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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10m 파도·초대형 홍수·산사태…괴물 태풍이 드러낸 중국의 또 다른 위기 - 중국이 지금 '하늘과 땅의 동시 공격'을 받고 있다 -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경제와의 충돌'이다 - 시진핑이 맞닥뜨린 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통치의 시험'
  • 기사등록 2026-07-14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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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금 '하늘과 땅의 동시 공격'을 받고 있다]


경제위기로 흔들리던 중국에 이번에는 초대형 자연재해까지 덮치면서 국가 전체가 또 하나의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더욱 심상치 않은 것은 태풍 하나가 아니라 홍수와 산사태, 토네이도까지 거의 동시에 발생하며 피해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중국은 기상이변을 넘어 경제와 사회, 행정 시스템이 동시에 압박받는 '복합위기(Polycrisis)'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제9호 태풍 '바비(Bavi)'가 지난 11일 밤 저장성 위환시 인근 해안에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두 차례 상륙했으며, 상륙 당시 최대 풍속은 시속 14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1949년 이후 저장성을 강타한 7월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며 “저장성에서만 268만 명이 긴급 대피했고, 상하이와 푸젠성, 베이징 등에서도 대규모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또 “이번 태풍이 규모와 세력 모두 이례적으로 커 해안 지역에는 거대한 폭풍해일을 일으켰고, 내륙 깊숙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급류와 도시 침수, 산사태 위험을 동시에 키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허베이에서는 일부 도로의 침수 깊이가 2m를 넘었고, 랴오닝에서는 주민들이 고립됐으며, 베이징에서도 미윈저수지 방류가 시작되면서 10만 명 이상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빠르게 북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단순한 태풍 피해로만 봐서는 안 된다. 불과 일주일 전 중국 남부를 강타했던 제8호 태풍 '마이삭'의 피해는 아직 복구조차 끝나지 않았다. 광시좡족자치구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헝저우의 류란저수지가 붕괴했고, 순식간에 쏟아진 급류가 마을과 농경지를 덮치면서 최소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 주민은 37만5000명을 넘어섰고, 13만 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농경지 53㎢가 침수되면서 농업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같은 시기 중부 후베이성에서는 강력한 토네이도가 도시를 덮쳐 최소 11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북부 간쑤성에서는 산사태로 21명이 사망했다. 태풍과 홍수, 토네이도, 산사태가 거의 동시에 발생하는 보기 드문 재난이 중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올해 중국의 자연재해는 유독 심각한가?]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단순히 운이 나빴던 한 해 정도로 보지 않는다. 최근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태풍이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은 채 중국 연안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 장마전선까지 겹치면서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 기상당국도 올해 여름은 극한기상이 예년보다 훨씬 빈번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만으로는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는 피해 규모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은 눈부신 도시화를 추진하면서 강과 하천 주변까지 대규모 개발을 진행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서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순식간에 도심으로 몰린다. 여기에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으로 하천 정비와 배수시설 투자마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과거보다 훨씬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지난 10여 년간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른바 '스펀지 시티(海绵城市)' 정책도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빗물을 흡수하고 저장해 침수를 줄이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최근처럼 시간당 수십에서 수백 밀리미터에 이르는 극한 폭우 앞에서는 기존 도시 인프라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이 지금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재난이 경제가 가장 약해진 시기에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경제와의 충돌'이다]


이번 자연재해가 중국에 특히 치명적인 이유는 피해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흔들리고 있는 경제와 정확히 맞물렸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중국 경제는 아직도 부동산 위기의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헝다(恒大)와 비구이위안(碧桂园)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 빠졌고,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소비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청년실업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피해는 단순히 복구 비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침수된 공장은 생산을 멈추고, 철도와 도로가 끊기면 물류가 마비된다. 농경지가 물에 잠기면 농산물 생산이 감소하고, 이는 결국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 수출기업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결국 자연재해는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를 더욱 늦추는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저장성은 중국 경제의 심장이다]


이번 태풍이 저장성을 강타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 저장성은 단순한 연안 도시가 아니다. 중국 민간경제의 중심이자 세계 최대 생활용품 도매시장인 이우(義烏)가 위치한 곳이며, 세계 최대 화물항 가운데 하나인 닝보-저우산항을 품고 있다.


