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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오만과 공동관리’ 제안…통제권 확보 포석 - 이란 외교당국, 전후 해협 통항 질서 재편 의지 드러내 - 통행료·검문 강화 속 ‘무해통항권’ 적용 명분 확보 노림수 - 오만 협력 여부·중동 산유국 반발이 향후 변수로 부상
  • 기사등록 2026-04-04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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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오만과 공동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전후 해협 통제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에 나섰다.

오만 앞바다에 정박한 유조선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 외교당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오만과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달 1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해당 해협이 양국 영해에 걸쳐 있다며 전쟁 이후 관리 문제는 이란과 오만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도 통항 안전을 규율할 프로토콜 초안을 마련 중이며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구간이 약 21해리에 불과해 국제법상 공해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다. 선박은 반드시 이란이나 오만 영해를 통과해야 하며, 양국은 1974년 협약에 따라 중간선을 기준으로 해역을 나눠 관리해 왔다. 전쟁 이전에는 국제해사기구가 설정한 통항분리구역에 따라 선박이 이동했으며,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할 때는 북쪽 수로, 나갈 때는 남쪽 수로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이란이 공동 관리 방안을 꺼내든 것은 이러한 지리적 특성과 해상 교통 구조를 고려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이란이 통행료 부과를 제도화하려는 상황에서 오만 영해를 이용한 우회 항로가 생길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심수 항로가 오만 측에 가까운 점도 이란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또한 전후 상황에서 이란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까지 통제하려 할 경우 주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협력 틀을 구축해 통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해협 전체를 실질적으로 장악하려면 오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이란은 기존의 ‘통과통항권’ 대신 ‘무해통항권’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연안국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선박의 통항을 제한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재 이란은 해협 인근뿐 아니라 걸프 연안국 영해에 있는 선박까지 공격하거나 통제를 시도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선박은 기존 항로 대신 이란 영해 안쪽으로 유도돼 검문을 거치는 방식으로 통과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전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국제적 공역이 아닌 사실상 관리 해역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오만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통제력은 제한될 수 있어, 양국 간 협상 결과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만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유지해 온 만큼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중재 역할을 자처하며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란이 오만을 협상 구도에 끌어들인 배경에는 미국 제재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통행료가 공식화될 경우 국제 거래가 불가피해지는데, 오만이 중개 역할을 맡으면 제재 회피 또는 완화 논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사전 허가 방식의 통항 체계가 도입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들은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들 국가의 원유 수출에 있어 핵심 통로로, 통제권이 특정 국가에 집중될 경우 에너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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