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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 고향까지 불탔다…우크라 대반격, 러시아 ‘전쟁의 돈줄’ 정조준 - 푸틴의 고향에서 치솟은 불길, 젤렌스키의 어퍼컷 - 전쟁을 먹여 살리는 석유망을 겨눈 우크라 - 미국 정보공유 재개…반격과 방어는 함께 가야 한다
  • 기사등록 2026-10-19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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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고향에서 치솟은 불길, 젤렌스키의 어퍼컷]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가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시설까지 불길에 휩싸였다. 우크라이나를 겨울 추위와 정전으로 굴복시키려는 러시아가 자국의 에너지·물류 거점을 방어해야 하는 부담에 직면했다. 전쟁을 오래 끌면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푸틴의 계산에 우크라이나가 다시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푸틴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이 타격받았다”면서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푸틴의 정치적 출발점까지 공격받았다는 점에서 군사적 타격을 넘어선 상징성을 지닌다”고 보도했다. 크렘린이 전쟁의 성과를 선전하는 동안, 러시아의 대표적인 대도시에서는 후방의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다. 


로이터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주변 레닌그라드주의 석유시설, 물류거점과 데이터센터 등이 공격받았으며 현지 당국은 사망 1명, 부상 15명을 발표했다”면서 “석유 터미널과 저유시설, 산업용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전자상거래업체 오존은 물류거점 화재를, 인터넷기업 VK는 데이터센터 피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BC News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밤사이 여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1,01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규모 요격 주장에도 주요 경제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방어에 성공했다는 러시아의 발표와 후방에서 드러난 피해 사이에 간극이 생긴 셈이다. 


[전쟁을 먹여 살리는 석유망을 겨눈 우크라]


이번 공격의 핵심은 석유시설이다. 석유 터미널과 저유소는 원유를 연료로 만드는 정유공장과 달리, 석유제품을 저장하고 옮기며 출하하는 거점이다. 생산시설이 가동되더라도 저장·운송에 차질이 생기면 판매와 공급이 영향을 받는다. 이번 화재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출하 차질을 일으켰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겨냥한 경제적 약점은 분명하다.


반복 공격은 피해 시설의 복구비에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는 우회 운송과 재고 확보에 비용을 쓰고, 재공격을 막기 위해 방공망도 보강해야 한다. 전선에 투입할 자원과 후방을 지킬 자원을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할수록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공격 범위가 석유시설에서 물류·정보시설로 넓어지면 방어 부담은 더욱 커진다. 러시아는 군사기지와 탄약고뿐 아니라 항만, 저장시설, 대도시의 경제거점까지 보호해야 한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경제가 마비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넓은 국토의 핵심 시설을 모두 지켜야 한다는 과제는 장기전의 부담을 러시아 안으로 돌려보낸다.


[‘에너지 휴전’으로도 멈추지 않은 공습]


이번 공격을 이해하려면 지난 열흘간 워싱턴에서 벌어진 일을 되짚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9월부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문제 삼아 왔다. 그는 9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소 공격 중단을 촉구하며, 그 공격을 세계적 디젤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어 10월 9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며 러시아가 디젤 30만t 이상을 즉시 풀고 추가로 150만t을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미국 수입을 포함한 러시아산 디젤 거래를 2027년 4월 7일까지 허용하는 임시 면허를 발급했다. AP통신은 “개전 이후 디젤 제재를 표준인 30일을 넘겨 장기간 완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틀 뒤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즉각 '에너지 휴전'이 발효됐다”고 올렸지만,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키이우는 허를 찔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악시오스에 “휴전 소식을 처음 듣는다”고 밝히며,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공격이 그날도 계속됐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는 휴전 선언 이후 며칠간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췄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의 폭격이 이어지자 공격을 재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 발표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석유·가스 시설을 76차례 넘게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워싱턴의 대러 유화책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가 제재 완화나 합의에 대해 어떠한 상응하는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오히려 러시아는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전쟁에 대한 자신들의 도박이 성공적이며 계속 싸울 수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로 키이우를 탓했다. 그는 15일 뉴스맥스 진행자 롭 피너티(Rob Finnerty)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또다시 정유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세계 유가를 더 올리는 행위일 뿐"이라며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공격할 다른 목표물은 얼마든지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디젤 값과 중간선거, 그리고 제재 면제]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 이면에는 국내 정치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디젤 평균 가격은 9월 말 갤런당 6.527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디젤 가격은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70% 가까이 뛰었고, 제재 면제 조치는 중간선거를 3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그러나 러시아산 디젤이 가격을 끌어내릴 여력은 제한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정유소 공격으로 내수조차 맞추기 어려워지자 7월부터 디젤 수출을 막아 왔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러시아의 디젤 생산량이 약 30% 줄었다고 본다. 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들여오는 러시아산 디젤 물량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우크라이나의 정유소 공격 자체가 러시아의 공급 여력을 깎아 왔다는 점에서, 키이우가 공격을 멈추라는 요구는 곧 자신들의 핵심 지렛대를 내려놓으라는 요구와 같다. 


