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태양광 패널 [AF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응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와 자급 능력 강화를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전날 에너지 안보와 저탄소 전환을 주제로 열린 국무원 학습 회의에서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맞서 에너지 시스템의 강인성을 확보하고 안보 보장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 날 회의에서 중국의 에너지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갖고 새 에너지 안보 전략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춘 청정에너지 거점 구축을 제안했다. 서북권의 풍력과 태양광, 서남부의 수력, 그리고 동부 연안의 해상 풍력 등 인프라 건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전통적인 화석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전력망의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저장 설비 확충에 대한 투자도 대폭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며 호르무즈 해협의 해운 지장이 현실화된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경제 부처 수장들도 리 총리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왕창린 부주임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식량과 에너지라는 두 개의 '밥그릇'을 국가가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며 자원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산제 발개위 주임 역시 인민일보 기고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경제 안보 보장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주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의 에너지 자급률이 80% 이상을 기록했으며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 비중이 60%를 넘어섰다는 수치를 제시하며 자립 기반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패권주의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자원 생명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