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DC의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미국 의회가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경제 관련 규제들을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장벽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공식 청문회 절차에 착수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산하 무역소위원회는 이 날 오후 '미국의 혁신과 기술 리더십 유지'를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하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디지털 규제 현황을 점검한다. 이번 자리는 외국 정부의 법안들이 미국 디지털 기업들에 어떻게 불리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지 관계자들의 증언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이미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현재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온라인플랫폼법안이 집중적인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미 상공회의소는 청문회 증언에 앞서 외국 정부들이 오랜 기간 비관세 장벽을 악용해 자국 기업에만 유리한 운동장을 만들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이 직면한 규제적 불이익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미 국무부 역시 한국의 네트워크 관련 법안이 미국 기반 플랫폼 기업의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표현의 자유까지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문회를 주도하는 에이드리언 스미스 무역소위원장은 과거부터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미국 기업들을 과도하게 타격하고 있다는 견해를 고수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강화된 규제 요건들이 사실상 미국 디지털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인 스미스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과 맞물려, 향후 디지털 통상 분야에서 한국에 대한 강력한 시정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문회가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향후 미국이 무역법 301조 등 보복 조치를 발동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 단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자국의 기술 패권 유지를 위해 타국의 국내 규제 입법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함에 따라, 한국 정부의 디지털 정책 수립 과정에서도 한미 간 통상 마찰이 핵심 변수로 부상하게 됐다. 이는 관세뿐만 아니라 디지털 규제라는 비관세 영역에서도 '트럼프식 실력 행사'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