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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 도대체 어디까지 몰렸나?” 러시아 전쟁 시스템에 나타난 세 가지 균열 - 첫 번째 균열 - 21개월 공들인 전선이 흔들렸다 - 두 번째 균열, 500㎞ 후방 러시아 공군기지까지 얻어맞았다 - 세 번째 균열, 그리고 나온 “이제 규칙은 없다”
  • 기사등록 2026-10-06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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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균열 - 21개월 공들인 전선이 흔들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5년째 가을은 심상치 않다. 돈바스 북부에서는 러시아군이 장기간 쌓아 올린 전과가 우크라이나의 ‘비발디 작전’으로 흔들리고 있고, 이제는 러시아 본토의 이스칸데르 미사일 운용진지와 군용 비행장까지 우크라이나 장거리 공격에 노출되고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감청 정보를 근거로 푸틴이 공습 제한을 풀면서 “이제 규칙은 없다”는 취지의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시베리아에서는 페스트 연구시설 직원이 의문의 폐렴으로 숨지면서 미국 정부까지 상황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전선과 후방, 그리고 러시아 내부 통제 시스템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세 가지 균열. 푸틴은 과연 어디까지 몰리고 있는 것일까.


AP통신은 6일, “푸틴에게 지금 가장 뼈아픈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몇 ㎢를 잃었느냐가 아니라, 전쟁의 충격 자체가 러시아 영토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면서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장거리 타격을 통해 러시아 전체 정유능력 가운데 51%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는데, 공격 대상에는 모스크바와 야로슬라블, 우스트루가, 페름, 사라토프, 시즈란 등의 정유시설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AP는 이어 “전쟁은 이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러시아의 에너지와 경제, 그리고 전쟁 수행 능력 그 자체를 향해 거꾸로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러시아 후방이 공격받는 동안 돈바스 전선에서도 푸틴에게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 뉴스 웹사이트인 메두자(Meduza)는 5일 공개된 전장영상과 양측 발표를 분석한 최신 전황평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리만 방면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발디 작전’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두자가 특히 주목한 것은 러시아 측 주장과 실제 전황의 차이다.


메두자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 대규모 병력을 포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러시아군을 제1방어선에서 밀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작전 자체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서 21개월 이상 조금씩 만들어 놓은 전과가 수개월에 걸친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상당 부분 흔들렸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흐름은 숫자로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10월 1일 전황평가에서 “러시아군이 9월 한 달 동안 우크라이나 영토 175.54㎢를 장악했지만, 반대로 293.59㎢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 118.05㎢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인명 손실이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9월에만 4만6320명의 인명 손실을 기록했다. 2026년 들어 가장 많은 월간 손실이며 3개월 연속 4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대해 ISW의 표현은 더욱 직설적이다. ISW는 “러시아군은 9월 4만6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내고도 기껏해야 영토를 전혀 얻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지난 수년간 의존해 온 병력 중심 소모전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비발디 작전의 의미도 상당히 중요하다. ISW가 공개자료를 통해 확인한 비발디 작전의 해방 면적은 최소 147㎢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위치다. 러시아군은 리만을 압박하면서 장기적으로 슬로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요새 벨트’를 동쪽과 남쪽에서 광역 포위하려 했다. 그런데 리만 돌출부가 흔들리면서 이 계획에도 문제가 생겼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블로거들조차 비발디 작전이 러시아군의 슬로뱐스크 동쪽 진격을 방해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결국 비발디가 흔든 것은 147㎢의 땅만이 아니다. 푸틴이 그려왔던 돈바스 북부 전선의 그림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균열, 500㎞ 후방 러시아 공군기지까지 얻어맞았다]


