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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의회 '농장 돈다발 게이트' 탄핵위 가동, 라마포사 대통령은 법적 맞소송 - 의회 탄핵위 전격 구성 - 라마포사 조사 보고서 반발 - 헌재 결정에 탄핵 정국 재점화
  • 기사등록 2026-05-28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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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비위 의혹인 이른바 '농장 돈다발 게이트'를 조사할 탄핵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는 지난 5월 25일 총 16개 정당에 소속된 의원 31명으로 구성된 탄핵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지 매체인 eNCA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위원회에는 라마포사 대통령의 친정인 아프리카민족회의 소속 위원 9명을 비롯해 민주동맹 소속 5명 등 현 여당 연합 측 인사가 총 20명 배정되어 과반을 차지했다. 반면 야당 진영에서는 움콘토 위시즈웨 3명, 경제자유전사 2명 등 총 11명의 위원이 합류했다. 향후 탄핵위원회는 라마포사 대통령을 상대로 실제 탄핵소추 절차를 밟을 만한 법적 근거가 명확히 존재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따져보고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맞서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튿날인 26일 이번 탄핵위 조직의 모태가 된 2022년도 조사위원회 보고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의회 소재지인 케이프타운 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소송장에 기재한 내용을 통해 자신은 그 어떤 불법적인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당시 조사위원들이 본인들의 권한과 임무를 잘못 이해했고 합법적 증거 없이 전언에 근거해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라며 당시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강력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번 파문의 시발점이 된 사건은 6년 전인 2020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라마포사 대통령은 림포포주에 위치한 본인 소유의 '팔라팔라' 농장에서 소파 가구 내장재에 숨겨두었던 미화 40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 상당의 현금 뭉치를 도난당했다. 그러나 이를 수사기관에 정식 신고하지 않고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폭로되면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해당 사건을 농장 이름을 인용해 '팔라팔라 게이트' 혹은 '농장 게이트'라고 명명했다.


해당 절도 사건은 수년간 베일에 싸여 있다가 2022년 6월 아서 프레이저 전 국가안보국 국장의 공식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세간의 의혹이 증폭되자 라마포사 대통령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그는 사방에서 사라진 현금의 출처를 추궁하자 도난당한 자금은 농장에서 정성껏 사육하던 버펄로를 매각해 벌어들인 정당한 사업 수익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동시에 도난 피해가 발생한 직후 해당 사실을 대통령 경호실장에게 정상적으로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직 대법원장이 진두지휘했던 의회 산하 독립조사위원회는 관련 의혹을 치밀하게 추적한 끝에 2022년 11월 작성한 보고서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조사위는 "도난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않은 것은 이를 비밀에 부치려고 한 고의적 결정으로 보인다"라고 적시했다. 뒤이어 국가 수반이 공직 외에 별도의 사적 소득을 취득함으로써 국가 헌법은 물론 대통령 취임 선서까지 정면으로 위반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야권 정당들은 이 조사 보고서를 핵심 무기로 삼아 그해 연말 라마포사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쥐고 있던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조직적으로 표 단속에 나서면서 탄핵 절차 개시안을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시켰다. 이로써 일단락되는 듯했던 정국은 헌법재판소가 이달 초 과거 의회의 탄핵 절차 부결 결정을 위헌이라고 선언하면서 완전히 뒤집혔다. 헌재는 의회가 즉시 탄핵위를 꾸려 과거 조사위 보고서의 잔여 의혹을 추가 조사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이로 인해 가라앉았던 탄핵 정국이 다시금 불붙기 시작했다.


남아공 현행 헌법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을 최종적으로 탄핵하기 위해서는 탄핵위원회의 정밀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전체 의원 400명 중 3분의 2를 넘어서는 찬성표가 쏟아져야 한다. 현재 아프리카민족회의가 과거와 달리 단독 과반 지위는 상실했으나 여전히 전체의 40% 수준인 159석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탄핵위 차원에서 탄핵 소추 의견을 내놓더라도, 여당 진영에서 대규모 이탈표가 대량으로 발생하지 않는 한 실제 의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기는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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