이우시장은 하루에도 수십만 종의 상품이 거래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상품 유통기지다. 이곳에서 출발한 제품들은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는 물론 한국에도 대량으로 수출된다. 닝보-저우산항 역시 중국 수출입 물동량의 핵심 축이다.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 중국 제조업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당시 중국 주요 항만이 일시적으로 멈추자 전 세계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번 태풍이 장기적인 항만 운영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지만, 중국 경제의 핵심 지역이 반복적으로 자연재해에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국제사회에는 새로운 위험 신호가 되고 있다.


특히 저장성과 인접한 장쑤, 상하이 일대는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전자제품 등 중국 첨단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 지역의 생산과 물류가 흔들리면 글로벌 공급망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수 있다.


[재난은 지방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방재와 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고, 중앙정부는 저장성과 푸젠성에 긴급 대응 자금 4천만 위안, 광시에는 별도로 1억 위안을 지원했다.


하지만 문제는 긴급 지원보다 복구 비용이다. 홍수로 파손된 도로와 교량, 제방과 배수시설, 학교와 공공시설을 복구하는 데에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문제는 상당수 지방정부가 이미 토지 매각 수입 감소와 부채 증가로 재정 여력을 거의 잃었다는 점이다.


결국 지방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비용은 중앙정부가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앙정부 역시 경기 부양과 부동산 대책, 내수 진작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자연재해가 재정 부담을 키우고, 커진 재정 부담이 경기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해 극한기상이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재난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중국이 앞으로 반복해서 마주할 새로운 국가적 부담의 시작일 수도 있다.


[시진핑이 맞닥뜨린 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통치의 시험']


중국은 역사적으로 치수(治水)를 국가 통치의 핵심으로 여겨온 나라다. 황허와 양쯔강을 다스리는 능력은 곧 황제의 통치 능력을 의미했고, 대규모 치수사업은 국가 권력의 상징이었다. 중국 역사에서 왕조가 교체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것이 대홍수였던 것도 우연은 아니다. 홍수가 반복되고 백성들의 삶이 무너지면 민심은 급격히 흔들렸고, 결국 통치 체제의 정당성까지 시험받았다.


오늘날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태풍 피해 직후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고, 중앙정부도 긴급 구호자금을 투입하며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이 직면한 문제는 긴급 대응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허난성 대홍수와 베이징 집중호우,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그리고 올해 연이어 발생한 초강력 태풍까지 거의 해마다 대형 자연재해를 겪고 있다.


이는 이제 자연재해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중국 경제와 행정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경제가 고속성장하던 시기에는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피해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성장률 둔화와 지방정부 재정난,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연재해는 단순한 기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 능력 자체를 시험하는 변수로 바뀌고 있다.


결국 시진핑 지도부가 앞으로 마주할 가장 어려운 과제는 태풍을 막는 것이 아니라, 경제위기와 자연재해가 동시에 발생하는 시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태풍의 핵심은 풍속이 시속 144㎞였다는 사실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경제위기와 자연재해가 서로를 증폭시키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Why Times는 중국의 부동산 붕괴와 지방정부 부채, 소비 침체, 청년실업, 제조업 둔화 등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왔다. 그런데 이제 그 위에 초강력 태풍과 대홍수, 산사태 같은 자연재해가 연이어 겹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복합위기(Polycrisis)'다.


복합위기의 특징은 각각의 위기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피해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운다는 데 있다. 경제가 약해질수록 재난 대응 능력은 떨어지고, 재난이 커질수록 경제 회복은 더욱 어려워진다. 결국 하나의 위기가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피해가 중국 경제의 핵심 지역인 저장성과 상하이, 장강삼각주 일대를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이 지역은 중국 제조업과 수출, 물류의 심장부다. 따라서 반복되는 극한기상은 중국 내부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거대한 국가는 하나의 위기로 무너지지 않았다. 경제와 사회, 정치, 자연재해가 서로 맞물리면서 국가의 대응 능력이 서서히 약화될 때 비로소 체제의 균열이 시작됐다.


지금 중국이 맞이한 초대형 자연재해는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니다. 경제와 사회, 행정 시스템이 동시에 시험받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이 앞으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또 하나의 태풍이 아니라, 경제위기와 자연재해가 서로를 증폭시키는 '복합위기'가 일상이 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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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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