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베이징에서 함께 산책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 핵심 인사의 중국 방문 계획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으로 인해 차질을 빚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무기 지원 정책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의 베이징 방문을 승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비 정책차관은 올여름 중국을 방문해 인공지능(AI)의 군사적 활용과 위기관리 소통 등 양국 간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추가 무기 판매 계획에 강력히 반발하며, 미 고위 인사의 방중 승인 여부를 미국의 무기 수출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미중 간의 이러한 긴장 국면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내놓은 발언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후 진행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두고 "매우 좋은 협상칩"이라고 표현하며, 중국의 태도에 따라 무기를 공급할 수도 있고 공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유동적인 입장을 취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2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무기 판매 승인을 일시 보류 중이라고 언급하며 이 결정이 전적으로 중국의 향후 행보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대만 내부에서는 미국의 안보 공약이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과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NASAMS) 등이 포함된 무기 판매 계획을 의회에 통보할 방침이었으나, 중국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최종 결정을 미뤄둔 상태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연구원은 중국이 앞으로도 고위급 교류를 지렛대 삼아 대만으로의 무기 유입을 지연시키거나 축소하려는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과 정보당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지연 전술이 오는 9월로 예정된 시 주석의 워싱턴DC 국빈 방문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중국 분석을 담당했던 데니스 와일더는 중국이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즉, 시 주석의 방미 직전에 대규모 무기 판매가 공식 발표되어 중국 최고 지도부의 체면이 깎이는 시나리오를 방지하는 것이 중국의 실질적인 목표라는 설명이다. 한편 미 국방부 관계자는 콜비 차관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뤄낸 베이징 방문의 성과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전했다.
대만 무기 판매를 둘러싼 미중 정상회담 이후의 복잡한 기류와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더 자세히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만 정책 관련 보도 변동하는 동맹 관계 속에서 미국 언론과 대만 당국이 보인 가감 없는 반응을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