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열차 충돌 현장에서 진행 중인 구조 작업 [AFP 연합뉴스]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주에서 고속열차 두 대가 정면으로 충돌해 최소 39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AF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오후 7시 40분께 스페인 남부 아다무스 인근에서 민영 철도사 이리오(Iryo)와 국영 철도사 렌페(Renfe)의 고속열차가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말라가에서 마드리드로 향하던 이리오 소속 프레치아 1000 열차의 후미 부분이 갑자기 탈선하며 반대 선로에서 시속 200km로 마주 오던 렌페 알비아 열차와 부딪혔다. 당시 두 열차에는 각각 300여 명과 200여 명의 승객이 탑승 중이었으며, 충돌 여파로 렌페 열차 전면부 객차 두 량이 탈선해 비탈 아래로 추락하며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스페인 내무부와 현지 언론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3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후안마 모레노 안달루시아 주지사는 중태 환자 25명을 포함해 70여 명이 입원 치료 중이며, 구조 작업이 계속됨에 따라 희생자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오스카르 푸엔테 교통부 장관은 사망자와 부상자 대부분이 비탈 아래로 추락해 심하게 훼손된 렌페 열차의 앞쪽 객차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수색 및 구조 작업은 밤새도록 이어졌으나 파손 상태가 심각해 난항을 겪었다. 파코 카르모나 코르도바 소방청장은 이리오 열차 승객들은 사고 직후 대피했으나, 렌페 열차는 객차 내부 구조가 좁고 뒤틀려 생존자 구출에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생존자를 찾기 위해 시신을 먼저 옮겨야 할 정도로 현장 상황이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열차에 탑승했던 목격자들은 충돌 순간이 지진과 같았으며, 승객들이 비상용 망치로 창문을 깨고 탈출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푸엔테 장관은 사고 구간이 지난해 보수 공사를 마친 평탄한 직선 구간이었고, 탈선한 열차 역시 도입된 지 4년이 되지 않은 신형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고를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규정했다. 모레노 주지사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 조사에 최대 한 달이 소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마드리드와 안달루시아를 잇는 주요 철도 노선의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스페인 정부와 왕실은 국가적 참사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은 우리나라에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라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펠리페 6세 국왕 내외 역시 애도의 뜻을 밝히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했다. 유럽 최대 고속철도망을 보유한 스페인은 지난 2013년 80명이 사망한 탈선 사고 이후 또다시 최악의 철도 참사를 맞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