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다르아바스 해안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화물선 지난 2일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이 정박하고 있다. [ISNA·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종전 논의를 이어가는 와중에 중동의 핵심 요충지에서 또다시 총성이 울렸다. 미군 행정부 관계자는 자국 군대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는 민간 상선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해 요소가 식별됨에 따라, 이란 남부에 위치한 무장 세력의 거점을 겨냥해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함대를 향해 위협 비행을 시도하던 이란 측의 공격용 드론 4대도 미군 방공망에 의해 공중에서 격추되었다.
이번 작전은 현지 시간으로 밤사이에 긴박하게 전개되었으며, 구체적인 타격 지점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 동쪽에 위치한 지상관제소로 파악되었다. 미 정보 당국은 이란 군이 다섯 번째 무인기를 추가로 출격시키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해당 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정밀 타격을 실행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취해진 방위 조치들은 철저히 절제된 형태로 수행되었다"라며, 무력 충돌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휴전 상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 내부에서는 미군의 이번 습격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군사적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새벽 1시 30분 무렵 반다르아바스 인근 해역에서 세 차례에 걸친 강력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으며, 즉각적으로 국방부의 영공 방위 시스템과 방공망이 가동되어 전면적인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이틀 전인 지난 25일에도 미 중부사령부가 자위권 행사를 명분으로 기뢰를 설치하려던 이란 선박과 미사일 발사 기지를 타격한 사건을 두고 격렬한 책임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행동을 "휴전 합의에 대한 전면적인 위배"로 규정하며 보복을 공언했었다.
이처럼 무력 충돌이 빈번해지면서 양국이 추진 중이던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은 극심한 진통을 겪게 되었다. 대이란 경제 제재의 전면 해제 범위와 핵물질 파기 방식,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누가 쥘 것인가를 두고 이해관계가 거칠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한때 외교가 안팎에서 타결이 임박했다는 낙관론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군사적 악재가 연이어 돌출하면서 최종 합의 여부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백악관 역시 협상 국면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며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대화 분위기를 언급하며 "지금까지는 그들이 우리가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향후 대화 방향에 대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다"라며 "어쩌면 우리가 돌아가 그걸 끝장내야 할 수도 있고, 당장은 그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라는 발언을 남겨 군사적 옵션의 재가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