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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강행…에너지 공급망 ‘비상’ - 비트코인과 위안화로 배럴당 1달러 지불 요구하며 해상 통제권 제도화 시도 - 일일 통행량 135척에서 한 자릿수 급감하며 국제 원유 시장 물가 압박 심화 - 혁명수비대 승인 거칠 것 요구하며 국제법 위반 논란 속 서방 영향력 약화 …
  • 기사등록 2026-04-10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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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 중인 화물선들 [로이터=연합뉴스 ]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휴전 합의 이후에도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고수하며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징수와 운항 제한 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최근 체결된 2주간의 휴전 기간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대상으로 자국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핵심은 경제적 대가와 경로 통제다. 통과를 원하는 선박은 사전에 이란 측과 협의를 마쳐야 하며, 통행료는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중국 위안화로 지불해야 한다. 이는 서방의 금융 제재망을 피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미드 호세이니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제품 수출업체 연합 대변인은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유조선은 이란 정부에 이메일을 보내야 하며, 이후 통보받은 디지털 화폐 액수를 즉시 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이 요구하는 통행료는 배럴당 1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원유를 적재하지 않은 빈 유조선에 한해서만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하고 있다.


해당 조치로 인해 해협의 물류 흐름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35척에 달했던 통행량은 휴전 선언 직후인 이 날 4척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에너지 정보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통행량이 평시 대비 한 자릿수로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전격적인 휴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지속되고 이란의 보복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상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이란은 이번 휴전 국면을 활용해 해협 통제권을 아예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국이나 우호국 선박에는 편의를 제공하는 반면,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연관된 국가의 선박은 철저히 차단하는 차별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운항 경로 또한 이란 연안을 따라 게슘섬과 라라크섬 사이의 좁은 길목으로만 다니도록 제한했다. 해운업계는 초대형 유조선의 경우 통행 수수료가 한 번에 최대 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의회는 이미 이러한 관리 방안을 승인한 상태이며, 수익 일부를 인접국인 오만과 나누는 제안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만은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은 혁명수비대의 승인이 필요한 이유로 자국이 매설한 기뢰를 피하기 위한 '안전 가이드'를 내세우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명백한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호르무즈와 같은 자연 해협은 인공 운하와 달리 통행료 부과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특히 통행료의 일부를 위안화로 받는 행위는 원유 시장에서 달러 패권을 흔들고 서방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이곳을 지나는 만큼, 이란의 통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물가 폭등과 에너지 대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실질적인 안전 보장을 약속하지 않는 한 해운사들이 운항을 재개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선박별로 허가 여부가 불투명해 원유 수송 흐름이 완전히 끊긴 것과 다름없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는 선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해협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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