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 라리자니 2025년 9월 27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알리 라리자니 이란 SNSC 사무총장. [EPA 연합뉴스]이란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이끄는 알리 라리자니 사무총장이 최근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한 핵심 인물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영국 기반의 이란 독립 매체 이란와이어는 18일(현지시간) 전직 관료를 인용해 라리자니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시위 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관과 의회 의장을 거친 라리자니는 과거 중도적 인물로 분류됐으나, 최근 하메네이가 강경파 파벌인 '파이다리 전선'의 실패를 목도한 후 그를 유일한 대안으로 낙점하며 권력의 정점에 섰다. 소식통에 따르면 라리자니는 자신의 통치 모델을 1980년대 중국의 덩샤오핑과 유사하게 설정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시위 진압 방식을 1989년 중국의 '톈안먼 광장 사건'을 본떠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리자니의 전략은 명확하다. 정치적 반대파와 시위대는 단호하고 가혹하게 제거하되, 경제와 문화 부문에서는 대중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제한적인 자유와 개혁을 허용하는 '투트랙'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란와이어는 앞으로 시위대에 대한 탄압은 계속되겠지만, 대외적으로는 역내 인접국들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체제 안정을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라리자니와 하메네이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의 핵협상 성과를 높게 평가하며 외교적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국내 정치 공학적인 움직임도 포착됐다. 시위 국면에서 체포설이 돌았던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 등 온건파 인사들은 실제 구금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라리자니가 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정국 수습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온건 세력까지 포섭하려는 라리자니의 계산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이란 당국은 이번 시위 사태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고도의 여론전을 준비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공조 체제에 균열을 내는 한편, 국내 시위의 배후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로 지목해 민심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이다. 라리자니의 '이란판 덩샤오핑 계획'의 성공 여부는 향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압박 수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