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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中 “한국 제쳤다” 떠들썩했는데…실제론 최저속도, 로봇도 외국산기술 의존 - ‘세계 최초’에 중국이 들썩였지만... - 더 이상한 것은 바로 전날까지 ‘고객 검증 중’이었다는 점 - 하드웨어 중국, 두뇌는 아직 외국에 의존
  • 기사등록 2026-09-01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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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에 중국이 들썩였지만...]


중국이 또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창신메모리)가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6를 양산해 샤오미의 신형 폴더블폰에 세계 최초로 탑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발표 내용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CXMT가 실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이 만들어낸 ‘한국 반도체를 제치고 세계 최초’라는 이미지와 실제 기술 수준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같은 시기 중국 로봇업계에서는 화웨이 출신 기술 원로가 “중국산 로봇의 76%가 해외 ROS에 의존한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여기에는 전형적인 중국식 불러핑이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월 30일, “CXMT는 전날 공식 웨이보를 통해 LPDDR6 메모리의 양산을 시작했으며 9월 출시 예정인 샤오미 18 폴드에 최초 탑재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까지 직접 나서 이를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발표된 CXMT LPDDR6의 최고 데이터 전송속도는 12.8Gbps(1초 동안 10억 개의 비트(bit)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인터넷 속도 단위), 최대 용량은 16GB다. LPDDR6는 기존 LPDDR5X보다 대역폭과 데이터 처리능력을 크게 높인 차세대 저전력 D램이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CXMT의 발표는 중국 반도체산업의 중요한 기술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배해온 첨단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최신 규격 제품을 상용기기에 공급한다는 것 자체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전 세계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IT 기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독일 기반의 글로벌 IT 전문 리뷰 웹사이트인 Notebookcheck는 “CXMT가 내세운 LPDDR6의 최고속도는 12.8Gbps지만 샤오미 18 폴드에서 Xring O3 프로세서와 함께 작동하는 속도는 10.667GT/s (Giga-Transfers per Second, 초당 10억 번의 전송 횟수)수준”이라면서 “LPDDR6 표준 자체는 10.667Gbps에서 최고 14.4Gbps까지를 포괄하는데, 즉 샤오미 제품에 실제 적용되는 CXMT 메모리의 작동속도는 LPDDR6 규격 가운데 가장 낮은 구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관계를 하나 구분해야 한다. 이것만으로 CXMT가 “12.8Gbps라는 가짜 스펙을 발표했다”고 할 수는 없다. 메모리 자체의 최고 지원속도와 특정 스마트폰에서 메모리 컨트롤러와 결합해 실제 사용하는 속도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가짜 LPDDR6’가 아니다. 중국 언론과 산업계가 이 발표를 어떻게 포장했느냐에 있다.


[더 이상한 것은 바로 전날까지 ‘고객 검증 중’이었다는 점]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CXMT가 8월28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서는 “LPDDR6 제품을 주요 고객에게 보내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양산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매체 보도에서도 같은 내용이 확인된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CXMT는 공식 웨이보에서 “LPDDR6 정식 양산”을 선언했다. 물론 기업의 재무보고서 작성 기준일과 공식 발표 시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모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CXMT는 현재까지 수율과 실제 생산량 등 ‘양산의 질’을 판단할 핵심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확인된 사실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렇다. CXMT가 LPDDR6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메모리 시장의 기술주도권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빼앗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으며 그렇게 주장한다는 것은 사실상 엄청난 과장이다.


[오히려 중국이 강조한 것은 ‘세계 최초’였다]


실제로 해외 기술매체들도 CXMT의 성과를 훨씬 신중하게 평가한다. CXMT가 명확하게 앞선 부분은 LPDDR6 양산과 이를 탑재할 구체적인 상용 스마트폰을 동시에 공개한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LPDDR6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 하반기 양산 계획을 밝힌 상태였기 때문에 이것을 곧바로 “중국이 한국보다 LPDDR6 기술에서 앞섰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도 안되고 그렇게 말한다면 사실상 사기에 다름없다.


더구나 CXMT의 최고 속도는 12.8Gbps인 반면 LPDDR6 표준의 최고 구간은 14.4Gbps다. 결국 ‘상용제품 발표 시계’에서는 중국이 먼저 깃발을 꽂았지만, 그것이 곧 ‘기술력에서 세계 1위가 됐다’는 의미는 아닌 셈이다.


