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좌)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 행보로 서방 외교 공조에 균열이 발생한 상황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방중을 기점으로 중국과 영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고위급 안보 대화와 경제·금융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 기업가 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은 경제와 무역, 농업, 식량 안보, 문화, 시장 규제 등 광범위한 분야를 망라하는 12건의 정부 간 협력 문서에 서명하며 실질적인 관계 회복에 나섰다. 30일 중국 관영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영국산 위스키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5%로 하향 조정하고, 영국 여행객이 30일 이내 체류할 경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파격적인 혜택이 포함됐다.
양측의 공조는 치안과 공급망 관리 영역으로도 확대됐다. 영국으로 향하는 불법 밀입국용 소형 보트 엔진 등 중국산 장비가 유입되는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민간 부문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확정됐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날 중국 내 의약품 제조 및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총 15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는 "이번 결정은 역대 최대 규모의 대중국 투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긴밀했다. 리창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지도부는 연달아 스타머 총리를 만나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스타머 총리와의 만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시 주석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 팬이라는 점을 고려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사용된 공인구를 선물로 전달했다. 시 주석은 "올해 말띠 해를 맞아 양국 협력이 말이 돌진하는 것처럼 발전할 것"이라고 화답했으며, 스타머 총리는 중국을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로 치켜세우며 정교한 관계 구축을 제안했다.
영국 현지 언론은 스타머 총리가 회동 직후 이번 만남을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강력한 관계 강화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양국 협력의 폭과 깊이를 보여준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그는 "역사적 관점에서 차이를 극복하고 상호 존중 속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원한다"며 영국 정치인들의 방문을 지속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중이 과거 '황금기'로 불리던 양국 관계의 재정립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존 퀼치 듀크쿤산대 석좌교수는 "교착 상태를 넘어 현실에 기반한 성숙한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나 영국 내 보수 진영의 반발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청징한 홍콩시립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 간의 그린란드 관련 마찰이 심화될수록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지지 여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스타머 총리의 방중 이후 양국이 관계 재정립을 앞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존 퀼치 듀크쿤산대 석좌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10년 전 '황금기'로 불리던 양국 관계의 재정립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교착 상태를 넘어 중국과 영국 간에 보다 성숙하고 세련된 대화, 수사가 아닌 현실에 기반한 대화를 재개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관제 상하이국제대 연구원은 "중국과 영국은 경제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국제 질서가 도전에 직면한 시기에 양국은 국제법과 국제 협력을 수호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급격한 관계 변화는 미국을 자극할 수 있고, 영국 내 보수당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점에서 영국이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징한 홍콩시립대 교수는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에 "중국과의 관계 강화는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일으킨다"면서 "양국 관계가 황금기로 평가받던 데이비드 캐머런(2010∼2016년) 총리 당시에도 영국 보수당 내에서의 합의를 얻지 못해 그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청 교수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하는 것은 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이미 불러일으켰다"면서 "미국과 유럽 간 긴장 관계가 유지되고 그린란드 관련 마찰이 가중될 경우,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대한 지지를 더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