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팔레비 전 왕세자. [AP=연합뉴스]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후계자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가 현 이란 신정체제를 강력히 비판하며 이란의 경제적 몰락을 남북한의 상황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비 전 왕세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지금쯤 중동의 한국이 되어 있어야 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5배에 달했던 과거를 상기시키며,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란이 '북한'과 같은 처지로 전락한 현실을 한탄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이러한 비극의 원인이 자원 부족이 아닌, 국가와 자원을 착취하고 국민을 빈곤에 빠뜨리는 현 정권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이란 정권이 국민을 돌보는 대신 극단적인 테러 그룹과 지역 내외의 대리 세력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국가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3주간 이어진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언급하며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무너질 것이며 이는 오직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정권이 축출된 이후 자신은 반드시 고국인 이란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1940년대부터 이란을 통치하다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이다. 왕조 붕괴 이후 줄곧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해온 그는 최근 이란 내 시위대 일부가 왕정 복고를 외치는 등 변화하는 민심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회견은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시점에 나와, 해외 망명 세력을 결집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