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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1-23 11:50:01
  • 수정 2026-03-27 17: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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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 본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취임 첫날 예고했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며 국제 보건 질서에서 전격 철수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의 WHO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두 장관은 성명에서 "WHO가 여러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핵심 임무를 저버리고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반복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창립 멤버이자 최대 재정 기부자임에도 불구하고, WHO가 미국의 이익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주도하는 정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의제를 추진했다는 점을 탈퇴의 결정적 사유로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WHO의 대응 방식에 대한 강한 불신에서 비롯됐다. 미 정부는 WHO가 팬데믹 초기 공중보건위기 선포를 지연시켜 전 세계의 대응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했으며, 오히려 투명한 정보 공유를 회피한 중국의 대응을 치켜세웠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 당일인 2025년 1월 20일, 이러한 명분을 내세워 탈퇴 지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탈퇴 과정에서 불거진 미납 회비 문제는 국제적인 쟁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WHO는 2025년 1월 기준 미국이 납부하지 않은 회비를 약 2억 6,000만 달러(약 3,8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법령상 탈퇴를 위해서는 1년 전 통보와 채무 변제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미 보건복지부 측은 "탈퇴 전 빚을 청산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교수는 WHO가 오는 5월 총회에서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지만, 사실상 지급을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이탈은 글로벌 보건 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2~2023년 기간에만 약 13억 달러를 지원한 WHO의 최대 공여국이다. 막대한 자금줄이 끊기면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소아마비, 에볼라 등 주요 전염병 퇴치 사업과 긴급 구호 활동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였던 2020년에도 탈퇴를 시도했으나, 당시 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이를 철회하며 복귀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1년에 걸친 실무 작업을 통해 인력 철수와 자금 중단까지 완전히 끝마친 상태여서, 향후 미국의 국제 보건 정책 기조는 '글로벌 공조'보다는 '독자 노선'으로 더욱 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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