[그런데 로봇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중국의 또 다른 전략산업인 로봇에서도 ‘화려한 발표와 실제 기술력 사이의 거리’가 드러났다. 화웨이 기술 원로 출신으로 현재 선카이훙 CEO인 왕청루는 “중국 로봇의 76%가 여전히 해외 ROS(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을 쉽게 돕는 오픈소스 메타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핵심 알고리즘 자립률도 40%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왕청루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소프트웨어다. ROS는 독립적인 완성형 운영체제라기보다는 리눅스 위에서 작동하는 로봇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미들웨어에 가깝다. 그의 주장은 “중국이 로봇 몸체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소프트웨어 기술스택의 핵심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춤추고 쿵푸는 하는데 공장에서는…”]


이 같은 지적은 서방의 독립적인 분석과도 상당 부분 맞아떨어진다. 로이터는 최근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심층 취재하면서 “중국 로봇이 달리고 춤추고 쿵푸를 하는 데서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 공장에서 인간 노동자를 대체할 정도의 지능과 범용성에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2026년 상반기에만 2억3천만달러 이상을 관련 산업에 지원한 가운데 150개가 넘는 업체가 휴머노이드 경쟁에 뛰어들면서 과잉투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 대표 로봇기업 Unitree Robotics 창업자 왕싱싱조차 이를 인정한다. 그는 지난달 20일 “현재 로봇은 기본적인 조립작업을 할 수 있지만 인간보다 효율이 낮고 새로운 작업이 생길 때마다 다시 훈련해야 한다”며 이것이 대규모 투입을 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중국, 두뇌는 아직 외국에 의존]


그렇다고 중국 로봇산업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중국 문제에 관한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 기관 중 하나인 MERICS 는 “중국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부품 공급망 기업의 약 63%를 장악할 정도로 막강한 제조 생태계를 구축했다”면서 “전기차 산업을 통해 축적한 배터리·모터·센서·액추에이터 공급망도 강력한 무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약점도 분명하다. MERICS는 “AI 훈련·센싱·제어 소프트웨어에서는 NVIDIA 등 외국 업체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정밀 로봇에 필요한 일부 고급 부품에서도 일본과 유럽 의존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것이 현재 중국 기술굴기의 두 얼굴이다. 몸체를 만들고 대량생산하는 능력은 무섭게 성장했지만, 최첨단 기술 전체를 독자적으로 장악했다는 중국의 선전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렇게 서두르는가?]


여기서 CXMT 문제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왜 CXMT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의 본격적인 대량생산 경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LPDDR6 양산’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왜 중국 언론들은 즉각 이를 ‘세계 최초 상용화’와 연결했을까.


단순한 기업 마케팅만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첨단산업이 놓여 있는 정치적 환경도 무시하기 어렵다. 시진핑 지도부는 반도체·AI·로봇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미국과의 장기 기술전쟁에서 중국의 생존을 결정할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막대한 자금과 정책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로봇 분야에서도 시진핑식 ‘기술 해결주의’가 대규모 국가정책과 투자펀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MERICS는 분석한다. 이런 체제에서는 기업에도 끊임없이 “중국 기술이 어디까지 올라왔는가”라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압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Why Times Insight]


CXMT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LPDDR6를 못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 여기까지 따라왔다는 사실 자체는 경계해야 한다. 문제는 기술적 진전과 정치적·선전적 포장이 뒤섞이는 순간이다.


CXMT는 실제 LPDDR6를 만들었지만 중국에서 부각된 이미지는 어느새 “삼성·SK하이닉스를 제치고 중국이 세계 최초가 됐다”로 확대됐다. 로봇 역시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뛰고 춤추고 격투하지만 중국 대표 기업의 CEO조차 공장에서는 인간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범용성이 부족하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중국 기술을 볼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무조건 무시하는 것도, 발표자료를 그대로 믿는 것도 아니다.


특히 한국 언론이 중국 기업이나 관영매체의 ‘세계 최초’, ‘완전 국산화’, ‘기술 돌파’라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쓰기 전에 실제 양산량은 얼마인지, 수율은 어떤지, 어떤 조건에서 나온 성능인지,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는 어디에서 왔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기술굴기는 분명 빠르게 전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발표하는 기술굴기와 실제 기술굴기가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쩌면 CXMT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이것이다. 그들의 ‘세계 최초’라는 메시지는 정말 세계를 향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기술자립의 성공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베이징을 향한 것이었을까.


더 본질적인 것은 중국은 시진핑 주석 중심의 일당 독제체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나 로봇산업이 시진핑 주석의 핵심 관심사라는 점에서 ‘세계 최고’, ‘세계 최초’ 등의 자극적인 단어로 시진핑 지도부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아주 강하다. 


다시말해 중국의 반도체나 로봇 기술업체들의 최우선 관심사는 시진핑 지도부에게 어떤 모습으로 바춰지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그들이 홍보하고 선전하는 대상은 전 세계의 기술전문가들이 아닌 중국 공산당 지도부다. 그래서 현실이나 사실보다 더 앞선 보도자료들로 블러핑하기 일쑤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진핑식 기술굴기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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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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