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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16년 만에 퇴장…헝가리 정권 교체 - 야당 '티서' 138석 압승으로 개혁 동력 확보 - 헝가리 외교 노선 친유럽·나토 회귀 가속화 - 총리 임기 제한 등 권위주의 체제 해산 예고
  • 기사등록 2026-04-14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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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헝가리에서 16년간 장기 집권하며 권위주의 통치를 이어온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총선에서 참패하며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치러진 헝가리 총선 결과, 머저르 페테르 대표가 이끄는 야당 '티서(Tisza)'가 전체 199석 중 138석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는 야당이 단독으로 헌법 개정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인 133석을 넘어선 수치다. 반면 오르반 총리의 여당인 '피데스'는 55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사실상 정권 기반이 붕괴됐다.


머저르 대표는 다뉴브 강변에서 열린 승리 축하 행사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밤 진실이 거짓을 이겼다"고 선언했다. 그는 헝가리가 다시 유럽의 품으로 돌아갈 것임을 명확히 하며, "조국이 자신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기보다 자신들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었기 때문"이라며 승리의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특히 머저르 대표는 "헝가리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라며 외교 정책의 대대적인 전환을 예고했다.


이번 선거는 80%에 육박하는 역대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변화를 향한 헝가리 국민의 열망을 보여주었다. 선거 막판 공개된 오르반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밀착 관계가 담긴 녹취록, 부패 스캔들, 그리고 경제난 심화가 결정적인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의 공개적인 지원 사격도 이란 전쟁 등과 맞물린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르반 총리는 "승리 정당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며 이 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이에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헝가리가 유럽으로의 길을 되찾았다"고 평가했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도 민주주의의 역사적 순간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유럽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새로운 협력 의사를 전했다.


그간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등 EU의 주요 정책마다 제동을 걸어온 오르반 총리가 퇴장함에 따라, 유럽 내 외교 지형에도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머저르 대표는 오르반 체제에 충성했던 주요 공직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총리 임기를 2번으로 제한하여 장기 집권의 뿌리를 뽑겠다고 강조했다. 헝가리는 향후 동결되었던 EU 지원금 확보에 주력하며 유럽 공동체 내에서의 결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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