 새벽 핵산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에 머물러야 했다. 그동안 학생들은 외부에서 긴급 공수한 도시락을 먹으며 대기해야 했고, 학교 밖에는 학부모들이 찾아와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또한 교육 당국은 두 학교 외에 확진자와 연관된 학교 16곳도 휴교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중국은 지금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거나 머문 시설을 폐쇄하고 해당 장소 방문자 전원이 핵산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펴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생필품 비축’ 공지간에는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이를 알려면 과거 중국의 코로나 대응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월 지린성(吉林省) 퉁화시(通化市)가 예고 없이 봉쇄되어 현지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 부족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밀접 접촉자들이 확인되자 아무런 통보도 없이 갑자기 도시 전체를 봉쇄해 버린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전면 봉쇄를 했으면서 식료품을 전혀 지원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15일간의 봉쇄 동안에 음식 배달은 딱 한번 있었다고 한다. 그것도 마늘종 한 단, 무 두 개, 당근 세 개, 배추 한 포기, 양파 세 개, 국수 네 봉지가 전부였다고 한다.


중국의 이러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보면 지금 중국이 왜 전 인민들에게 ‘식료품 비축’ 공지를 내렸는지 알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오는 2월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중국에서 코로나가 발생하면 어느 지역이든지 전면 봉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중국은 그간 국경 봉쇄와 표적 봉쇄, 장기 격리 등 '감염 제로' 전략을 통해 확진자 수를 비교적 낮게 유지해 왔지만, 최근 지역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코로나 확진자 발생이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지침 때문에 도시 봉쇄를 할 수도 있어서 미리 식료품을 비축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다.


[중국은 왜 올림픽에 목숨 걸까?]


중국이 이렇게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목숨을 거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중국이라는 사회주의 정권의 우수성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함이다. 중국 당국은 외국에 비해 코로나가 덜 발생한다는 사실을 정권의 정당성으로 선전해왔다.


다시말해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로 인해 고생하고 있지만 중국이라는 시진핑 특색 사회주의 체제는 이렇게 완벽하게 코로나를 통제하고 있다”는 체제 선전용으로 올림픽을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과 직결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베이징 올림픽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고집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의 도쿄 올림픽과 대비시키면서 중국의 특색사회주의를 이끄는 시진핑의 지도력을 과시하는 이벤트로 동계 올림픽을 삼으려 한다. 이를 위해 ‘제로 코로나’를 대외에 과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 억제책을 쓰려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른 시일 내에 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중국내 지역 봉쇄 소식을 듣게 될 것이다. 그때 중국 상무부의 ‘식료품 비축’ 지시가 왜 이루어진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가 바로 중국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991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