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남태평양 앞바다서 ‘해저 희토류’ 캔 일본, “1600만t 추산, 세계 3위 수준” 대박 - 日, 남태평양 앞바다 5700m 심해서 '희토류' 진흙 시굴 성공 - 중국의 희토류 독점 깨기 위한 일본의 노력 통했다 - 일본이 희토류 자급? 깎아내리는 중국
  • 기사등록 2026-02-03 04:42:56
기사수정



[日, 남태평양 앞바다 5700m 심해서 '희토류' 진흙 시굴 성공]


일본이 희토류 대량 매장 지역으로 알려진 남태평양 심해에서 탐사선 채굴 장비를 가동해 처음으로 수심 약 5천 700m에 있는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 시추에 성공했다. 눈여겨볼 것은 해당 지역의 희토류 매장량이 년간 일본 소비량의 300배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도 힘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2일, “일본이 희토류 대량 매장 지역으로 알려진 남태평양 심해에서 탐사선 채굴 장비를 가동해 처음으로 수심 약 5천700m 심해에 거대 파이프를 연결해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을 시굴했다”면서 “지난달 12일 출항한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탐사선 '지큐'는 도쿄에서 약 1860㎞ 떨어진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앞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최근 채굴 장비를 가동해 처음으로 해저 진흙을 배 위로 끌어 올렸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어 “일본은 내년 2월부터 본격적인 채굴 실험을 추진해 희토류가 포함된 흙을 하루 최대 350t가량 끌어올려 채산성 검토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양연구개발기구를 관할하는 마츠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문부과학상은 1일, “희토류 진흙을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X(구 트위터)에 게시했다.


탐사선은 승선원 약 150명을 태우고, 지난달 12일에 시미즈항을 출항한 뒤 17일 미나미토리섬 앞바다의 시추 예정 해역에 도착했다. 이번 시추는 일본 내각부의 '전략적 혁신 창조 프로그램(SIP)'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해저 6000m에서 퇴적물을 캐는 시도는 세계 최초로, 해저 유전이나 천연가스전의 굴착 방식에서 고안한 방법을 썼다. 다시 말해 지큐 탐사선은 거대 파이프를 해저까지 연결한 뒤, 그 안으로 최첨단 드릴을 투입해 해저 바닥을 뚫는 ‘라이저 시스템’을 이용해 희토류 진흙을 선상으로 끌어올렸다. 해저 탐사 기술 가운데도 진흙층을 해상 선박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극한의 난이도’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를 위해 400억엔(약 3760억원)을 들여 진흙 파쇄 장치와 특수 파이프 등의 개발을 진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시험 채굴에 성공한 것을 발판으로 내년 2월부터 이곳에서 하루 최대 350톤 진흙층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돌입해 2028년 3월까지 실질적인 해저 채굴 비용을 고려한 미나미토리섬 희토류의 상업성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미나미토리시마에 희토류를 포함한 진흙 처리 시설도 2027년까지 설치할 방침이다. 내각부는 이와 관련한 예산 164억엔(약 1510억 원)을 지난해 보정(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했다.


일본 최동쪽 섬 미나미토리섬 해저에서는 지난 2013년 대량의 희토류를 함유한 진흙층이 처음 발견됐다. 당시 가토 야스히로 도쿄대 교수 연구팀과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 등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발견된 이 진흙 안에 고농도 희토류 1600만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국가별 매장량 기준으로 중국(4400만톤), 브라질(2100만톤)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는 “미나미토리시마 앞바다에서는 디스프로슘이나 네오디뮴, 가돌리늄 등의 6종류 이상의 희토류를 고농도로 포함하는 진흙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 중 디스프로슘이나 네오디뮴, 사마륨은 전기자동차(EV)를 움직이는 모터용 등의 고성능 자석에 사용하며, 이트륨은 발광 다이오드(LED)나 의료 기기용 초전도체의 재료가 되고,. 가돌리늄은 원자로를 제어하는 ​​시스템 등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어 “탐사선이 귀항한 후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의 연구시설에서 진흙수의 성분이나 해저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며, 진흙으로부터 희토류를 실제로 정제할 수 있을지도 시도한다”고 짚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시추에서는 하루에 350톤의 진흙 회수 능력을 입증할 예정이며, 2027년까지 미나미토리시마에 진흙에서 해수를 빼는 탈수처리를 하는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라면서 “가져온 진흙으로부터 희토류를 정제해, 2028년도 이후의 산업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굴착과 정제기술 확립, 채산성이 과제]


물론 일본의 희토류 독자화 시도가 성공하기엔 난관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산업화를 위한 과제는 많다”고 인정하면서 “큰 과제 중 하나는 굴착과 정제 기술의 확립”이라 짚었다. 실제로 해저에 둔 채광기를 원격 조작으로 파이프에 접속하는 등 심해저에서의 원격 조작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진흙으로부터 희토류를 정제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육상의 광석을 정제하는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희토류 진흙은 육상의 광석과 달리 방사성 물질이나 비소 등의 유해 물질을 거의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산업 폐기물 등의 처리 공정이 적어지는 이점도 있지만 다만, 해저의 진흙에 포함되는 희토류를 정제한 예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인데, 미나미토리시마는 도쿄 도심으로부터 약 1950킬로미터, 희토류 진흙이 묻혀 있는 장소는 수심 약 6000미터로, 굴착에 필요한 장치나 배의 운용에 다량의 비용이 든다”면서 “수평 이동(도쿄에서의 거리)과 수직 이동(수심)에 가장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규슈대의 야마다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에 기대하고 있지만 채산이 맞지 않으면 자원 개발은 할 수 없다”고 본다.


한편 채산성이 낮아도 자국에서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는 것 자체에 경제안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SIP의 이시이 마사이치 프로그램 디렉터는 “자원을 파악하고 채취하는 기술을 확립해야 한다”면서 “긴급 사태를 위한 공급 루트를 확보하는 것이 경제 안보로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 깨기 위한 일본의 노력 통했다]


이처럼 일본이 희토류 독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최근 악화하는 중·일 관계 속에서 중국이 꺼내 드는 '희토류 보복 카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중국이 사실상 희토류 시장을 독점하며 ‘자원 무기화’하는 것에 맞서 정부 차원에서 미나미토리섬 희토류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은 2024년 현재 대중국 희토류 수입 비중이 63%에 이르는 등 의존도가 높은데,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공급 제한에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호주 등 공급망 다변화를 꾀해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90%대에서 60%대로 끌어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중국은 또다시 희토류 보복 조치에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세계 생산량 대부분을 쥐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를 '외교 카드'로 적극 활용하는 상황에서, 이번 시추 성공은 (희토류) 국산화를 향한 큰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이 희토류 자급? 깎아내리는 중국]


일본이 심해에서 희토류 채굴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공산당의 입으로 불리는 환구시보는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slim prospects) 프로젝트”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희토류 산업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해저 6000m에서 끌어올리는 고난도 작업이 요구되는 일본의 희토류가 상업성이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면서 “일본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하지만, 기술적 난관과 비용 문제 때문에 단기간에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중국이 이렇게 일본의 희토류 채굴에 대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희토류 독점이 깨어지면 중국이 서방을 향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희토류 무기화도 힘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일본만이 아니더라도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깨기 위한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몇 년 안에는 중국의 희토류가 갖는 힘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 개발 자체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496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