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EPA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가시화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공동의 해결책 마련을 위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아시아 국가들이 현재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피단 장관은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는 해협 재개방 구상에 대해 "이런 접근법은 충분히 타당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국과 이란 사이의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된 직후에 나왔다. 미국이 협상 결렬에 대응해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영국과 공동으로 국제회의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이 날 공식화했다. 이는 미국 주도의 흐름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프랑스 합참의장 주선으로 세계 35개국 군 수뇌부가 화상회의를 가졌으며, 이달 2일에도 영국 주도로 40여 개국 외무장관들이 모여 해협 개방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역시 두 차례의 회의에 모두 참여하며 국제적인 공조 체제에 발을 맞추고 있다. 피단 장관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일부는 '국제군을 창설해 선박 통행을 가능하게 하자, 휴전이 계속되든 안 되든 합의되는 일정에 따를 만큼 경제적 회복력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다만 튀르키예 측은 군사적 대응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피단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것과 이란에 대한 전쟁에 참여하는 것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며, "어느 나라도 참전을 원치 않으며 유럽 국가들도 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 유지군 파견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며, 결국 당사국들이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로를 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또한 이번 분쟁에 직접 참전하지 않겠다는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피단 장관은 튀르키예가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하며, "평화적인 수단으로 이 지역을 개방해야 하며 당사자들이 문제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정부는 향후 국제 평화 유지와 경제적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관련국 간의 중재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