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6-01-19 05:31:09
  • 수정 2026-03-27 18:24:31
기사수정


▲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거리에 반정부 시위 중 불에 탄 버스의 잔해가 놓여있다. [EPA 연합뉴스 ]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며 거리로 나섰던 이란 반정부 시위대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에 깊은 절망과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을 믿고 시위를 이어갔던 이란 주민들이 미 행정부의 태도 변화로 큰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시위대를 '애국자'로 지칭하며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란 내 살인이 중단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군사적 개입 조치를 일단 보류할 것임을 시사해 시위대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던 시민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시위에 참여했던 30대 남성 시아바시 시르자드(38)가 당국의 총에 맞아 숨진 사례를 조명했다. 그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우리를 돕는다고 했다"며 거리로 나섰으나, 미국의 실질적인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희생됐다. 해외 거주 이란인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권에 사실상 구명줄을 던져준 꼴이라며 강한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시위 거점은 군경이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한때 수만 명의 인파로 가득했던 하프트호즈 광장 등 상업 중심지에는 검은 제복의 진압 경찰과 장갑차가 배치됐으며, 복면을 쓴 저격수까지 동원되어 삼엄한 감시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 과정에서 파괴된 버스 잔해 위에는 "여러분이 낸 세금으로 지불된 것"이라는 경고성 현수막이 걸려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당국의 정보 차단과 검거 열풍도 지속되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여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주민들은 일상적인 경제 활동과 소통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테헤란 외곽 지역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나 통신 두절로 인해 구체적인 피해 규모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한 현지 주민은 "현재 대규모 체포가 진행 중"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이 멀어지는 순간 정권의 본격적인 사형 집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두려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메시지가 이란 정권에는 진압의 명분을, 시위대에는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안겨줬다고 분석한다. 이란 당국이 시위 가담자들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계된 스파이로 몰아세우는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 보류는 시위 동력을 급격히 위축시키고 정권의 철권통치를 정당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482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