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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09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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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38일 만에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가 극명해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이란 양측은 지난 7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중재를 통해 14일간의 휴전안에 서명하며 궤멸적 충돌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전쟁의 탈출구를 마련한 성과로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근본적 원인이었던 이란의 핵 개발 의혹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제시한 10개 요구안에 미국과 국제사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독소 조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정해진 휴전 기간 내에 종전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한다.


가장 첨예한 대립점은 이란의 평화적 우라늄 농축 권리 인정 여부다. 이란은 핵 농축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하며 내세웠던 명분인 핵무기 개발 저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요구가 수용될 경우 막대한 전쟁 비용을 투입하고도 이란의 핵 잠재력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징수 문제도 국제적인 논란거리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 1척당 약 200만 달러(약 29억 6천만 원)의 통행료를 오만과 공동으로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되던 구역이 유료화될 위기에 처하자 국제사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정체 해소를 돕겠다"며 긍정적 측면을 언급했으나, 이는 사실상 이란의 통제권을 묵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회장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에너지 관문을 계속 통제하는 상황을 세계가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이는 전쟁 전보다 실질적으로 더 나쁜 결과"라고 비판했다. 폰테인 회장은 또한 "이란은 미군 철수와 경제 제재 해제는 물론 전쟁 피해 배상금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마치 전쟁 전 테헤란이 바랐던 소원 목록을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신정 체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요구사항만 구체화된 셈이다.


현재 이란은 자국이 제시한 10개 조항이 전적으로 수용되어야만 최종 협상에 임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해당 안을 '협상을 위한 기반'으로만 간주하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목표였던 이란의 무조건 항복이나 정권 전복 대신 '실행 가능한 토대'와 '덜 급진적인 수뇌부'를 언급하며 수위를 낮추고 있다. 양측의 전략적 목표가 어긋난 상황에서 이번 휴전이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지, 진정한 평화의 시작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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