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관계 개선 캐나다에 트럼프, “자멸하는 재앙될 것” 경고]
미국과의 관세정책 갈등을 겪고 있는 캐나다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자 미국이 발끈하면서 100% 보복성 관세 부과를 천명한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캐나다가 친중국가화의 길로 간다면 국가적 재앙을 맞을 것”이라며 강력하게 경고를 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특히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우방국 가운데 친중화를 시도하는 국가들에게도 엄한 경고가 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미국 정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는 체계적으로 자멸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려는 캐나다에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과의 협정은 그들에게 재앙이며, 역사상 최악의 협정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그들의 모든 기업이 미국으로 이전 중이다. 나는 캐나다가 생존하고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캐나다 자동차 제조협회의 기자회견 영상을 올렸다.
캐나다 자동자 제조협회 회장의 회견은 캐나다 자동차 생산량의 9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무역 관계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시장 개방 결정을 비판하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직후 또다시 “중국이 한때 위대했던 캐나다를 완전히 장악해 가고 있다”면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보니 참 안타깝다. 아이스하키만은 건드리지 않길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한 감정이 묻어나는 글을 재차 올린 것이다. 특히 이 게시물에서 아이스하키를 꺼낸 것은 캐나다에서 상징적인 스포츠인 아이스하키까지 중국이 장악할 수 있다는 과장된 표현을 통해 중국이 캐나다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강하게 캐나다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앞서 지난 1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고, 또 두 정상은 중국산 전기차와 캐나다산 유채씨에 대한 관세 인하에도 합의했기 때문이다.
카니 총리는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무역 장벽 완화에 합의했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100%의 초고율 관세를 6.1%로 대폭 낮추기로 했으며, 중국은 이에 상응해 캐나다산 유채씨 관세를 84%에서 15%로 완화하고 캐나다인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특히 지난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에서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하는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카니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한 ‘규칙 기반 질서’가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강대국들이 경제적 통합을 무기로, 관세를 지렛대로, 공급망을 (상대) 약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니는 그러면서 “강대국 간 경쟁의 시대에 캐나다와 유럽 동맹국 등 중견국들(middle powers)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해 참석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카니 총리의 다보스포럼 발언은 사실 트럼프 행정부를 직접 가리키진 않았지만, 관세를 무기 삼아 패권적 지위를 확대하려는 미국의 행보를 비판하는 말로 풀이됐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의 발언 다음 날,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산다”며 직격탄을 날렸고, 이어 22일에는 자신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 초청 대상에서 캐나다를 제외시켜 버렸다.
그러자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사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가 캐나다인이기에 번영하는 것”이라고 맞받아 치면서 갈등이 점점 격화됐다.
미국과 캐나다는 정치ㆍ경제ㆍ안보 전반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전통적 우방이었지만,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하게 틀어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해 취임 직후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면서 캐나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고, 또한 쥐스탱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를 공개적으로 ‘트뤼도 주지사’로 불러 캐나다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美 문전에 중국 영향력 확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 천명]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캐나다와 중국간 관계 협력 심화에 대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최근 미국의 중요 외교정책으로 자리잡은 돈로주의와 무관치 않다. ‘돈로주의’란 미주 대륙에서의 미국의 주도권 강화를 의미하는 ‘먼로주의’의 트럼프판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캐나다가 중국과 협정을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 상품과 제품에 즉각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24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만약 카니 주지사(Governor)가 캐나다를 중국의 ‘하차 항구(Drop Off Port)’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라면서 “중국은 캐나다를 살아있는 채(alive) 잡아먹을 것이며 기업, 사회 구조, 일반적인 생활 방식을 포함해 완전히 삼켜버릴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캐나다가 중국과 거래를 체결한다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캐나다산 상품과 제품에 대해 즉시 100%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캐나다 카니 총리가 중국과의 무역 관계 강화를 추진한 것은 ‘정치적 소음’에 불과하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올해 북미무역협정(NATA) 개정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어 “중국이 경제를 개방하고 캐나다산 수출품을 받아들일 거라고 판단한다는 것은 내가 보기에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라면서 “설마 카니 총리가 중국과 교역을 확대하면서 캐나다 경제와 30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또한 “캐나다가 미국 시장 접근에 있어 멕시코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면서 “또한 캐나다가 중국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USMCA) 개정 협상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SMCA 재협상은 올여름 말이나 중순쯤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고개 숙인 카니총리, “중국과 자유무역 추구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위협에 대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5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관계를 맺은 것은 지난 몇 년간 발생한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캐나다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CBC방송은 이와 관련해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 멕시코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 및 멕시코에 사전 통지 없이는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며 “우리는 중국 또는 다른 경제권과 이 같은 일을 할 의도가 없다”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이어 “최근 중국과의 합의는 최근 관세가 부과되었던 몇몇 부문에 대한 관세 인하에 불과하다”면서 그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캐나다 총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반미선언]
그러나 카니 총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카니 총리의 일련의 발언들이 사실상 반미선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성도일보는 지난 23일, 카니 총리가 다보스 포럼에서 행한 발언, 곧 “규칙에 기반한 질서는 무너지고 있다. 강자는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약자는 고통받을 뿐이다”면서 “중견국들은 단결해야 한다. 협상에 참여하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누군가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고 짚었다,
성도일보는 “카니의 이날 발언은 큰 관심을 끌었는데, 실제로 카니 총리는 ‘옛 질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최초의 서방 지도자가 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패권에 대한 공개적인 저항의 선언문과도 같았다”고 보도했다.
성도일보는 이어 “캐나다는 한때 미국의 가장 충실한 동맹국이었으며, 미국의 지시에 전적으로 따랐다”면서 “캐나다는 멍완저우 사건의 최전선에 섰고, 전기 자동차 관세 부과에도 앞장섰으며, 외교적 발언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지만, 그 대가로 끊임없는 굴욕만을 받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도일보는 “트럼프가 재집권한 후, 그는 당시 캐나다를 조롱했고, 캐나다를 상대로 막대한 피해를 주는 무역 전쟁을 시작하여 이웃 나라인 캐나다를 중국 쪽으로 몰아갔다”면서 “1년 전, 카니 총리는 ‘중국은 캐나다가 직면한 최대의 안보 위협’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으로부터 깊은 굴욕감을 느낀 그는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하여 8년간 지속된 양국 관계의 경색을 종식시켰다”고 설명했다.
눈여겨볼 점은 사실상 중국의 심기를 일정 부분 대변한다 할 수 있는 홍콩의 성도일보가 이렇게 캐나다 카니 총리의 사실상 반미에 가까운 태도 변화를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도일보는 이 기사의 헤드라인을 “캐나다 총리의 반미 선언; 서방 정상들, 베이징 방문에 나섰다”라고 썼던 것이다.
이렇게 캐나다를 위시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동맹국가들이 중국과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 대통령까지 중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미국이 강력 경고하면서 우방국들의 친중국화를 엄히 경고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