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집권 2기 미중 관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 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7년 이후 약 8년 반 만에 이루어지는 공식 방중으로, 단순한 현안 조율을 넘어 2029년까지 이어질 양국 관계의 새로운 토대를 구축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 도착 직후부터 정상회담, 국빈 만찬, 톈탄 공원 참관 등 최소 6차례에 걸쳐 시 주석과 대면하며 외교적 접촉면을 넓힐 예정이다. 특히 배석자 없는 단독 면담 기회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두 정상 간의 내밀한 전략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위원회 및 투자위원회 신설을 통해 안정적인 교역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율 관세와 기술 통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양국은 현재 휴전 상태에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새로운 관세 체계로 인해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미 농산물 및 항공기 수출 확대 등 가시적인 경제 성과를 거두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위해 현재의 무역 휴전 틀을 유지하면서 실리를 챙기는 ‘안정지향적’ 접근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안보 분야에서는 이란 전쟁과 핵무력 확장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과 대러시아 이중용도 품목 수출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의 협조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군이 이란의 해상 보급로를 봉쇄한 상황에서 시 주석에게 이란 대신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할 것을 제안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또한 중국의 빠른 핵무력 확장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미국과, 미중 간 핵 전력 격차를 이유로 이를 방어하려는 중국 사이의 치열한 신경전도 예고되어 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제안’ 여부가 최대 변수다. 백악관은 현재 공식적인 북미 정상회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베이징에서의 깜짝 회동을 제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번 회담이 미중 관계의 안정을 이끌어낸다면 한국의 외교적 불확실성은 완화될 수 있으나, 반대로 중국의 역내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한국의 외교적 좌표 설정은 더욱 복잡한 과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