문제는 러시아의 에너지시설만 공격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4일 “알파 특수작전센터가 운용한 드론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약 500㎞ 떨어진 후방인 러시아 남부 아디게야공화국의 한스카야 군용비행장을 공격했다”면서 “드론 공격으로 Su-35 다목적 전투기와 Su-34 전투폭격기, 탄약고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Su-34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선과 도시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활공유도폭탄의 주요 운반 플랫폼이며, Su-35 역시 러시아 공군의 핵심 전투기”라면서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공격 지점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전투기를 하늘에서 격추하는 것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전선에서 500㎞ 떨어진 출격기지까지 찾아가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 와중에 러시아 후방 방공망에서는 황당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10월 1일 보로네시주에서 러시아 Mi-8 헬리콥터가 추락해 승무원 3명이 숨졌다. 문제는 사고 원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사채널들은 당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을 요격하던 러시아 Su-35 전투기가 Mi-8을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오인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의미는 상당하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항공기를 직접 파괴하지 않고도 러시아 방공망을 극도로 긴장시키면서 피아식별과 지휘통제에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 균열, 그리고 나온 “이제 규칙은 없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의 폭로가 나왔다. 젤렌스키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확보한 정보와 크렘린 관계자들의 감청통신을 근거로 “푸틴이 기존 공습 제한을 풀고 민간시설을 포함한 공격 범위를 확대하는 새로운 지침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나왔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이제 규칙은 없다.”


그리고 3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도 젤렌스키는 “푸틴이 민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이른바 ‘새로운 독트린’을 승인했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 정유시설을 계속 공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크렘린은 학교와 병원 등 민간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격한다는 주장을 부인했지만, 불과 하루 뒤 러시아 공습이 다시 민간 지역을 강타했다.


로이터는 5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의 주거지역에서 6명이 숨지고 59명이 부상했다”면서 “부상자 가운데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자포리자에서는 러시아 드론이 아파트 건물에 화재를 일으켰고, 슬로뱐스크에서도 러시아 공습으로 민간인이 숨졌다.


[시베리아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터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는 전쟁과 전혀 다른 성격의 돌발 악재까지 발생했다. 로이터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의 페스트 연구시설에서 근무하던 28세 연구원 다리야 시필로바가 ‘원인 불명의 폐렴’으로 숨졌다”면서 “현지 보도를 통해 페스트 병원체와 관련된 실험실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국은 약 200명을 격리 또는 의학적 관찰 대상으로 관리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현재까지 시필로바가 실제 페스트에 감염됐다는 사실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러시아 당국의 초기 정보 공개를 둘러싸고 혼선이 이어지면서 미국 정부까지 상황을 주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직접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서 발생한 상황을 심각한 문제로 평가하면서 미국이 필요한 경우 러시아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지금 중요한 것은 공포가 아니라 정확한 원인 규명과 투명한 정보 공개다. 다만 전쟁에 막대한 국가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보건 문제까지 국제사회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또 하나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


[Why Times Insight]


푸틴이 처한 상황을 단순히 ‘러시아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푸틴이 막대한 인명과 돈을 투입하고도 원하는 속도로 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사이 전쟁의 비용이 러시아 영토 안으로 빠르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균열은 전선이다. 리만에서는 러시아가 장기간 쌓아 올린 전과가 흔들렸고, 슬로뱐스크를 향한 향후 진격계획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 균열은 후방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정유능력의 51%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선에서 약 500㎞ 떨어진 군용비행장까지 공격받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균열은 푸틴의 전쟁 방식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이제 규칙은 없다”는 명령 의혹이 등장했고, 러시아는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실이라면 이것은 푸틴의 자신감보다는 조급함을 보여주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지상전에서 결정적인 돌파구를 만들지 못한다면 우크라이나의 도시와 에너지망을 공격해 국민의 전쟁 지속 의지를 꺾고, 새로운 난민 압력을 만들어 유럽 내부를 흔드는 방식으로 전쟁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베리아의 페스트 의심 사건은 이 세 가지 군사적 균열과 직접 연결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전쟁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예상하지 못한 보건 사건까지 발생하고 미국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크렘린에는 또 하나의 부담이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푸틴이 얼마나 절망했느냐가 아니다. 궁지에 몰렸다고 판단한 푸틴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다. 병력을 더 동원할 것인가. 우크라이나 도시와 전력망에 대한 겨울 대공습을 확대할 것인가. 다시 핵 위협의 수위를 높일 것인가. 아니면 전쟁 목표를 낮추고 협상으로 방향을 돌릴 것인가.


푸틴의 선택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몇 달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푸틴에게 가장 위험한 순간은 승리를 확신할 때가 아니라,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단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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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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