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고문 [로이터=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고문이자 중동 외교 무대의 핵심 인물인 안와르 가르가시가 이란을 향해 스스로의 역량을 과신하지 말고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고문은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국제외교·안보 행사 '글로브섹(Globsec)'에 참석해 미국과 이란이 최종적으로 종전에 합의할 가능성을 반반으로 진단했다. 가르가시 고문은 이 자리에서 "합의할 확률은 50대50"이라며 "이란이 항상 그렇듯 과도한 협상을 시도한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어서 "이란은 자신의 카드를 과대평가하는 경향 탓에 수년간 많은 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으며 "이번엔 그러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란이 과거 미국 및 서방 국가들과 벌인 대화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 조건을 내걸며 벼랑 끝 전술을 고집하다가 번번이 파국을 맞이했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사이에 추가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이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르가시 고문은 미국과 이란 간의 '2라운드' 군사적 대립은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며 무력이 아닌 정치적 외교 수단을 통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단순한 적대 행위 중단만으로는 중동의 평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단순히 휴전만을 목표로 기저에 깔린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향후 또 다른 갈등의 발판을 만드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의 역내 대리세력 지원 행위나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등 중동의 안전을 위협하는 본질적인 불안 요인들이 이번 종전 협상 테이블에서 반드시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최근 고조되는 이란의 영유권 주장 및 통제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경고를 보냈다. 가르가시 고문은 "이란의 영향력 아래 그 어떤 통제권 행사도 위험한 전례를 남길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뒤이어 해협의 "현상 유지에 변동이 생기면 전세계에 심각한 파장을 미치는 만큼 전쟁 전 상태로 복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행사 참석 전날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이란의 행보를 '몽상'이라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강도 높게 맹비난하기도 했다.
가르가시 고문은 아랍권 내부에서도 이란을 상대로 매우 단호한 입장을 고수해 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이란이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영토를 겨냥해 집중적인 공습을 감행하자 단순한 외교적 항의를 넘어 군사적 타격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을 정도로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도발에 적극적인 군사적 대응을 주저하거나 자국의 강경 기조에 동조하지 않는 주변 이웃 걸프 지역 국가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강력한 비판의 날을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