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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원 공백에 우크라이나, 걸프·중국으로 외교 다변화 나서 - 카타르·사우디와 10년 방위 협정 체결, UAE도 추진 - 미국 중재 협상 중단 속 중국 초청까지 수용 검토
  • 기사등록 2026-03-30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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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와 10년 방위협정 체결한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최근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와 각각 10년간의 방위 협력 협정을 체결했고, 아랍에미리트(UAE)와도 같은 내용의 협정을 맺을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와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카타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역량은 단순한 생산 이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높은 수준의 관계를 원한다면 우리 전문가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전문가들이 곧 군인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정이 방공망 강화, 전술 지원 등 폭넓은 군사 협력을 포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가 걸프 국가들의 파트너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4년간의 전쟁에서 축적한 드론 요격 기술 덕분이다. 이란의 보복 공격에 노출된 걸프 국가들로서는 실전 검증된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이 긴요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이 협정들은 단순한 군사협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모두 10년짜리 장기 협정이라는 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최소 20년의 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러시아의 재침공에 대비한 안전보장 확보가 종전 협상만큼이나 시급한 과제인 우크라이나로서는, 드론 전력을 지렛대 삼아 중동 국가들과의 장기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실질적인 안보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신뢰 저하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거듭된 안전보장 요구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한 요격 미사일 등을 이란 전쟁에 전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재해 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도 세 차례 개최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이란 전쟁 발발 이후로는 아예 중단된 상태다. 최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이 영토 포기를 압박했다고 주장하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는 등 양측 간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대미 의존도를 낮추려는 우크라이나의 행보는 중국으로도 향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2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초청받았다"며 "중국은 러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중재 역할에 회의가 커지는 시점에 나온 중국의 초청인 만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소통 채널을 다변화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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