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군과 협의 업이 서해 출격한 주한미군 전투기, 中과 대치]
정말로 우려하던 일이 생각보다 더 빨리 일어났다. 주한미군이 우리 군과 협의도 없이 단독으로 서해상에서 대규모 공중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전투기를 긴급 출격하면서 한반도 인근에서 미·중 전력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전시작전권 이양 후의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선제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낳게 만든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은 21일, “주한미군과 중국의 공중 교전은 작전통제권 이양의 숨겨진 위험성을 부각시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시작전권이 미군에 있는) 현행 한미연합사령부 체제에서는 불필요한 제3자 개입,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의 개입을 초래할 수 있는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상상할 수 없지만, 그러나 지난 18일 실시된 주한미군 단독의 훈련은 누가 보더라도 중국인민해방군을 겨냥한 훈련이었다는 점에서 결국 공중대치 상황까지 불러왔다”면서 “수십대의 주한미군 전투기가 서해(황해)의 중국 방공식별구역(ADIZ)이 겹치는 지역까지 순찰하면서 미중 공중 대치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디플로맷은 이어 “이 사건은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면서 “그 명령은 한미연합사령부(CFC) 사령관에게서 나온 것일까, 아니면 주한미군 사령관에게서 나온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디플로맷은 “현재 CFC 사령관인 자비에르 T. 브런슨 장군으로 주한미군 사령관과 유엔군 사령관 직을 동시에 수행한다”면서 “이론적으로 사령관은 한 직책으로 명령을 내린 후 곧바로 다른 법적 권한으로 또 다른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짚었다.
디플로맷은 “현행 통합 CFC(한미연합사령부) 체제 하에서는 제도적 결속력으로 인해 이러한 모호성이 완화되는데, 이는 미군 사령관과 한국군 부사령관(DCDR)은 모두 4성 장군으로서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서 사무실과 상황실을 공유하며, 수십 년간의 공동 작전을 통해 다져진 단결심을 바탕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라면서 “서울과 워싱턴의 대통령 직속 지휘 체계는 서로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공동의 노력과 단결심이 유지되어 왔다”고 밝혔다.
[전시작전권 이양 이후의 모습 구현한 주한미군]
디플로맷은 “상징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CFC는 동맹의 불가분성을 구현한다”면서 “그러나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OPCON) 이양이 완전히 이루어질 경우, 이러한 결속력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다시말해 한국군으로의 전시작전권 이양이 이뤄진다면, 그때부터 주한미군이 과연 한국군 사령관의 지시를 제대로 따를 것인지 의문이 생기며, 주한미군 독자적 활동에 대해 한국군 사령관이 이를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연히 주한미군 사령관은 전시작전권 분리라는 것 자체를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한국군 사령관의 지시를 따르지도 않을 것이며, 또한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군이 아닌 본토의 미군사령부 지시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한국군과 협의없는 독자적 훈련을 이번과 같이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디플로맷도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임기 내에 전시작전통제 전환(COTP)을 마무리하겠다는 공약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이며,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은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한국의 새로운 역할을 거듭 강조해 왔다”고 짚었다. 이는 한국정부도 전시작전권 이양을 통해 한국군 독자적 작전권 수행을 원하고, 미국 역시 전시작전권을 이양하면서 북한 대응을 한국군에 아예 넘겨버림으로 인해 주한미군을 오롯이 중국 대응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디플로맷은 “이념과 정치를 차치하고, COTP(공군훈련단)의 이번 전술비행을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CFC(공군사령부) 사령관의 단일 지휘 하에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한미 연합 대비 태세에 기능적, 행정적 균열을 야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디플로맷은 “전시 작전통제권(OPCON)이 한국군 장군에게 이양되면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첫째, CFC(Combined Forces Command, 한미연합사령부)가 한국 주도로 운영된다.
