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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상 봉쇄에 막힌 이란, 걸프 해역 노후 유조선을 '원유 저장고'로 전용 - 미국의 봉쇄 강화로 수출길 차단 - 걸프 해역 내 정박 유조선 급증 - 하르그섬 주변선 원유 유출 정황
  • 기사등록 2026-05-20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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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하르그섬 인근 해역 원유 유출 정황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CEOBS 엑스 캡처]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민간단체 '이란핵무장반대연합'의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현재 걸프 해역 일대에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적재한 채 머물고 있는 유조선이 총 39척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고강도 봉쇄 조치가 전격 시행된 지난 4월 13일 이전까지만 해도 해당 해역의 유조선은 29척 수준이었으나, 불과 한 달 사이에 정박 선박이 빠르게 늘어났다. 지정학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동쪽 오만만에 위치한 차바하르 항구 인근에서도 유조선으로 추정되는 선박 13척이 추가로 포착되면서 해상에 묶여 있는 원유 규모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이란 내에서 가장 거대한 원유 수출 허역으로 꼽히는 하르그섬 인근의 선박 밀집도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유럽우주국이 촬영한 위성 자료를 바탕으로 파이낸셜타임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날 기준 하르그섬 주변에 멈춰 서 있는 선박은 총 20척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에 기록했던 6척과 비교했을 때 세 배가 넘는 수치로 급증한 결과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주도의 대이란 해상 차단 작전으로 인해 수출길이 막힌 이란 당국이 원유 저장 공간의 한계를 맞이하자 고육지책으로 낡은 선박들을 해상 창고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실제 해상 운항 데이터에서도 기이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무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운항 기록이 없어 폐선 수준으로 분류되던 30년 차 초대형 유조선 한 척이 4월 말부터 걸프 해역에서 갑자기 위치 신호를 송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에너지 분석업체 클레르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 떠 있는 이란 유조선들에 저장된 원유 물량은 총 4천200만 배럴에 육박한다. 이는 양측의 분쟁이 본격화된 시점과 비교해 무려 65%나 급증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고사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필사적인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진단한다. 클레르의 유이 토리카타 애널리스트는 "걸프 해역 유조선에 저장된 이란산 원유 규모가 분쟁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에너지 데이터 전문 기업 카이로스의 앙투안 알프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이란이 유전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이란 내부의 지상 원유 저장시설이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하르그섬 인근 해상에서는 대규모 원유 유출 흔적까지 위성에 포착되면서 이란이 저장 용량 확보를 위해 원유를 고의로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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