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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1-20 11:39:21
  • 수정 2026-03-27 18: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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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 항공모함 [EPA 연합뉴스 ]


영국 해군이 중동 지역의 마지막 해군 자산인 HMS 미들턴함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19세기부터 이어온 영국의 중동 내 해상 영향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와 함께 전력 약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바레인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HMS 미들턴함이 이르면 오는 3월 본국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HMS 랭커스터함이 퇴역한 데 이어 마지막 남은 함정까지 떠나게 됨에 따라, 영국은 1980년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중동 지역에 상주하는 해군 함정을 단 한 척도 보유하지 않게 된다. 특히 영국 해군이 미들턴함의 빈자리를 채울 대체 함정 파견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해군력 쇠퇴는 과거 수치와 비교했을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영국은 중동 지역에 37척의 함정을 상시 배치하며 막강한 해상 장악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후 배치 규모는 지속적으로 축소되어 지난해에는 단 8척만이 배치되는 수준에 그쳤다. 전체 보유 함정 수 또한 2014년 65척에서 현재 51척으로 급감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예산 부족과 기체 노후화로 인해 실전 배치가 불가능한 채 항구에 묶여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국 해역 방어조차 버거운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귄 젱킨스 해군 참모총장은 자국 해역에 진입하는 러시아 함정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현재 역량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영국의 해상 방위 역량이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분석하며, 이번 철수 결정이 영국의 전략적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군 수뇌부 출신 인사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앨런 웨스트 전 해군 참모총장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걸프 지역에 순찰함 한 척 보낼 여력이 없다는 사실을 "국가적 수치이자 치명적인 실수"라고 규정했다. 국방분석가 프랜시스 투사 역시 영국이 세계적 수준의 해군력을 보유했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는 민감한 시기에 단행된 이번 철수가 다국적 연합해군사령부(CMF) 내 영국의 입지를 좁힐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안팎의 비판에 대해 바레인 내 해군지원시설(NSIF)이 여전히 전략적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중동 철수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영국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작전 가능한 함정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부의 해명이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어, 영국의 '강대국 탈락'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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