둘째, 주한미군은 한반도 중심의 방어에 대한 구조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셋째, 미군은 특히 중국 및 제1열도선과 관련하여 지역적으로 작전 수행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
디플로맷은 “만약 일본이 한국과 같은 형태의 연합사령부(CFC) 체제를 도입한다면 구조적 모호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면서 “도쿄는 2024년 봄부터 미군과 보다 통합적인 지휘 관계 구축을 모색해 왔는데, 한국과의 관계를 사실상 정반대로 구현한 일본-미국 연합사령부가 창설된다면, 일본 주둔 연합군에 대한 작전 통제권은 미군 장성에게 부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말해 한국은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측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은 오히려 전시작전권을 주일미군이 갖도록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플로멧은 “그러한 구조가 실현된다면 미군 지휘관들은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자산을 재배치하는 데 훨씬 더 큰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면서 “합동사령부(CFC) 사령관과는 달리, 주한미군(USFK)과 주일미군(USFJ) 사령관은 작전지역 내 미군 자산을 재배치할 때 주둔국의 승인을 받을 법적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디플로맷은 “최근 일본 역사상 최대의 압도적인 선거 승리를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미·일 연합사령부 창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면서 “만약 일본에 연합사령부가 창설된다면, 미국의 지역 작전 전략의 중심은 한반도보다는 제1열도 방어에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2월 19일 작전과 같은 순찰 활동이 한국군과의 논의 없이 주한미군의 단독 지휘 하에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플로맷은 “이는 한국군 지도부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부정적인 결과 없이 한반도 평화유지협약(COTP)을 고수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는 데 있어 심각한 딜레마를 야기할 것”이라면서 “작전통제권 이양은 실질적인 위험을 수반하는데, 미국의 대비태세 약화와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반도 방어 의무 이행 약화, 그리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디플로맷은 “더 나아가, 이는 한국 전역 안팎에서 발생한 미국의 군사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직접적인 메커니즘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니까 전시작전권 이양이라는 것이 겉으로 보기에는 폼나게 보이지만 사실 내적으로 보면 한국에겐 자칫 재앙을 가져다줄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디플로맷은 “이 두 가지 현상은 (여전히 개념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미일 공동방어센터(CFC)의 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높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미일 공동방어센터는 한국 시민의 즉각적인 안전보다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제1열도선 보호에 더욱 치중하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자칫 ‘제2의 애치슨라인’이 전시작전권 이양으로부터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디플로맷은 “2월 19일 순찰 훈련으로 돌아가서 보자면,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서 민감한 지역에 대한 순찰 명령을 내릴 법적 권한이 있다”고 짚었다.
디플로맷은 “이 지점에서 역설적인 상황이 두드러진다”면서 “작전통제권 이양은 근본적으로 주권과 한국군 지휘권의 정상화에 관한 것이지만, 전시 통제권의 확대는 평시 지역 작전에서 더 큰 소외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디플로맷은 그러면서 “2월 19일의 대치 상황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 우리는 동아시아 안보의 새로운 장을 예고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이번 상황은 동맹 통합이 더욱 파편화되고, 미국의 지역 전략은 더욱 유동적이며 일본 중심적으로 변모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디플로맷은 이어 “지금 상황에서 지역 강대국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바로 이 시점에, 구조적 분리가 의도치 않게 동맹의 책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결론지었다. 한마디로 전시작전권 이양이 한미동맹의 약화를 당연히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한미일 연합훈련, 중국과 외교적 마찰 우려 동참 거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연합 공중 훈련을 우리 정부가 거절해, 미·일 양국만 지난 16일과 18일 동해와 동중국해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대한 이유를 우리 정부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훈련 장소가 동중국해라는 점에서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서 우리 군이 훈련을 기피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 B-52 전략폭격기 4대가 여기에 참여했으며, 미국령 괌에서 출격한 B-52는 18일 제주도 남방에서 대만으로 이어지는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하다가 북상해서 한때 서해에도 진입했다고 한다. 훈련 목적이 한마디로 대만 보호관련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번 훈련에 대해 일본 측은 “이 훈련을 통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양국의 강력한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이번 미일연합훈련이 중국의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그리고 대만을 향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을 분명히 막겠다는 의미가 실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스스로 물러선 것이다. 이러한 한미동맹을 미국은 어떻게 볼까?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