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ICC, ‘중국 최혜국 대우’ 지정 철회 영향 조사 착수]
미국이 중국을 향해 ‘최혜국 대우’ 철폐라는 급소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 뜻대로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가 취소된다면 중국은 그동안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특혜 카드를 사실상 반납하게 된다는 점에서 대외 무역이 상당히 위축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27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중국에 대한 영구적인 정상 무역 지위를 6년 동안 미국 경제와 산업, 제품 조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로 했다”면서 “이러한 조치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무역위원회는 의회 예산안에 따라 명령된 이번 조사의 결과를 8월 21일까지 발표할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취임 당시 무역 및 상무부 장관들에게 중국과의 '항구적·정상적 무역관계(PNTR)'를 철회하는 법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는데, PNTR은 2000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처음 부여되었으며, 이는 중국을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로 발돋움하게 했다”고 짚었다.
로이터는 또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 분야의 미국 무역과 생산, 가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오는 8월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NTR은 미국과 무역에서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최혜국 관세를 적용받는 관계를 말한다. PNTR이 폐지되면 해당 국가의 최혜국 지위가 박탈되고, 따라서 해당국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의 토대가 마련된다. 현재 미국의 PNTR 지위에서 제외된 국가는 러시아·북한·벨라루스·쿠바 등 4개국뿐이다.
로이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 첫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이후 협상으로 관세율을 20%로 낮췄다. 그는 첫 번째 임기 때도 불공정 경쟁 등을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경한 대중 무역 정책을 펼쳤다.
[중국을 향한 강력한 공격카드, 중국 대응 주목]
사실 미국 정부는 미국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위법 판결을 받은 상호관세가 종료됨에 따라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글로벌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미중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을 차지했다는 전망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폐지는 중국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당연히 관세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폐지 문제는 오는 3월 31일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기선잡기용 협상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대응도 만만찮다. 당장 중국 공산당의 영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스(Global Times)는 지난 2월 27일, “미국 ITC가 중국의 국가 간 무역 제한 조치(PNTR) 철회 영향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 전문가들은 (만약 미국 뜻대로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가 폐지된다면) 워싱턴에 상당한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PNTR 지위 박탈 추진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부담, 복잡한 법적 절차, 그리고 미국 내 정치적 분열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미·중 관계 및 세계 경제 질서를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학과 국제정치학부 학장인 바오젠윈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미국 정치인들이 중국과의 무역·비무역·지배구조 조약(PNTR)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이번 시도 역시 중국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지렛대를 마련하려는 또 다른 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백악관은 지난해 4월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요약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중국의 PNTR 지위와 관련된 입법안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통령에게 권고했지만, 미국의 경제적 부담, 복잡한 법적 절차, 미국 내 정치적 분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법제화되지 못했다”면서 “중국의 PNTR(국가 무역 관할권) 지위를 박탈하면 미국의 실질 GDP가 기준 전망치 대비 단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며,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동일한 관세 인상을 보복할 경우 그 영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그러면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2024년 12월 보고서를 인용해 “달러 강세로 인해 농산물 수출이 위축되면서 미국의 농산물 생산량은 감소할 것이며, 제조업 생산량은 생산에 필요한 중간재 공급원으로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또한 양국의 투자 둔화로 인해 내구재 제조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짚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PNTR 지위 박탈 시도는 명백한 일방주의이자 무역 보호주의 행위이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미·중 관계 및 세계 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국무원 정보판공실도 지난해 4월, “미중 경제무역관계 관련 일부 사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백서에서 “관련 WTO 규정은 회원국이 다른 모든 WTO 회원국에 무조건적으로 최혜국대우(MFN)를 부여할 것을 요구하며, 이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요건”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대학교 국제학과 국제정치학부 학장인 바오젠윈 교수는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이 향후 회담에서 협상 카드를 확보하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국의 외부 위험과 도전에 대한 대응 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최근 중국의 무역 다변화를 언급했다.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타임스에서 이러한 기사를 장황하게 게재한 것은 사실 중국이 미국 ITC의 이번 조치에 대해 긴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ITC의 이번 조치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서 더욱 커지는 中 최혜국대우 PNTR 박탈 요구 목소리]
사실 중국에 대해 최혜국(MFN) 대우를 골자로 한 '항구적·정상적 무역관계'(PNTR)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난 2023년에도 강력하게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공화당 인사들을 주축으로 중국에 대해 최혜국(MFN) 대우를 골자로 한 '항구적·정상적 무역관계'(PNTR)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실제로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74년부터 미국은 주로 옛 소련권 국가들과 중국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의 인권, 노동, 환경 상황 등을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때만 MFN 대우를 허용하는 잭슨-배닉법을 운용하다가,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을 그 대상에서 뺐다.
미국은 중국을 다른 WTO 회원국과 동일하게 대우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사실상 차별을 받지 않고 고도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의회도 지난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PNTR 지위를 박탈한 바 있다. 그런데 중국이 패권전쟁을 격화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의 PNTR 지위도 빼앗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PNTR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최혜국 관세를 적용받는 관계를 말한다. PNTR이 폐지되면 해당 국가의 최혜국 지위가 박탈되고, 해당국 제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의 토대가 마련된다.
이 문제는 지난 대선때 공화당 경선에서도 강력하게 제기됐었다. 당시 디샌티스 주지사는 중국의 PNTR 지위 박탈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크게 올려 중국의 대미 수출에 타격을 주자고 주장했다. 또한 미 공화당의 존 바라소 상원의원(와이오밍)도 지난 2023년 3월 23일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중국에 신규 대출이나 기존 대출 연장,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려 할 경우 이들 은행에 파견한 미국 대표가 반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바라소 의원은 “중국이 대출 자격 기준을 넘어선 2016년 이후에도 세계은행은 96억 달러(약 12조8천억원) 규모의 중국 프로젝트를 승인했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같은 기간 106억 달러(약 14조2천억원)의 대출 등을 제공했다”면서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인 중국이 미국 납세자들이 주로 지원하는 다자간 개발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차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23년 2월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새 통상계획'이란 제목의 동영상에서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4개년 계획을 세워 전자제품부터 철강, 의약품까지 필수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었는데, 이 계획을 2기 취임 직후부터 면밀하게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도 지난 2022년 11월 보고서에서 1999년 체결한 미·중 시장접근협정을 중국이 준수하고 있는지 무역대표부(USTR)가 조사한 뒤, 중국이 준수하지 않는다면 PNTR 지위 박탈 법안을 추진하라고 의회에 권고한 바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해 오던 대 중국 견제 및 사실상의 디커플링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 2기의 2년차에 접어들면서 본격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