워싱턴의 대러 정책 전환은 16일 정점을 찍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행정명령에 서명해 이른바 '린지 그레이엄법(Graham Act)'에 담긴 대러 제재 상당 부분의 적용을 면제했다. 그는 행정명령에서 이 조치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지난달 서명한 것으로,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원을 조이는 것을 목표로 한 광범위한 제재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우리가 해결책을 찾을 것이고, 여러분도 찾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좋은 결정이며, 국가에 좋은 결정이 될 것이고, 저는 세계에도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결정을 옹호했다. 반발도 거세다. 척 슈머(Chuck Schumer)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조치를 러시아 경제에 생명줄을 대 주는 '악마와의 거래'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보공유 재개…반격과 방어는 함께 가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NBC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정보공유가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핵심은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정보다. 정보공유 복구는 우크라이나 방어에 중요한 변화지만, 이것이 이번 상트페테르부르크 공격을 가능하게 했다고 연결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을 공격하는 능력과 자국 도시를 지키는 능력은 함께 강화돼야 한다. 장거리 드론이 러시아에 손실을 입혀도 우크라이나의 전력망과 산업시설이 더 빠르게 파괴된다면 전쟁 지속 능력은 약해질 수 있다. 공격의 성과를 유지하려면 조기경보, 요격체계, 전력시설 복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이다.


나토도 겨울을 앞두고 방공 지원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14일 “동맹국들이 특히 우크라이나 방공을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군사전문가 해미시 드 브레튼고든이 제안한 서방 공군의 방어 임무 역시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다만 공군 투입은 나토의 확정된 계획이 아니며, 직접 충돌 위험과 작전 가능성을 따져야 하는 제안이다. 


[Why Times Insight | 푸틴이 시작한 소모전, 러시아의 미래를 태우고 있다]


이번 공격의 의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불이 났다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푸틴이 기대했던 장기전의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가 더 많은 병력과 자원을 동원해 버티면 우크라이나가 먼저 무너지고 서방도 지칠 것이라는 계산에, 러시아 후방의 지속적인 손실이 새로운 부담으로 들어온 것이다.


첫째, 전쟁을 연장하는 것이 러시아에도 국력 소모가 되고 있다. 공격받은 시설을 복구하고, 다시 방어하고, 손실을 메우는 데 돈과 인력이 들어간다. 이런 부담이 반복되면 러시아는 전선에서 얻는 성과와 후방에서 치르는 대가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장기전이 자동으로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전제는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


둘째, 푸틴의 정치적 약속도 압박받는다. 크렘린은 전쟁을 계속하면서 국민에게는 안정된 일상과 강한 국가를 약속해 왔다. 그러나 대표적인 대도시의 석유시설과 물류거점까지 공격받으면, 전쟁을 멀리 떨어진 전선의 일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국가가 승리를 장담하는 동안 국민과 기업은 방어의 빈틈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셋째,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푸틴에게 전쟁 지속의 대가를 납득시키는 데 있다. 한 번의 화재로 러시아가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반복되는 타격과 복구 부담이 군사적 성과를 잠식하면,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 러시아의 힘을 키우는지 소진하는지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러시아의 패배가 확정됐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푸틴이 전쟁을 계속할수록 승리에 가까워진다는 보장도 없다. 우크라이나를 소모시켜 굴복시키려던 침략이 러시아 자신의 경제 기반과 국가 역량을 갉아먹는 전쟁으로 돌아오고 있다. 푸틴의 고향에서 치솟은 불길은 그가 자초한 장기전이 끝내 자신의 권력과 러시아의 미래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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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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